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1.2. (火曜日) “차라투스트라Zarathustra”



신은 언제나 한명을 선택하여 자신의 뜻을 전하고 세상을 바꾼다. 신은 누구나 부르지만, 그 미세한 부름을 듣는 자는 많지 않다. 이기심에 귀가 멀어, 쾌락과 파멸의 장단에 춤을 추기 때문이다. 나는 ‘차라투스트라’라는 이름을 다리우스 대왕으로부터 들었다. 그는 자신의 행적을 항상 고대 페르시아어로 ‘vasnā ahuramazdāha’(바스나 아우라마즈다하)라는 관용문구를 사용해 소개한다. 이 문구의 의미는 ‘아후라마즈다의 은혜로’ 혹은 ‘아후라마즈다의 위대함으로’라는 뜻이다. 니체는 아후라마즈다를 신봉하는 예언자, 차라투스트라를 통해, 새로운 시대의 철학과 종교를 말하고 싶었다. 그는 현대인이 갖추어야할 교양, 예절, 그리고 마음이다. 그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Also sprach Zarathustra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Innerhalb meiner Schriften steht für sich mein Zarathustra.

Ich habe mit ihm der Menschheit das grösste Geschenk gemacht,

das ihr bisher gemacht worden ist.

“내 글들 가운데, 차라투스트라는 구별되어 홀로 서있다.

나는 인류에게 가장 위대한 선물을 주었다.

그것은 지금까지 인류에게 주어진 선물들을 가운데 가장 위대한 선물이다.”

<즐거운 학문> 서문 §4

왜 니체는 이 책을 가장 위대한 선물이라고 말했을까? 이 책이 유일무이한 이유는, 니체의 전작이나 후작과는 달리,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독특한 방식을 취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니체 사상의 핵심인 ‘영원한 회기’Eternal Return 입문이다. 그는 인생 말년에,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를 상상하며, 그 시대를 지탱하고 관통시킬 사상을 간결한 형식으로 표현하였다. 서양을 떠받치고 있는 두 기둥인 철학과 그리스도교의 근간을 무너뜨리고 새로운 철학과 종교를 만들기로 작정했다. 그 이유는, 영웅심이나 이기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다. 원래 철학이나 종교가 지난 2000년동안 자신이 선포해야할 진리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는 대대로 전통적인 개신교 목사집안에서 태어났다. 그런 후, 그리스 철학과 비극을 전공한 고전문헌학자로 활동하였다. 당시 많은 유럽지식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인도와 이란에서 발견한, 오래된 문명과 문헌에 매료되었다. 인도의 힌두교 경전과 이란의 조로아스터 경전을 읽고, 찬란한 빛을 보았다. 그는 ‘룩스 엑스 오리엔테’lux ex oriente 즉 ‘동방에서의 빛’을 경험한 것이다. 특히 이란에서 발견된 조로아스터교 경전인 ‘아베스타’avesta에서 철학과 종교의 기원을 발견하였다. 그는 아베스타에서 발견한 새로운 사상을 서양철학과 그리스도교의 근간으로 분석하였다. 철학자 플라톤이 왜 이데아 세계와 그 안에서 만들어지는 진-선-미에 집착한 이유와 바울이 선과 악, 천국과 지옥이란 개념을 왜 그리스도교 기본 교리를 삼았는지를 추적하였다.

니체는 서양철학과 종교의 기본 교리를 맨 처음 제시한 인물을 찾아, 자신의 대언자로 이용한다. 그가 바로 차라투스트라Zarathusra다. 차라투스트라는 ‘낙타ustra를 모는 사람’ 혹은 ‘늙은 낙타를 소유한 사람’이란 뜻이다. 그는 중앙아시아의 거친 사막에서 연명하던 목동이었다. 그리스인들인, 이 의미를 무지하고 페르시아인들이 점성술에 능한 사람이란 사실에 주목하여 그를 ‘조로아스터’Zoraster, 즉 ‘별aster을 관찰하는zoro 사람’으로 불렀다. 이 이름은 민간어원설을 기초로 만들어진 이름으로 그 후, 차라투스트라라는 이름대신에 널리 사용되었다. 서양인들은 창시자의 이름을 따서 그 종교를 부르는 경향이 있다. 그리스도교와 마호멧교가 그 대표적인 예다. 그들은 고대 이란인들이 신봉한 종교를 조로아스터교라고 불렀다. 그리스도교인들인 예수를 믿는 것처럼, 고대 이란인들도 ‘조로아스터’를 믿는다고 착각해서 만들어진 명칭이다.

조로아스터의 생몰연대는 확실하지 않다. 학자들은 그가 기원전 7세기경 페르시아에 등장한 예언자로, 이란사람들이 오래전부터 의례를 통해 신봉하는 종교를 집대성하여 새로운 종교를 창시한 인물로 추정한다. 고대 이란인들은 자신의 국토를 둘러싼 자그로스 산맥을 통해 더위와 추위를 통해, 삶과 죽음, 현세와 내세, 천국과 지옥, 선과 악의 분명하기 구분하고, 이 각각을 별도로 지배하는 신들이 있다고 상상하였다.

