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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늑대를 사육하여 인간의 가장 친한 친구를 만들기 시작한 것은 인간의 창의력이 분출한 기원전 3만2000년경이다. 인류는 오랫동안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동물 사육을 시도하였고 사냥을 기반으로 한 삶도 정착되었다. 인류가 개를 본격적으로 삶의 일부로 받아들여 생활하기 시작한 시기는 기원전 1만2000년경이다. 빙하기가 거의 끝날 무렵, 카니스 파밀리아리스(canis familiaris)라는 사육된 늑대개가 인간의 삶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간과 개의 관계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고고학적 발견이 있다. 이스라엘 북쪽의 아인 말라하(Ein Mallaha)라는 장소에서 기원전 1만2000년경으로 추정되는 무덤이 발견되었다. 인간의 유골이 왼편으로 누어 거의 완벽하게 남아있다. 그의 두 손은 머리맡에 있는 어떤 조그만 뼈들을 잡고 있다. 이 뼈는 DNA 조사를 통해 강아지로 판명되었다. 인류는 이제 자신의 생존을 넘어 문화와 문명을 개척해야 할 문턱에 와 있었다. 그들은 예상이 불가능한 먹잇감을 조절하기 위해 동물의 사육이라는 혁명적인 발상을 통해 이전보다 안정적으로 먹을 것을 확보하였다. 인간들이 말, 소, 염소, 양, 닭과 같은 동물을 우리에 가둬 사육한다고 하더라고 이것들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이것을 해결해줄 가장 적절한 동물은 바로 개였다.
인간이 어떻게 늑대를 사육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쇼베동굴의 발자국이 인간과 늑대의 첫 만남이라면, 인간은 그 이후 거의 2만 년 동안 늑대를 사육하여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전혀 다른 동물로 변화시켰다. 그것이 바로 개다. 늑대는 길고 강력한 다리를 가져 하루에 8~10시간 동안이나 먹을것을 찾아 다닌다. 늑대가 달리는 평균속도는 시속 8㎞이고 최대 속력은 시속 40㎞다. 늑대는 다섯 개의 발가락을 자유자재로 움직일 수 있어 달리고 멈추고 방향을 바꾸는 데 천부적인 능력을 갖췄다. 한마디로 사냥하기 위해 태어난 먹이사슬의 최강자다.
더구나 42개 치아와 강력한 턱 근육은 자기보다 큰 먹잇감도 물고 옮길 수 있게 해준다. 늑대는 후각이 예민해 거의 300m 떨어진 먹잇감도 감지할 수 있고, 자신의 사냥감을 직시하는 능력을 가졌다. 이것을 ‘죽음의 대화(conversation of death)’라고 부른다. 늑대는 호랑이나 사자와 달리 무리생활을 하고 ‘알파늑대’라는 대장 늑대에 절대 복종하는 엄격한 위계질서에서 존재한다. 이들은 ‘죽음의 대화’와 ‘울음 소리’ 혹은 무언의 몸 신호로 무리를 지어 추격하던 사냥을 한순간에 포기하기도 한다. ‘카니스 루프스(canis lupus)’라는 회색 늑대의 털은 겹겹이 몸을 감싸고 있어 영하 40도에서도 견딜 수 있다. 수컷은 보통 길이가 170㎝, 꼬리는 50㎝, 무게는 45㎏ 정도다.
인간은 늑대 새끼를 의도적으로 키우면서, 늑대들이 자신을 부모로 생각하도록 키웠다. 늑대는 자라면서 인간을 자신의 무리로 착각하고, 인간의 집을 자신의 보금자리로, 자신이 돌본 가축들을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생각하였다. 늑대는 강력한 신체조건으로 이제는 늑대를 포함한 다른 침입자들을 막는 인간의 가장 친구가 되었다.
최근 과학자들은 개와 주인 사이에는 특별한 호르몬이 발생한다는 사실을 발견하였다. 주인이 개를 쳐다보고 쓰다듬어주고 산책을 시켜주면, 주인과 개 모두에게 옥시토신이라는 호르몬이 활동한다. 옥시토신이란 호르몬은 어머니가 어린아이의 눈을 볼 때, 어머니의 뇌에서 분출하여 어머니와 어린아이를 하나로 만드는 사랑의 묘약이다. 호모 사피엔스가 회색 늑대를 사육해, 개가 된 순간부터 인간 무리의 삶 안으로 들어와 인간과 개는 분리할 수 없게 되었다.
인간이 이제 늑대 사육을 통해 자신을 자연, 특히 동물로부터 보호할 수 있었다. 자신들이 사육하기 시작한 가축들을 보호하는 가장 충직한 동료를 얻었다. 개는 인간에게 도시와 문자라는 정교한 문명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되었다.
미국 시인 오그덴 나시(1902~1972)는 ‘개를 소개합니다 (Introduction of Dog)’라는 시에서 다음과 같이 찬양한다.
개는 인간의 가장 좋은 친구다.
맨 끝에는 꼬리가 있고,
맨 앞에는 치아가 있다.
그리고 아래에는 네 다리가 있다.
개는 짖기를 좋아한다.
특히 해가 지고나면 더 짖기를 좋아한다.
개는 좀도둑을 쫓아낼 뿐 아니라,
잠 귀신도 멀리 내쫓는다.
집안에 있는 개는
모든 것을 탐험한다.
당신은 개를 내보냅니다. 그리고 무엇을 합니까?
개는 다시 당신에게 돌아오고 싶습니다.
당신이 목욕시키려 한다면,
개는 꺼려하고 화를 낸다.
개는 뼈를 땅에 숨겨놓고
대게는 사람들 옆에서 빠르게 걷는다.
개는 들판에서 가장 기뻐한다.
뛰고, 뛰고, 또 뛴다.
그러나 도시에서 개는
끈에 묶여 끌려 다닌다.
개는 뾰족탑처럼 꼿꼿이 서있고
사람보다 더 충성스럽다.
사람들은 더 괘씸한 이유는
아마도 개들이 더 현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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