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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5.23. (金曜日, 143th/365) “귀근歸根”

2025.5.23. (金曜日, 143th/365) “귀근歸根”

     

그제 이사했다. 가평 조종면에서 가평 선촌리로 돌아왔다. 이곳은 우리가 13년전 이주해와 10년동안 거주했던 설악면 옆동네다. 특히 우리가 매일 아침 산책을 수행하던 성지聖地였다. 마침내, 나의 50대를 온전히 수놓은 고향으로, 3년간의 외유를 마치고 돌아왔다. 3년간의 조종면 외유동안 성과가 있었다. 지금은 그리스에 계신 김현수교수님이라는 도반을 만났다. 아직 짐을 다 풀지 못했지만, 고향으로 다시 돌아온 기분이다.

     

이 와중에 6월 14일에 결혼할 첫째 딸 세란이가 잠시 한국을 방문했다. 심장이 약해서, 자신의 결혼식에 참석하지 못하는 할머니를 뵈러 온 것이다. 이사통에 세란이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 못해 아쉽다. 하지만 할머니와의 깊은 사랑을 확인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내가 세란이 할어버지를 모시고, 6월에 LA에 가면, 밤새도록 인생에 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새로운 장소를 빛나게 만드는 것은 구별된 습관이다. 이곳에서 아침산책이라는 종교를 매일 매일 실행하고 싶다. 아침 일찍 샤갈과 예쁜이를 데리고 단지와 연결된 숲으로 들어갔다. 숲 주인이 단지 주민들이 들어오지 못하도록 철문으로 굳게 닫아놓았다. 그 누구도 이 연두색 철문 펜스 울타리 자물쇠를 푼 적이 없는 것 같아 녹슬었다. 나는 펜스를 힘껏 들어 올려 녹슨 자물쇠를 풀었다. 앞으로 이 길이 나의 아침 산책길이 될 것이다.

     

이 숲속 언덕에는 사람들이 거주하지 않는 허물어진 빈집들이 있다. 한때는 사람들로 북적이던 휴양지였는데, 지금은 고라니와 멧돼지가 가끔 자러 오는 장소가 되었다. 우리는 숲속 언덕 위로 올랐다가 청평 호수 나루터로 내려갔다. 그곳에서 가만히 앉아, 저 멀리 날아가는 고니들 떼와 강물에서 노니는 오리들을 보았다. 우리는 나루터에서 올라가 다시 한참 걸어 우리만의 명상터로 갔다. 강가 근처에 위용을 뽐내며 앉아 있는 소나무 밑이다. 이곳에 앉아 강물이 첨벙이는 소리를 들었다. 무리개를 넘어간 벨라가 생각이 난다. 우리는 이곳에서, 2014년부터 2023년까지 10년동안 거의 매일 아침에 왔다. 그리고 강물소리를 가만히 듣는 예배를 드렸다. 이 강물을 다시 찾아왔다. 이 강물 소리가 다시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것이라고 믿는다. 집으로 돌아와, 귀근 기념으로 메리 올리버의 <클라리온 강에서>를 번역해 보았다.

     

At the River Clarion” by Mary Oliver

클라리온 강에서, 메리 올리버

     

1.

I don’t know who God is exactly.

But I’ll tell you this.

I was sitting in the river named Clarion, on a water splashed stone

and all afternoon I listened to the voices of the river talking.

Whenever the water struck a stone it had something to say,

and the water itself, and even the mosses trailing under the water.

And slowly, very slowly, it became clear to me what they were saying.

Said the river I am part of holiness.

And I too, said the stone. And I too, whispered the moss beneath the water.

하나님이 누구인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가 이것만은 당신에게 말할 수 있습니다.

저는 강물이 돌에 부딪혀 튀어 오르는 클라이온이란 이름을 가진 강에 앉아 있습니다.

오후 내내 강물이 말하는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강물이 돌이 부딪히면 무언가 말할 것이 있는것 같습니다.

