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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5.29.(木曜日, 149th/365) “습관習慣”

2025.5.29.(木曜日, 149th/365) “습관習慣”

(경전 구절들을 먼저 읽고 여러분 나름대로 번역해 보십시오. 그 후에 매일 묵상을 가만히 읽으십시오.)

     

*<시편> 119.116

סָמְכֵ֣נִי כְאִמְרָתְךָ֣ וְאֶֽחְיֶ֑ה וְאַל־תְּ֝בִישֵׁ֗נִי מִשִּׂבְרִֽי׃

당신의 약속처럼, 저를 유지해주십시오.

제가 품은 희망을, 제가 스스로 창피하게 생각하게 놔두지 마십시오.

*<누가복음> 9.61

Εἶπεν δὲ καὶ ἕτερος Ἀκολουθήσω σοι, Κύριε· πρῶτον δὲ ἐπίτρεψόν μοι ἀποτάξασθαι τοῖς εἰς τὸν οἶκόν μου.

아직 삶의 원칙을 깨닫지 못한 또 다른 자가 말했다. “오 주님, 제가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그러나 지금 당장은 할 수 없습니다. 제가 시급하게 가장먼저 해야할 일이 있습니다.

집에 있는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인사하도록 허락해 주십시오.”

*세네카, <편지들> 31.5

Generosos animos labor nutrit.

노동은 숭고한 정신에 자양분을 줍니다.

     

2주전쯤 모르는 분이 이메일을 보내왔다. 자신은 마곡에 있는 현대자동차 임원으로 다른 임원들과 소규모로 자동차에 관한 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에게 글쓰기 강의를 해달라는 부탁이었다. 통화를 하고 나서, 이 분의 바램이 간절하다고 판단하여 강의를 수락하였다. 오전 10시반에 연수원에서 만났다. 내가 이곳에 임원강의를 온 것이 11년전이었다. 당시에는 현대자동차 임직원 수백명이 앉아 있었지만, 오늘은, 소규모로 여섯 분이 앉아있었다. 그들 중엔 11년전에 만나 뵌 분이 있었다, 이젠 현대자동차 연수원원장이 되어 수업에 참석하였다.

     

‘스토리’는 개인이나 기업이나 국가의 가치를 매기는 전부다. 후대 사람들은 그에 관한 스토리를 기억한 것이다. 이 기억이 ‘히스토리’ 즉 역사다. 스토리와 히스토리는 같은 단어다. 스토리는 중언부언이 아니다. 우리 대선주자들의 시답지 않은 말처럼. 자신의 간절한 염원을 성취하기 위한 우여곡절이며, 그 우여곡절이 만들어내는 깨달음이며, 우연을 가장한 필연적이며 운명적인 사건들의 나열이며, 그 사건들이 하나로 이어져 자신에게는 감동을, 읽은 사람들에게는 재미를 주는 무형의 가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이란 책에서 그리스 비극을 설명하면서 겉으로 드러나는 말, 음악, 무대장치와는 다른 무형의 가치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뽑았다. 그는 이 두 요소를 그리스어로 ‘뮈쏘스mythos’와 ‘에토스ethos’라고 불렀다.

     

‘뮈토스’는 신화를 의미하는 영어단어 Myth와 연관되어 있는 단어다. 이성주의와 계몽주의가 등장한 이후, 인류는 삶을 떠받치는 두 기둥인 로고스logos와 뮈토스mythos에서 로고스만을 ‘진리’라고 선택하였다. 로고스는 통계, 계산, 숫자, 과학으로 도달할 수 있는 이성의 영역이다. 반면서 뮈토스는 경전, 시, 소설, 공연, 노래등으로 차근차근 얻을 수 있는 상상력과 통찰력이다. 뮈토스는 한마디로, 그 대상을 기억나게 만드는 재미다. 훌륭한 소설은 현란한 단어의 나열이 아니라 간결한 단어들의 일목요연한 배치다. 이 배치가 천재성이다.

