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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8.26 (月曜日, 238h/365) “당신은 懇切하십니까?”

2025.8.26 (月曜日, 238h/365) “당신은 懇切하십니까?”

     

어제저녁 루첼라이 정원 이용규 전무님 전화를 받았다. “내일 남양성모성당에 가는데 같이 가시죠?” 하루를 온전히 소요해야하는 일정을 하루 전날 이렇게 알려준다면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루첼라이 정원 강신장 대표님께서 경영자 2-3세를 위한 프로그램 ‘미러아카데미’을 개설하시고, 그 멤버들과 함께 가는 야외수업일정이 바로 ‘남양성모성당’ 방문이었다. 2년전 쯤 바이올리니스트 민유경교수님께서 이곳에서 공연하신다고 초청하였을 때, 참석하지 못해, 마음속 한구석에 가 봐야할 곳으로 여운이 남아있는 장소였다. 어떤 장소는 가서 몸으로 체험해야, 그 진가를 확인 할 수 있다. 나는 이 필드트립 초청에 가겠다고 약속했다.

     

가기 전에 이상각신부님에서 위로와 치유의 공간으로 마련하신 성당을 보았다. 신부님의 간절한 마음과 그 간절함이 이루어낸 기적과 같은 이야기를 얼빠져 보았다. 신부님의 목소리는 단호하고 다정하고 간결했다. 건축을 통해, 성당을 방문하는 누구라도 한없는 위로를 건내고 싶다는 소박한 진실을 그의 목소리를 통해 읽을 수 있었다. 그는 그 누구도 눈길을 주지 않는 아무것도 아닌 장소가 조선시대 병인양요때 이름없이 순교한 처형지란 사실을 알고 하느님께 기도하였다. 이곳에 성모성지를 세우겠다고 결심한 것이다. 신부님은 마치 야곱과 같았다. 사막의 한 가운데 돌 배개를 발견하여 깊은 잠을 청하고, 그곳에서 천사들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 꿈을 꾸었다. 꿈만이 현실이다. 신부님은 ‘이 얼마나 떨리는 장소인가! 이 장소는 다름아닌 베델, 즉 ’하느님의 집이다’라고 외치 야곱과 같았다.

     

이름도 없이 순교한 자들은 어떤 자들인가? 순교자체가 자신 삶의 가장 중요한 가치로 삼은 용감한 자들이다. 천국에 가기 위해 순교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믿고 있는 신앙을 위해,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목숨마쳐 바칠 수 있는 자는 행운아다. 순교라는 말은 자신이 깊게 믿고 있는 바, 즉 그 누구의 소리가 아니라, 자신의 양심의 미세한 소리를 알아차리고, 그것에만 복종하는 삶이다. 순교의 상징은 십자가다. 지난 주, 줌공부 마지막 시간에 요한복음 19장과 20장에 등장하는 예수의 죽음을 공부했는데, 이 장소를 방문하는 것이 필연적인 우연이었다. 자신의 십자가를 지고 간다는 의미는, 자신이 감히 목숨을 바칠 수 있는 유일무이한 한가지에 몰입하고 간절하게 모든 것을 헌신하는 삶이다. 그래야, 자시만의 카리스마와 아우라가 생긴다.

     

우리는 모두 오후 3시경 남부터미널역 4번출구에 대기중인 전세버스에 올랐다. 부모의 가업을 이어, 훌륭할 뿐만 아니라 존경을 받는 기업인을 꿈꾸는 젊은 사업가들이 오늘 하루를 함께 보낼 것이다. 우리가 한 시간 정도 달려 남양성모성당 입구에 도착하였다, 어제 유투브로 본 신부님이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 주셨다. 자연의 일부로 성당을 기획하였고 마지막에 마스터플랜을 김광현교수님께서 그려주셨다.

     

이상각신부님은 이 성당은 기도하는 장소이며. 기도하는 장소를 만드는 두 가지 원칙을 세우셨다. 빛과 소리였다. 자연채광으로 성당 내부에 신의 모습인 빛이 시시각각 다른 모습으로 스며드는 공강이어야하며, 말씀이신 하느님은 소리가 어느 장소에서나 명확하고 정확하게 전달되어야하며, 계절에 맞게 언제나 쾌적한 공간이 되도록 효율적인 에너지로 운영되어야했다. 빛과 소리는 그리스도의 본질과 표현이다. 빛은 어둠이 존재하는 곳에 기여이 찾아와 따스하게 자신과 주위를 볼 수 있는 시선을 제공해주고, 소리는, 그리스도의 정신이 신자들의 마음 속으로 침투하여 어둠을 걷어내는 말씀이자 각정이다.

