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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9.9.(水曜日) “서브라임Sublime 2020모집”


COVID-19의 도래로 가장 영향을 받아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주는 두 분야가 있다면 하나는 학교이고 다른 하나는 종교다. 학교나 종교는 선생과 학생, 사제와 평신도와의 오랜 인격적인 만남을 통해 그 소정의 목적을 달성한다. 이 전염병은 많은 사람들이 한 장소에 모며 배우는 행위나 종교의례를 거행하는 것을 근본적으로 방해한다. 학교의 새로운 모습은 무엇일까?

나는 1년 9개월전 학교를 그만두면서 새로운 배움 공동체를 설계해 왔다. 코로나가 도래하면서, 설계를 실행에 옮기기로 결정하여 도산공원 앞에 ‘코라 채플’이라는 정신적이며 영적인 수련도장을 마련하였다. 10월 초에는 새로운 학교 ‘서브라임 2020’을 시작할 예정이다.

‘서브라임’은 제가 학교에 재직할 때, 학교에 입학한 경제적으로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을 돕는 모임이었다. 입학사정관으로 일하면서, 서울대가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 가운데,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을 당시 160명 정도 별도로 선발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들을 면접할 때, 나는 그만 이들의 어려운 환경과 그것을 극복한 모습에 감동을 받아, 눈물을 흘리곤 했다. 이들을 경제적으로 도와주는 공동체를 만들어 운영하였다.

이제 사회인이 되어 본격적으로 ‘서브라임’을 시작하려고 한다. ‘서브리임’은 라틴어 ‘서블리미스’sublimis에서 유래했다. 1세기 수사학자 위-롱기누스Pseudo-Longinus가 처음 사용한 개념이다. 롱기누스는 호메로스의 <일리아스>나 <오디세우스> 혹은 그리스 비극작품에서 작가나 그 작품을 감상하는 독자 혹은 관객에서 거대하고 고상한 감성을 불러일으키는 표현을 지칭하는 용어였다. 그에게 ‘서브라임’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전제조건은 ‘엔쑤시아즘’enthusiasm, 즉 ‘감격感激’이었다. 서브라임은 독자나 청자의 마음속에 숨겨진 ‘위대한 자아’을 부활시켜 황홀경에 도달하도록 돕는다. 그는 특히 수사학적 능력과 문체의 훌륭함을 통해, 저자나 예술가는 서브라임을 고취할 수 있다고 믿었다. 롱기누스에게 ‘서브라임’은 예술의 ‘효과’이자 ‘결과’다. 17세기 영국 조각가인 지안로렌조 베르니니는 롱기누스의 서브라임을 조각으로 실현시킨 예술가다.

18세기에 들어서 ‘서브라임’은 인위적인 예술이 아니라 자연에서 그 실마리를 찾았다. 그 당시까지만 해도, 무형인 자연은 인위적으로 다듬어야할 추함의 대상이었다. 자연은 인간이 인지할 수 있는, 조화와 비례를 상징하는 대상도 있지만, 인간의 인지를 넘어서는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도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에서 그리스 비극을 ‘행위에 대한 재현을 통해 ’연민‘과 ’공포‘를 불러일으킨다.’고 말한다. 연민과공포가 인간 내면에 억눌린 배출해야할 불결을 배출시키는 ‘카타르시스’kathasis라고 정의하였다. 18세기 예술가들은 인간들이 보기에 아름다운 대상뿐만 아니라, 그 분석을 넘어서서 미지의 대상, 공포의 대상, 두려움이 대상을 표현하기 시작하였다. 예를 들어, 거친 바다, 험준한 산맥, 태풍과 같은 대상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의대로 ‘공포’를 경험하게 만들지만, 전통적인 ‘아름다움’의 범주에는 들어가지 않는다.

당시 학자들은 인간의 미적인 쾌락을 전통적인 ‘아름다움’ 뿐만 아니라 아름다움을 초월한 ‘서브라임’에도 감지할 수 있다고 믿게 되었다. 18세기는 정복이 아니라 새로운 쾌락과 감정을 경험하기 위해 낯선 장소로 여행하는 시기다. 여행자들은 오리엔트나 산 정상, 혹은 바다 끝에서 낯설고, 재미있고 호기심을 자극하고 무심하고 깜짝 놀라게 만드는 광경을 경험한다. 학자들인 이 시기 인류의 경험을 ‘산맥의 경험’이라고 불렀다.

17세기 말 영국 신학자 토마스 버넷Thomas Burrnet은 1681년에 출간한 Telluris Theoria Sacra(‘지구의 거룩한 이론’)이란 책에서 험준한 산 정상에서 무한을 경험하고 위대한 사상과 감정을 야기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인간의 인지영역을 넘어서, 승복할 수밖에 없는 압도적인 감정을 불어 일으키는 공간이 바로 ‘서브라임’이다. ‘서브라임’은 ‘경계limen’을 ‘넘어서려는sub’ 전인적인 시도다. ‘리멘’은 ‘끝; 경계’를 의미하는 영어단어 ‘리밋’limit의 어원이다.

