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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5.30.(火曜日) “예술가藝術家 최병화 ”

2023.5.30.(火曜日) “예술가藝術家 최병화 ”

삶은 매일 매일 조각해야하는 예술작품이다. 인간에게, 각자에게 어울리는 예술작품이 없다면, 그는 허무에 빠져 이리저리 방황할 것이다. 그것은 마치 궁수가 활을 들었지만, 과녁을 정한적 없어 엄한데 활을 쏘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내가 교육자로서 경전 혹은 경전 수준에 이른 고전만이 인간을 개조한다고 확신한다. 교육을 통해

나 스스로를 조각하려고 수강생들의 변화를 유도해왔지만 번번이 실패하였다. 나는 삼년전 더코라를 년만들어 다양한 대상으로 혁신교육을 시도해왔다. 다음 두 프로그램을 통해 소정의 성과를 이루었다.

첫 번째는 초중생들과 진행하는 ‘생명수업生命修業’이다. 내 삶의 가장 큰 기쁨이다. 3년전에 운명적으로 연결된 부천 태풍태권도장 사범과 아이들이다. 나는 그 당시 그들로부터, 내 책을 필사했다는 편지를 받았다. 이들의 글을 담백하고 간결하여 한없는 감동을 주어, 부천으로 달려가 수업을 진행하였다. 그간 Jonathan Livingston Seagaull을 원문으로 가르치고, 암송하게 만들어 큰 성과를 이루었다. 2년전부터는 격주로 사범과 아이들이 더코라에서 영시를 공부한다.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의 자연에 관한 시와 매리 올리버Mary Oliver의 반려견에 관한 영시를 암송하고, 즉흥 글쓰기를 하고 발표를 한다. 지금은, 내 판단으로, 이들 모두 당장 미국의 아이비리그 수업을 들어도 능히 수학할 수 있는 심성과 실력을 갖추었다. 아니 지금 이들의 수준은 세계 최고다. 나는 이들과 수학한 내용을 영상으로 올려 많은 아이들이 영시를 통해, 삶의 혁신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

두 번째는 예술가들과 진행하는 ‘인생수업人生修業’이다. 우리 젊은이들이, 기형적인 대한민국 교육으로, 우울증에 걸려 헤매고 있다. 자신이 간절히 원하는 삶의 임무를 찾지 못하고, 소위 돈 버는 직업을 위해 벼랑인줄 모르고 무턱대고 달려가는 돼지 떼와 같다. 나는 이들을 위해 그들의 고통과 시련이 자신을 삶을 예술로 승화하는 유일한 통로란 사실을 함께 공부하기 위해 단테 신곡의 <인페르노>를 정했다. 나는 3년전부터 <인페르노> 원전강독을 진행해 왔고, 이번 주 토요일이면 <인페르노>의 마지막 노래이며 사탄 루시퍼가 등장하는 34곡을 공부한다.

나는 작년부터 <인페르노> 하부지옥 수업을 ‘예술가들’과 진행하였다. 특히 신체 운동을 통해 자신의 삶을 개조하려는 청년들과 함께 단테의 간절한 메시지를 더듬어보았다. 나는 이 수강생 중 한 명을 소개하려한다. 그는 내가 존경하는 제자 파쿠르 김지호대표에 소개하여 데려왔다. 그는 작년에 이 수업에 지원하면서 다음과 같이 자신을 소개하였다:

“저는 1991년으로 연세대학교 쳬육교육학과를 중퇴한 최병화입니다. 20대에 국내외를 정처없이 여행하며 살다가, 현재는 “하이다이빙” 이라는 분야에서 저의 예술藝術을 다듬고 있습니다. 삶을 살아가면서 혹은 저의 예술을 하면서 사무치게 외로운 시간들을 겪었습니다. 그럴때마다 고전에서 얻은 글귀들이 홀로 쓰러져있던 저를 일으켜 세웠습니다. 제 자신과, 저의 예술을 지켜낼 강인한 내면을 얻기 위해 단테의 신곡을 밀도있게 공부해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나에게 자신이 아래에 직접 제작한 저의 다큐멘터리 두 편을 첨부하였다:

1) “ 내가 하이다이빙을 하는 이유” (2020)

https://youtu.be/vPNYTBfAwaY

2) “독백” (2021)

https://youtu.be/fx25tujnqWg

그러면서 덧붙이는 말을 첨언하였다.