     

이 배치는 흩어진 점들을 하나로 엮는 예술이다. 스티브잡스가 그 유명한 스탠포드대학의 졸업식 연설 제목이 How to connect dots였다. 즉 인생에서 상관이 없다고 여겨지는 점들을 하나로 이어주는 방법이었다. 시리아 친부를 둔 미혼모 아들이었고 입양아였다. 세상을 불평하면서 살기좋은 모든 조건을 갖추었다.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엉망진창의 점들 섬세하게 이었다. 그래서 하나의 분명한 선이 탄생하였다. 여러 선이 아니라 우연이라고 여겨지는 점들을 하나가 된 유일한 선이다. 점과 점 사이는 무한한 혼돈과 공간이 있다. 그에게 주어진 삶의 역경이 오히려 그를 성공시키는 유일한 지름길이 되었다. 인생에서 장애물은 언제나 지름길이기 때문에다. 시냇가를 따라 졸졸 흐르는 물은 큰 바위나 나타나면, 더욱 속도를 내며 즐겁게 넘실넘어간다.

     

그는 이 연설에서 자신은 글자체에 매료되었다고 말한다. 사실 그가 매료된 것은 드러난 것이 아니라, 드러나지 않는 것, 즉 글자와 글자 사이 공간의 양이었다. (“I was fascinated by the amount of space between letter combinations) 그는 이 공간의 양이, 유구한 역사historical를 만들고, 심미적beautiful이고 예술적으로 미묘artistically subtle하다고 말한다. 그는 자신의 삶에 이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매일 오전을 명상에 몰입하였다. 명성의 공간에서 세상과 우주를 장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내밀한 것이 가장 외연적이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물건이 가장 위대한 자동차나 서비스라고 설득하기 위한 삼 단계를 이렇게 설명한다. 첫째는 로고스logos다. 로고스는 객관적인 수치다. 예들 들어 ‘우리 자동차는 다른 자동차와 비교하여 연비가 좋아요’라고 광고한다. 보통 기업이나 사람들은, 숫자를 들먹이며 자신의 제품이 우월하다고 말한다. 이것은 가장 기초적이면서 동시에 가장 수준이 낮은 단계다. 두 번째는 파쏘스pathos다. 파쏘스이란 그리스 단어의 의미는 ‘고통’ 그리고 ‘고통을 간접적으로 이해하는 연민’이다. 훌륭한 자동차는 연비가 아니라, 승차한 사람들의 불편과 고통을 온전히 이해하고, 그것을 해소하기 위한 전폭적인 혁신을 의미한다. 어떤 자동차 광고에는 행복한 가족이 눈으로 덮인 가파른 언덕을 올라가며 조용히 흘러나오는 클래식을 들는 모습이 등장한다. 파소트는 생산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소비자의 고통을 덜어주는 모든 조치를 취하겠다는 결의다.

     

세 번째는 에토스ethos다. 에토스는 ‘습관’이면서 ‘자신만의 브랜드를 깊고 넓고 높이 발전시키는 수련’에서 나오는 카리스마이며 아우라다. 최고로 비싼 자동차는 광고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몇배의 돈을 주고 그 차를 구입할 준비가 되어있기 때문이다. 생산자중심도 아니고 소비자중심도 아니다. 소비자가 생산자에게 찾아와 기꺼이 감사를 표시하는 단계다. 이 단계를 성취하기 위한 궁극의 개념이 에토스ethos다.

     

에토스는 인간에게 행운이기도하고 불운이기도 하다. 자신을 수련하는 사람에겐 불운을 행운으로 만들고, 수련하지 않는 사람에겐 불운이 그를 좌절시키고, 행운이 그를 타락시킨다. 에토스는 우리의 생각, 말, 행위를 무심코 만들어내는 습관이다. 인간은 구별된 거룩한 습관을 통해서만 자신의 임무에 몰입할 수 있다. 영국의 문호 셰익스피어는 ethos란 단어에 ‘습관’이며 그리스 비극 작품의 ‘등장인물’이란 의미에 주목하였다. 그는 ethos를 chararacter란 단어로 번역하였다. 오늘 만난 이 임원들이 스티브 잡스처럼, 현대자동차를 우리 시대 애플로 만들면 좋겠다. 자신에게 고독을 선물하여, 각자의 심연에서 최선이라는 샘물을 퍼올리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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