리멘은 오래된 자아를 소멸시키는 오랜 기간의 투쟁의 시간이다. 자신의 몸에 밴 습관이나 행동을 제거하고 새로운 자아를 만드는 창조의 시간이다. 이 기간은 문지방 위에 서 있는 불안한 시간이다.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려는 입문자는 오래된 자아를 점점 소멸시키고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하여 새로운 자아를 점점 늘려 만들어 가는 단계다. 이 단계의 스승은 외부에 있지 않다. 자기 자신을 위해 스스로 만든 ‘시간’과 ‘공간’이다. 이 구별된 시간과 공간을 ‘고독’이라고 부른다.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아 불안해하는 외로움이 아니라 자신을 위한 최고의 선물인 고독이다. ‘고독’은 보통사람들을 위대한 성인이나 위인으로 탈바꿈시킨다. 일개 상인이었던 무함마드는 메카 외곽에 있는 히라 동굴에서 ‘자신에게 온전히 헌신하고 묵상하는’ 고독한 훈련을 통해 이슬람 종교를 창시하고 16억 인구의 정신적인 지도자가 되었다.

이 리멘의 단계 아래서 유유자적하는 상태가 ‘서브라임’sublime이다. 자기 자신을 응시하고 자신 안에서 최선을 찾으려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은 이미 숭고하다. 그는 자신만의 별을 발견하고 묵묵히 걸어가는 자이기에 우리에게 감동을 준다.

이번 2020년 12월 서울에서 시작하는 ‘Sublime 2020’은 새로운 문명과 문화의 기수가 될 미래 리더를 교육하는 학교다. 21세기가 요구하는 리더는 자신에게 리더인 사람이다. 한마디로 '독보獨步적인 인간'이다. 독보적인 인간이란 자신이 택한 분야가 무엇이든간에, 자신만의 삶의 문법을 알아내 조용하게 정진하는 인간이다. 서브라임은 그런 숭고한 자신을 추구하는 젊은이를 발굴하여 정신적으로 지적으로, 동시에 육체적으로 수련시킬 것이다.

히브리어, 그리스어, 라틴어 그리고 산스크리트어와 같은 고전어 문법을 배워, 정직, 인내, 그리고 겸손을 배우고, 이들 언어로 기록된 인류의 경전과 고전을 이해하여 자신의 삶을 깊고 넓고 높게 고양시키도록 도울것이다. 스토아철학, 현대철학, 유대교, 그리스-로마 사상, 그리고 20세기를 빛낸 50인 사상가들의 혁신적인 글들을 매시간 탐독하고 토론할 것이다. 파탄잘리의 <요가수트라> 묵상과 실제 요가훈련으로 하루 수업을 마칠 것이다. 1년 동안 이 수련에 온전히 동참할 젊은이 15명을 초대한다. 1년 후에는 시편을 히브리어로 암송하고, 세네카의 에세이를 라틴어로 외우고, 마음가짐과 몸가짐을 스스로 관찰하는 인간이 될 것이다. 나와 함께 일생동안 함께 수련할 15명의 젊은이를 구한다.

*서브라임 2020공지는 이번 주에 개설되는 홈페이지 www.thechora.com에서 찾을수 있다. 지원서를 그곳에서 다운로드 할 수 있다. 다음은 서브라임 2020 개설공지다.

Chora Sublime 2020

‘서브라임’ 제1기를 모집합니다. ‘서브라임’은 자신으로부터 존경받을 수 있는 ‘숭고한’ 자신을 창조하기 위한 신체, 정신, 그리고 영혼의 훈련과정입니다. 자신으로부터 존경받는 사람이 타인의 존경을 자아낼 수 있고, 누구를 부러워하지도 않고 흉내를 내지 않는 행복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서브라임’은 자신에게 운명적으로 주어진 삶을 토대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구축하는 ‘작가作家’를 배출시킬 것입니다. 그런 작가가 21세기를 주도하는 경영자, 정치가, 예술가, 문필가가 될 것입니다.

저는 인류가 남긴 최선인 고전어와 고전을 통해, 서브라임 수련생들 마음속에 숨겨진 자신만의 유일무이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자극할 것입니다. 서브라임은 라틴어, 히브리어, 그리스어, 산스크리트어와 이 고전어로 기록된 경전과 고전을 탐독하고 토론하며, 19세기 초월주의 사상가, 특히 랄프 왈도 에머슨과 헨리 데이빗 소로와 현대사상을 예언한 니체의 글들을 읽습니다. 신체와 정신수련을 위해 ‘요가’와 요가수트라를 집중적으로 연마할 것입니다.