“안녕하십니까 배철현 교수님, 저는 대한민국 최초이자 유일한 하이다이버(High Diver)인 최병화라고 합니다. 직접 만나뵙지 못하고 이렇게 서면과 영상으로 먼저 인사드리게 되었습니다. 다름이 아니오라, 저는 현재 호주 시드니에서 약 3주간의 전지훈련 일정 중에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내년 봄 해외 출장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현재는 구체적 일정을 알 수 없습니다. 제가 하는 일 특성상 국내에서는 훈련할 수 없고, 해외에서도 다른 나라 선수들의 훈련시간에 제가 맞춰야 하기에 그렇습니다.) 장기 프로젝트를 100퍼센트 수행해 낼 수 없다면, 이 귀중한 공부의 기회를 다른 더 절실한 사람이 갖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도 제가 수강하는 것을 허락해 주신다면, 국내에 있는 동안은 격주 일요일 수업 참여와 공부를 최우선 순위로 두겠습니다. 좋은 공부의 기회를 마련해주심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최병화 올림.”

그 이후, 최병화는 해외전지훈련을 제외하고 종교적으로 <인페르노> 수업에 참여하였다. 진지한 수업 태도와 질문은 언제나 신선했고, 내가 이들을 위해 수업을 진행하길 잘했다고 자축하였다. 교육의 성과는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의 변화에 달려있다. 영자가 모두 신체, 영혼, 그리고 정신이 개선되어야 한다. 자신을 개선시키는 건만이 진리이기 때문이다. 최병화의 눈빛과 걸음걸이, 그리고 말하는 태도가 달라졌다.

그리고 지난 5월 6일, 최병화 선수가 나에게 이메일일 보냈다. 이 이메일은 자신의 삶을 예술로 변화시키는 불굴의 노력과 삶에 대한 숭고한 철학이 담겨있다. 내가 그의 사적인 이메일을 공개하는 것에, 그가 기분 나뻐할 수도 있겠지만, 나에게 큰 감동을 주어, 여러분에게도 삶의 혜안을 줄 것이라고 확신하여 글을 공개한다:

“배철현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최병화입니다.

지난 주에 등산 중에 부상을 당하셨다고 들었는데 괜찮으신지요?

교수님, 저는 현재 미국 플로리다에 있습니다.

이곳에서 하이다이빙 훈련을 하고,

5월 말에 있을 월드컵 대회에 출전하기 위함입니다.

오기전에 꼭 뵙고 인사드리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해 아쉽고 죄송합니다.

저는 이제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가 되었습니다. 지난 수 년 간의 저의 고군분투가 결실을 맺어,

드디어 처음으로 전 세계에서 30명의 선수만 겨룰 수 있는 국제 하이다이빙 월드컵에 당당히 참가자격을 득했습니다.

이 대회에서, 저는 경쟁에서 남을 이기는 것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단지 제가 그동안 갈고닦아온 예술을 선보이고 싶은생각에 하루하루 설렙니다.

사실 출국하기 전에 몇 주간 정신없이 바쁜 시기를 보냈습니다. 대한수영연맹에서 아무런 지원도 없기에, 현지 적응 훈련과 국제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이천만원에 가까운 경비를 모두 저의 사비로 부담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스폰서쉽을 해 줄만한 기업들을 찾아다니고 미팅을 하느라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안타깝게도 소득은 없었습니다.

교수님, 저는 이 위험하고도 독특한, 국내에는 단 한 명뿐인 이 운동을 오래동안 해왔습니다.

앞으로도 아무리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계속 해나갈 자신이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어렵고 정서적으로 외롭지만,

저는 이것이 저의 사명임을 알고 있습니다.

하늘과 이 세상과 운명이 제게 정해준 이 일을 감사한 마음으로 행복하게 즐기고 있습니다.

때로 지치고 외로울 때는 고전들에 위로를 받습니다.

교수님께서 해주신 인페르노 수업은 제 영혼을 쉬게 해주었고 그렇게 평안을 얻은 영혼은 저의 육체에도 더 안정감을 주었습니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귀중한 시간들을 제게 선물해주신 교수님.

직접 뵙고 인사드려야 도리이오나 상황이 여의치 않아 서면으로나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진정으로 감사드립니다.

수업에 성실히 참여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한국에 귀국한 후에 찾아뵙고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교수님.”

나에게 묵숨을 바칠만한 사명은 무엇인가? 여러분은 그런 사명을 가슴에 품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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