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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8.31. (日曜日, 243th/365, 神話瞑想) “지하세게로 내려가고 있었다kur-ra ba-e-a-èd”

2025.8.31. (日曜日, 243th/365, 神話瞑想) “지하세게로 내려가고 있었다kur-ra ba-e-a-èd”

(수메르 신화, 이난나 하강신화 번역 1-7행/410행)

     

이번주 토요일부터, 오래된 자아를 살해하는 줌수업인 <도마복음서>, <전도서>, <요가수트라>, <이사 우파니샤드>를 준비하면서, 인류의 가장 오래된 신화들을 번역하기 시작하였다. 심리학자 융이 신화를 통해 인간의 본성을 찾았듯이, 오래된 신화를 차근차근 번역하면서, 후대 경전에 담긴 뜻 파악을 시도하고 싶다. 그 첫 신화가 <이난나 여신의 하강신화>라는 신화다. 이난나 여신은 하늘의 땅의 여신인데 왜, 지하세계로 내려갔는가? 인간이 각성의 순간이 오면, 외부로 나가 올라가지 않고 내부로 내려가기 시작한다. 그 한없이 깊은 내부에, 내가 마주하기 싫은 ‘나’라는 그림자가 숨어있기 때문이다. 이 그림자는 고함치는 장소가 아니라 이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는 침묵의 시공간에서 슬며시 자신의 모습을 비춘다. 그 그림자는 우리 각자의 진면목이란 빛을 비출 바탕이다.

     

니체는 <차라투트스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서문에서 자신이 결국 가야할 장소를 이렇게 말한다:

Dazu muss ich in die Tiefe steigen: wie du des Abends thust, wenn du hinter das Meer gehst und noch der Unterwelt Licht bringst, du überreiches Gestirn!

“결국 나는 심연으로 올라가야한다. 당신(태양)이

밤마다 바다로 지하세계에 빛을 가져가는 것처럼,

오, 가장 빛나는 별이여!”

     

위 문장에서 니체는 ‘심연으로 내려간다’라는 문장에서 heruntergehen과 같은 동사를 사용하지 않고 올라간다를 의미하는 steigen를 사용하였다. 태양은 새벽에 올라와 만물에게 빛이라는 선물을 주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바다 뒤편에 존재하는 가장 깊은 심연으로 내려가야한다. 니체에게는 내려가는 것을 올라가는 것이며, 올라가는 것이 내려가는 것이다.

     

인류 최초의 도시인 우룩은 기원전 4500년경 마련되었고 기원전 3300년 우룩지층 IV에서 인류 최초의 문자가 발견되면서 문명이 시작되었다. 우룩문명을 이끄는 힘은 이난나 여신을 통해 분출되었다. 이난나 여신은 샛별여신으로 물 한방울 없는 사막에서 대추야자나무의 열매를 맺개 만드는 자연의 힘을 상징한다. 이난나는 하늘과 땅의 여신으로 살기 위해서는 매일 밤, 지하세계로 내려가 죽음을 경험해야한다. <이난나 하강신화>는 살기 위해서는 먼저 죽어야한다는 인생의 진리를 담은 신화다.

     

이번주 토요일부터, 오래된 자아를 살해하는 줌수업인 <도마복음서>, <전도서>, <요가수트라>, <이사 우파니샤드>를 준비하면서, 인류의 가장 오래된 신화들을 번역하기 시작하였다. 다음은 수메르어로 기록된 <이난나 하강신화>의 1-7행 번역과 그 해설이다.

     

1. an-gal-ta ki gal-šè geštúg-ga-ni na-an-gub

위대한 위로부터 위대한 아래로 그녀는 자신의 마음을 세웠다.

2. dingir an gal-ta ki gal-šè geštúg-ga-ni na-an-gub

그 여신은, 위대한 위로부터 위대한 아래로 자신의 마음을 세웠다.

3. dInanna an gal-ta ki gal-šè geštúg-ga-ni na-an-gub

이난나는 위대한 위로부터 위대한 아래로 자신의 마음을 세웠다.