서브라임 2020이 선정한 고전어는 ‘라틴어’와 ‘히브리어’입니다. 라틴어 고전은. 스토아 철학자인 세네카의 감동적이며 주옥같은 에세이들입니다. 히브리어 고전은, 구약성서 <룻기> <요나서> 그리고 탈무드인 <선조들의 어록>입니다.

기간

2020년 12월- 2021년 3월

2021년 5월- 2021년 8월

(8개월 과정: COVID-19 판데믹의 상황을 고려하여 개강 날짜 추후 확정)


일시

10:00~11:00 Meditation & Modern Classics Discussion

11:00~12:00 Classical Languages (Classical Hebrew, Latin)

12:00~13:00 Lunch

13:30~14::30 스토아철학 (Marcus Aurelius & Seneca)

14:30~15::30 초월주의사상 (Ralph Waldo Emerson & Henry David Thoreau)

16:00~17:30 Physical Training Class

Yoga Practice & Yoga Sutra Lecture

장소

Chora Chapel

(서울시 강남구 도산대로45길 11 B2)

커리큘럼


상반기(2020년 12월~2021년 3월)

· 라틴어, 세네카 원전 강독

· 스토아 철학

· 요가수트라 강독

· 스토아철학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 랄프 왈도 에머슨의 초월주의

· Modern Classics 50 Books

하반기(2021년 5월~2021년 8월)


· 고전 히브리어, 구약성서 원전 강독, 탈무드 원전강독

· 스토아 철학

· 요가수트라 강독

· 스토아 철학 (세네카)

· 헨리 데이빗 소로의 초월주의

· Modern Classics 50 Books



교재

1. Thomas O. Lambdin, Introduction to Biblical Hebrew

2. Biblica Hebraica Stuttgartensia

3. The Koren Pirkei Avot

4. Frederic M. Wheelock, Wheelock’s Latin

5. Ann H. Groton, 38 Latin Stories

6. Seneca, Moral Essays

7. Friedrich Nietzsche, Twilight of the Idols and Ecce Homo

8. R. W. Emerson, Nature and Selected Essays

9. Henry David Thoreau, Walden and Civil Disobedience

10. Walt Whitman, Song of Myself

11. 50 Penguin Modern Classic Books

(https://www.penguin.co.uk/series/penmod/penguin-modern.html)

12. W. Strunk and E.B. White, The Elements of Style

13. 배철현, <고삐, 요가수트라 삼매경>(가제) (2020, 김영사)

14. 배철현, 위대한 개인시리즈 <심연> , <수련>, <정적>, <승화> (21세기북스)

15. 배철현, <배철현의 위대한 리더>(2019, 살림)

​신청자격

1985년 1월 1일-2001년 12월 31일 사이 출생자(주민등록증 기준)

모집인원

15명 내외

수강료

전액 무료

모집일정

· 11월 2일(월)-11월 14일(토) 자정 : 1차 원서접수

· 11월 17일(화) : 1차 합격자 발표

· 11월 21일(토) : 2차 시험 및 면접 (30명 내외)

· 11월 24일(화) : 최종합격자 발표 (15명 내외) 및 소집

· 12월 1일(화요일) 오전 9시 : 수업 시작

* 모든 수업을 촬영하여 YouTube Chora Channel 에서 방영

자격

영어 말하기와 쓰기에 능통한 자

1년을 고전어, 고전공부, 요가수련을 위해 온전하게 바칠 수 있는 자

‘매일 일기’를 쓸 준비가 되어있는 자

지원 방법

2020년 11월 14일(토) 자정까지 아래 첨부된 지원양식을 작성하고 이메일로 첨부하여 제출



* 이메일 제목: [서브라임 1기 지원서: 이름]

* 제출 전 오탈자 점검 필수

지원 양식


1. 지원서

2. 자기소개서 질문 (10 point, 1 page)

"자신을 가만히 오랫동안 응시하십시오. 그런 후, 발견한 솔직한 자신의 모습과 자신이 지금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기술하십시오."

3. 감상문 질문(10 point, 1 page)

"아래 연결한 R.W.Emerson의 Self-Reliance 몇 번이고 정독하십시오. 그러면, 자신의 심금을 울리는 단락이나 구절가 등장할 것입니다. 그 내용이 자신에게 감동적인 이유를 영문 혹은 국문으로 기술하십시오." https://www.rwe.org/ii-self-reliance

선발 과정

'자기소개서’와 ‘에머슨 에세이’를 근거로 제1차 합격자 선발

2차 시험 및 면접


유의사항

1년을 서브라임에 온전히 몰입할수 있어야합니다.

2회 결석은 탈락입니다.

(식사 및 모든 교재와 일기를 위한 몰스킨 공책과 만년필 제공)

사진


<바다위에 떠오르는 달>

독일 낭만주의 화가 카스파르 데이빗 프리드리히 (1774–1840)

유화, 1822, 55 cm x 71 cm

독일 베를린 국립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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