차라투스르라는 기원전 12세기경 구전으로 전승된 경전인 ‘아베스타’Avesta에서 태양, 삶, 천국을 상징하는 신 ‘아후라 마즈다’Ahura Mazda를 유일한 신으로 등극시켰다. ‘아후라’는 ‘주인; 주’라는 뜻이고 ‘마즈다’는 ‘지혜’라는 의미다. ‘아후라 마즈다’는 ‘지혜의 주’라는 뜻이다. 아후라마즈다는 빛의 상징이다. 그가 만든 세계의 원칙을 아베스타어로 ‘아샤asha’라고 부른다. 아샤는 고대 페르시아어에서는 ‘아르타’arta로 산스크리트어로는 ‘르타’rta로 등장한다. ‘아샤’는 우주의 질서이자, 우주가 지배하는 자연의 원칙과 인간의 도덕이다.

그 질서를 유지하는 것은 아후라마즈다가 아니다. 아후라마즈다와 그 ‘아샤’를 소중하게 여기는 인간들이 다. 그들을 ‘아샤완’ashawan, 즉 ‘야샤를 지탱하는 사람’이다. 이 신봉자들의 올바른 생각, 말, 그리고 언행이, 아후라마즈다가 질서를 유지하기위해 중요한다. 이 세 가지를 각각 아베스타어로 ‘보후 마나vohu manah’, ‘보후 구프탐vohu guftam’ 그리고 ‘보후 카르탐vohu kartam’다. 한자로 표현하자면 정심正心, 정언正言 그리고 정행正行이다. 아후라마즈다의 질서를 유지하는 자는 그를 신봉하는 인간인 ‘아샤완’이다. 아샤완의 의례와 일상생활에서의 실천이 없다는 우주의 질서는 무너지고 혼돈이 도래할 것이라고 믿었다.

우주가 탄생할 때, 아후라마즈다를 무너뜨리려는 어둠의 세력도 있었다. 아후라마즈다가 태양을 통해 지배하는 세계는 밤에는 혼돈으로 변한다. 이 혼돈을 지배하는 악의 세력이 ‘앙그라 만유’Angra Manyu다. 우주는 매일 매일 태양이 지배하는 질서의 세계와 어둠이 지배하는 혼돈이 대결하는 전쟁터다. 앙그라만유는 거짓된 마음인 사심邪心, 사언邪言, 그리고 사행邪行의 상징이다.

조로아스터교를 국가의 종교이자 제국의 종교로 등극시킨 사람은 고대 페르시아 제국의 완성자인 ‘다리우스 대왕’이다. 중앙아시아의 태수였던 다리우스는, 선왕 캠비세스가 기원전 525년 이집트를 정벌에 나서자 반락을 일으켜 페르시아 제국의 패권을 잡았다. 그는 자신의 정통성을 마련하고 고대 이란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조로아스터교를 제국의 종교로 선언하였다. 그는 자신의 무덤 비문에서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아후라마즈다는 위대한 신이다.

그는 우리가 발을 디디고 있는 이 땅을 적재적소에 마련하시고,

우리가 보는 저 높이 있는 하늘을 적재적소에 마련하시고,

그 가운데 잠시 살다가 사라지는 인간을 적재적소에 마련하시고,

그 인간을 위해 ‘고요’ 혹은 ‘행복’을 적재적소에 마련하셨다.

아후라마즈다는 나 다리우스를 왕으로 만드셨다.

나를 많은 사람들을 다스리는 왕으로, 많은 사람들을 지휘하는 리더도 삼으셨다.”

다리우스가 정복한 소아시아, 특히 밀레투스와 에페소스에서 그리스인들은 ‘철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을 개척하고 있었다. 그들은 호메로스의 <일리아스>와 <오디세우스>의 문화와 병행할 사상, 즉 철학을 만들기 시작한다. 세상을 둘로 구분하는 이원론은 밀레투스와 에페수스의 사상가들을 자극하고 급기야는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의 이원론적인 철학에 영향을 주었다.

특히 다리우스는 대왕은 페르시아 제국의 창건자인 키루스 대왕이 당시 바빌론에 포로로 잡혀왔던 지식인들과 귀족들을 귀향시키면서 약속한 예루살렘 재건에 필요한 모든 재원을 공급하였다. 그는 엑바타나에 있던 제국의 보물창고에서 재원을 마련하여 기원전 515년, 예루살렘을 재건한다. 유대인들은, 유대교라는 새로운 종교를 시작하면서, 신선한 것과 썩은 것을 구분하는 코셔 음식법, 천국과 지옥, 선과 악, 천사와 악마, 최후 심판과 같은 교리를 조로아스터교로부터 가져온다.

차라투스트라는 니체에게 역사를 해석하는 새로운 틀을 제공하였다. 역사는 시작과 끝으로 이어진 선형적인 흐름이 아니라, 선과 악의 끊임없는 순환적인 대결이며, 결국 선이 종말론적인 승리로 마친다. 그것을 위해 투쟁한 선한 인간들은 영원한 안녕을 누리며, 악한 인간들은 영원히 고통 속에서 살 것이다. 니체의 입을 통해 나오는 차라투스트라는 누구인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삶의 철학을 개진한 차라투스트라의 사상은 후에 중동과 서양 문명을 근간을 만든 유일신 종교인 유대교, 그리스도교, 그리고 이슬람교와 플라톤 철학은 기반으로 한 서양사상에 흘러들어갔다.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를 통해 유럽에 다가오고 있었던 특히 프랑스에서 싹이 트고 있던 ‘허무주의 너머’를 발전시켰다. 차라투스트라는 ‘플라톤이후철학’이며, ‘그리스도교이후신학’이고 현대인들이 갖추어야한 탈현대사상이다. 니체는 자신을 현대판 차라투스트라라고 여긴다. 그의 입을 통해 새로운 철학과 종교를 선언할 것이다. 그 책이 바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다.

사진

<크세르크세스 무덤 비문에 새겨진 아후라마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