     

빛과 소리라는 건축을 핵심을 파악한 신부님은 ’감히‘ 2011년 6월 7일 세계적인 건축가 마리오 보타에게 첫 메일을 보냈다. 그의 간절한 마음은 그 누구라도 감동시킬 수 있는 광선光線으로, 미리오 보타Mario Botta는 계약을 맺고 2017년 5월 13일에 착공을 시작하였다. 마리오 보타는 외관을 물론 성당안 모든 가구들을 직접 제작하게 되었다. 성당 안으로 들어가면서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장소가 그 사람을 만든다‘라는 말을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성당안 모든 것들이 파격적인 감동이었지만, 단연 압권을 대성당 상단 중앙에 부양해 설치된 예수의 십자가 상이다. 이 작품은 20세기 미켈란젤로라고 추앙받는 줄리아노 반지Giuliano Vangi의 작품이다. 15세기 나폴리에서 발견된 나무를 조각하였다. 반지는 아마도 <요한복음> 19장 30절을 묵상하고 이 작품을 제작했을 것이다:

ὅτε οὖν ἔλαβεν τὸ ὄξος ὁ Ἰησοῦς

εἶπεν Τετέλεσται,

καὶ κλίνας τὴν κεφαλὴν παρέδωκεν τὸ πνεῦμα.

“예수께서 신포도주를 취하시고

말씀하셨다. “다 이루었다!”

그런 후 고개를 떨구시고

영혼을 (하느님께) 맡기셨다.”

     

예수는 눈을 남고 고개를 오른쪽으로 떨구며 입을 열어 마지막 숨을 내쉬면서 “다 이루었다”고 말씀하셨다. 반지의 십자가상에는 가시면류관이 없다. 한없이 양쪽으로 펼쳐진 손 중앙엔 대못에 박혀있고 그의 가슴에 로마 군인들의 구타 흔적이 붉은 점으로 남아있다. 갈빗대가 양쪽으로 앙상하게 드러나있고, 오른쪽엔 로마군인 롱기누스가 창으로 찌른 자국에서 피가 흥건하게 쏟아지고 있다. 그는 자신이 유대인임을 상징하는 기도두건을 허리춤에 둘렀다. 두발은 오른발이 올라온 채 무시무시한 대못으로 박혀있다.

     

이 조각작품은 양가적이다. 성당을 찾아오는 사람들을 양팔을 벌려 환영하는 예수의 포근함이면서 동시에 교회밖에서의 삶이 예수와 같이 사랑을 실천했는지를 묻는 엄격함이다. 예수는 자신에게 주어진 십자가를 지고, 목숨을 바쳐 살았다. 예수는 빌라도에게 ’나는 진리를 증언하러왔다(요한복음 18.37; μαρτυρήσω τῇ ἀληθείᾳ)‘라고 말했다. 이 문장을 풀어 해석하면 이렇다. “나는 진리를 위해 목숨을 바치러왔다.” 빌라도는 바로 이 문장을 이해하지 못해, “진리란 무엇인가?”라고 묻지만, 예수는 침묵한다. 그가 이해하지 못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진리란, 생명을 지는 모든 존재들이, 빛과 생명을 아주 오래전에 창조하는 신적인 불꽃을 지녔다는 사실을 믿는 것이다. 내가 사는는 것이 아니라, 바울의 고백대로, 내 안에 존재하는 그리스도, 즉 신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각성하는 것이다.

     

남양성모성당에 참여한 마리오 보타, 줄리아노 보타, 이동준, 한만원, 승효상, 정영선, 그리고 티 채플을 짓고 있는 페터 춤토어가 기적이 아니라, 예수처럼 그 옛날에 자신의 신념을 바쳐 순교한 이름모를 영영들이 기적이며, 이 영영들을 모신 성당을 지어 남북통일의 성지로 만들겠다는 이상각신부님의 간절이 기적이다. 나는 간절한가? 아니면 허황된 기적을 꿈꾸는 바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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