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8.10.(日曜日, 132/365) “부동산계약不動產契約”
- Chulhyun Bae

- 8월 11일
- 4분 분량
2025.8.10.(日曜日, 132/365) “부동산계약不動產契約”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다. 쉘터에서 키우고 있는 반겨련 18마리가 향후 몇 년동안 거주할 공간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오늘 오후 이 아이들이 들어갈 장소를 위해 부동산 계약을 완결지었다. 우리 부부가 구조하고 보살피고 감정적으로 교류하고 영적으로 대화하는 반려견들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느라 지난 3개월동안 가슴이 졸였다. 14년전, 이곳 가평으로 이사 온 후, 우리와 함께 생활하는 벨라(˖), 샤갈, 예쁜이를 통해, 모든 개들이 네발 달린 철학자이며 둘도 없는 친구란 사실을 점점 깨닫게 되었다.
시골 살다보니, 자연과 자연속에서 인간과 함께 살고 있는 동물과 식물들을 관찰하게 되었다. 언제나 그 자리에서 우리를 반겨주는 자연은, 그 자체가 신이다. 니체가 말하는 초인이란, 인간이 자연과 하나가 되어, 자연의 일부가 되어 조화롭게 살게 구현되는 궁극의 이상이다. 인간인 네안데르탈인처럼, 멸종될 수 밖에 없었던 유인원이었는데, 4만년전에 회색늑대를 만나, 동행하면서 운명이 바뀌었다. 늑대-개가 밤에 인간들을 지켜주면서, 창의성에 꼭 필요한 잠을 푹 잘 수 있게 되었고 깊은 동굴로 들어가 벽화를 드리고 종교의례를 행하고, 늑대-개와 함께 사냥하면서 만물의 영장이 되었다. 다른 유인원들은 2만 5천년경 모두 사라지고, 유일한 유인원인 호모 사파엔스 사피엔스만 남았다.
인간이 배은망덕하게, 특히 대한민국에서 개로 태어난 생명체들이 1m줄에 묶어놓고 지내왔다. 개들은 인간들의 욕망들 덜어주는 노예가 되거나, 혹은 내가 사는 시골에서는 여름이 가기 전에 허해진 몸을 보신하기 위해, 잡아먹는 가축으로 살고 있었다. 나는 시골에 살면서 점점 개로 우연히 태어난 생명체들의 눈망울을 보게 되었다. 그들이 눈으로 자신을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소리를 듣게 되었다. 우리는 그들을 물건처럼 소유하고 있는 견주들을 끈질기게, 인내를 가지고, 어떤 경우에는 1년동안 설득하여, 학대견들을 구조하기 시작하였다. 그 개들이 불어나 6년전. 7마리가 되었다.
우리가 집에서 더 이상 혼자 키울 수 없는 심각한 처지에 이르게 되었다. 때 마침 이곳에 보육원에서 지내고 있지만 천재적인 음악성을 보인 아이들을 위한 음악학교가 생겼다. 우리는 그 학교를 설립한 신부님을 찾아갔다. 우리는 신부님에게 반려견들이 이 아이들의 인성교육에 중요하다고 설득하였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 것은 어머니의 무조건적인 사랑이다. 사실 어머니가 부재하더라고, 인간의 마음속 깊은 곳에 어머니로 상징되는 자비가 숨어있다. 이 천재적인 아이들이, 음악을 잘 연주할 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 감동이라는 선율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사랑이라는 마음을 장착해야 한다. 아이들이 어머니를 본 적은 없지만, 어머니의 유전자를 지니고 있기때문에, 우리가 구조한 7마리 반려견들을 어머니의 심정으로 돌본다면, 부족한 그 사랑을 스스로 채울 수 있을 것이다. 신부님은 우리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우리는 음악학교 뒤에 펜스를 치고, 개들이 쉴수 있는 커다란 집을 만들어주고, 널찍한 데크와 그것을 덮는 차양막을 설치하였다. 그렇게 3년이 지났다. 신부님은 욕을 입에달고 살던 아이들의 언어가 변했다고 말씀해주었다. 세월에 흘러 새로운 교장 신부님이 부임하여 큰 난관에 봉착하였다. 새로운 교장선생님은 반려견들의 짖는 소리가 아이들의 음악교육에 방해가 된다고 판단하였다. 개들을 빼라고 말한다.