4. nin-gu10 an mu-un-šub ki mu-un-šub kur-ra ba-e-a-èd

나의 여주인은 하늘을 버리고 땅을 버리고 지하세계로 내려가고 있다.

5 dInanna an mu-un-šub ki mu-un-šub kur-ra ba-e-a-èd

이난나는 하늘을 버리고 땅을 버리고 지하세계로 내려가고 있다.

6. nam-en mu-un-šub nam-lagar mu-un-šub kur-ra ba-é-a-èd

그녀는 통치권을 버리고 사제권을 버리고 지하세계로 내려가고 있다.

7. Unukki-ga é-an-na mu-un-šub kur-ra ba-é-a-èd

그녀는 우룩에 있는 에안나 신전을 버리고 자하세계로 내려가고 있다.

     

(의역)

그녀는 자신이 거주하는 위대한 저 높은 곳으로부터, 죽은 후에나 가는 무시무시한 저 낮은 곳으로 내려가기로 자신의 마음을 정했다. 그녀는 인간이 아니라 신이다. 그 여신은 그녀는 자신이 거주하는 위대한 저 높은 곳으로부터, 죽은 후에나 가는 무시무시한 저 낮은 곳으로 내려가기로 자신의 마음을 정했다. 그 여신의 이름은 이난나다. 이난나는 그녀는 자신이 거주하는 위대한 저 높은 곳으로부터, 죽은 후에나 가는 무시무시한 저 낮은 곳으로 내려가기로 자신의 마음을 정했다. 이난나는 나의 여주인이다. 그녀는 자신이 거주하는 하늘을 버리고, 인간들이 그녀는 위해 제사를 지내는 땅을 버리고, 죽은 후에나 들어갈수 있는 지하세계로 내려갔다. 나의 여주인인 이난나는 자신이 거주하는 하늘을 버리고, 인간들이 그녀는 위해 제사를 지내는 땅을 버리고, 죽은 후에나 들어갈 수 있는 지하세계로 내려갔다. 그녀가 지하세계로 내려가 현상을 유지하고 그 현상을 운명이라고 생각한 자신을 살해하고 극복해야만, 다시 새롭게 태어날 수 있다. 그녀는 모든 신들이 부러워하는 통치권(nam.en)과 사제권(nam.lagar)을 버렸다. 인류 최초의 문명을 구가한 인간이 그녀를 위해 건축한 신전인 ‘에안나’를 버리고 지하세계로 내려가고 있다.

     

(해설)

이 노래는 이난나 여신의 도시인 우룩에서 사제들이 제사를 지낼 때 부르던 노래다. 1행부터 3행까지 “위대한 위로부터 위대한 아래로 자신의 마음을 세웠다”라 구절은 반복되지만, 이 문장의 주어가 점차적으로 구체적으로 자신의 신분을 드러낸다. 1행에서는 그 주체가 누구인지 생략되었다. 1행에서는 주어가 표시되지 않았고, 2행에서는 주어가 속하는 보편적인 범위을 상정하는 단어인 ‘딩길𒀭’ 즉 ‘신’으로 표현하였다. ‘딩길’은 원래 밤하늘에 등장하는 별이 반짝이는 모습을 형상화한 단어다. ‘딩길’은 ‘무한한 하늘’이란 의미와 동시에 ‘그곳에 거주하는 신’을 의미한다. 딩길은 여성이기도하고 남성이기도하다. 3행에서는 그 신이 ‘이난나’란 사실을 밝힌다. 이난나는 통지권을 상징하는 엔(𒂗)과 사제권을 상징하는 라갈(𒇬)을 장악한 자다. 엔은 그림문자 ‘의자’를 형상화한 수메르어로 높은 지위를 상징한다. 라갈은 그림문자 ‘신성한 풀’을 형상화한 수메르어로 사제를 상징한다. 그녀는 우룩의 신전 ‘에안나(𒂍𒀭𒈾)’를 버리고 지하세계로 내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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