아뿔사! 우리는 수고문하여 이 아이들이 거주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였다. 그 공간은 주택가 안에 위치 가옥이었다. 쉘터로는 적당하지 않았지만, 너무 급해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다. 우리는 집주인과 3년 계약을 맺고 이곳에 임시 쉘터를 마련하고 정성스럽게 돌봤다. 우리가 구조한 모든 개들은 한남동 동물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중성화 수술을 받은 후, 이곳 ‘컴패션’에 입주하였다. 우리가 세상의 모든 쉘터를 본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생명체로 태어난 개들이 누려야할 기본적인 편의가 보장된 공간이었다. 한가지 부족한 점은 18마리를 모두 매일 산책할 수 없었던 점이다. 음악학교 시절부터 우리 부부를 도와주는 한 부부가 있다. 아내와 이 부부는 하루도 걸리지 않고 지난 3년 동안 아침-저녁으로 이 쉘터에서 반려견들을 돌봤다. 아내는 계속 학대받는 개들을 발견하고 그 견주를 설득하여 이 쉘터에 거주하는 반려견 식구가 18마리로 불어났다.
쉘터 집주인이 지난 5월, 청천벽력과 같은 소식을 전해주었다. 그 집에 다른 사람에 팔렸다는 것이다. 우리가 갑자기 새로운 쉘터를 찾아야만 했다. 갑작스런 소식에 우리가 우물쭈물하자, 6월말까지 쉘터를 이주하란 내용증명이 날아왔다. 지난 6월과 7월은 우리가 사는 설악면에서 가까운 곳에 쉘터를 찾기 시작하였지만, 헛수고였다. 그렇게 많은 개들이 들어가도록 허락할 땅 주인을 찾기란 하늘에 별 따기처럼 힘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분이 쉘터를 마련하기에 적당한 부지를 소개해주었다. 민가로부터 떨어진 언덕 위 편편한 땅이었다.
우리는 생명중심운동의 메카가 될 더코라채플이 별도의 공간에서 마련될 때까지. 앞으로 2년 동안 이곳에서 쉘터를 운명할 것이다. 앞으로 2달동안 18마리 반려견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과 사무실을 건축하고 그리고 전체를 두를 펜스 작업을 해야 한다. 만만치 않은 작업이지만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이 쉘터가 훌륭하게 마련될 것이다. 우리 부부의 간절한 염원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이런 마음을 우리에게 심어주고 작년에 무지개다리를 건너간 벨라가 생각난다. 벨라와 어울리는 미국시인 오드댄 내쉬의 An Introduction to Dogs다.
An Introduction to Dogs, Ogden Nash(1902-1971)
개를 소개합니다, 미국 시인 오그댄 내쉬
The dog is man's best friend.
He has a tail on one end.
Up in front he has teeth.
And four legs underneath.
개인 인간의 절친이죠.
끝에 꼬리가 있고
앞에는 이빨이 있어요.
아래에서는 네 발이 있어요.
Dogs like to bark.
They like it best after dark.
They not only frighten prowlers away
But also hold the sandman at bay.
짖는 것을 좋아해요.
특히 밤이 되면 더욱 그래요.
좀도둑을 겁나게 할 뿐만 아니라,
잠귀신도 멀리서 오지못하게 만들죠.
A dog that is indoors
To be let out implores.
You let him out and what then?
He wants back in again.
집 안에 있으면,
밖으로 나가겠다고 안달하죠.
밖에 있으면,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아세요?
다시 안으로 들어오길 바래요.
Dogs display reluctance and wrath
If you try to give them a bath.
They bury bones in hideaways
And half the time they trot sideways.
목욕을 시키려고 하면
저항하고 화를 내요.
은밀한 곳에 뼈를 묻고
(산책나가면) 반쯤은 옆길로 댕기며 빨리 걸어가요.
Dogs in the country have fun.
They run and run and run.
But in the city this species
Is dragged around on leashes.
들판에서 신나요.
달리고 달리고 달려요.
그러나 도시에서는
개 줄에 묶여 끌려다녀요.
Dogs are upright as a steeple
And much more loyal than people.
Well people may be reprehensibler
But that's probably because they are sensibler.
개들은 교회의 첨탑처럼 꼿꼿해요.
또 사람들 보다 훨씬 충성스러워요.
사람들이 개들을 더 괘씸하게 여기는 이유는
개들이 더 현명하기 때문이에요.
사진
<청평호수 벨라(2013-2025)와 샤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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