그리고 물 자체도 그리고 물밑에 끌려다니는 이끼들도 말할 것이 있는것 같습니다.

그것도 천천히, 아주 천천히 그들이 말하는 것이 저에게 분명해졌습니다:

강물이 말합니다. “저는 성스러움의 일부에요.”

그리고 돌로 말합니다. “저도 그 일부입니다.”

그리고 이끼도 강물 밑에서 속삭입니다. “저도 그 일부입니다.”

     

I’d been to the river before, a few times.

Don’t blame the river that nothing happened quickly.

You don’t hear such voices in an hour or a day.

You don’t hear them at all if selfhood has stuffed your ears.

And it’s difficult to hear anything anyway, through all the traffic, the ambition.

저는 그 강은 전에도 몇 번 다녀온적이 있습니다.

그 어느 것도 재빨리 일어나지 못한다고 강을 탓하지 마세요.

당신이 한 시간에, 혹은 하루 안에 그와 같은 목소리를 들을 순 없습니다.

당신이 이기심으로 당신의 귀를 막으면, 그들을 전혀 들을 수 없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사람들과 차가 북적이는 곳에서, 당신의 야심으로 가득 찬 장소에서

당신은 어떤 것도 듣기는 어렵습니다.

     

2.

If God exists he isn’t just butter and good luck.

He’s also the tick that killed my wonderful dog Luke.

Said the river: imagine everything you can imagine, then keep on going.

하나님이 존재한다면, 그는 물질적인 풍요나 행운만이 아닙니다.

그는 저의 사랑스러운 반려견 루크를 죽인 진드기이기도 합니다.

강물이 말했습니다.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것을 상상해 보세요.

그리고 나서도 계속 상상해 보세요.”

     

Imagine how the lily (who may also be a part of God) would sing to you

if it could sing,

if you would pause to hear it.

And how are you so certain anyway that it doesn’t sing?

(어쩌면 하나님의 일부일 수도 있는) 백합이 당신에게 어떻게 노래하는지 상상해 보세요.

만일 백합이 노래를 부를 수 있는지,

만일 당신이 잠시 멈춰 백합의 노래를 들을 수 있는지.

백합이 노래를 부르지 않는다고, 당신이 그렇게 확실하게 단정할 수 있습니까?

     

If God exists he isn’t just churches and mathematics.

He’s the forest, He’s the desert.

He’s the ice caps, that are dying.

He’s the ghetto and the Museum of Fine Arts.

만일 하나님의 존재한다면, 그는 교회나 수학만은 아닙니다.

그는 숲이고 그는 사막입니다.

그는 죽어 신음하는 만년설입니다.

그는 빈민굴이고 미술관입니다.

     

He’s van Gogh and Allen Ginsberg and Robert Motherwell.

He’s the many desperate hands, cleaning and preparing their weapons.

He’s every one of us, potentially.

The leaf of grass, the genius, the politician, the poet.

And if this is true, isn’t it something very important?

그는 화가 반 고흐, 시인 알렌 긴스버그, 화가 로버트 마더웰입니다.

그는 자신들이 사용한 무기인 붓과 연필을 청소하고 손질하는 수많은 필사적인 손들입니다.

그는 잠재적으로 우리들을 구성하는 각자各自입니다.

풀잎, 천재, 정치인, 시인입니다.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매우 중요한 사실을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지 않습니까?

     

Yes, it could be that I am a tiny piece of God,

and each of you too, or at least

of his intention and his hope.

Which is a delight beyond measure.

I don’t know how you get to suspect such an idea.

그렇습니다. 제가 신의 작은 조각일 수 있습니다.

여러분 각자도 그렇습니다.

혹은 적어도 그분의 의도와 희망의 작은 조각일 수 있습니다.

     

I only know that the river kept singing.

It wasn’t a persuasion, it was all the river’s own constant joy

which was better by far than a lecture,

which was comfortable, exciting, unforgettable.

제가 아는 것은 강이 계속 노래한다는 사실입니다.

그것은 정교한 논리를 동원한 설득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강물이 스스로 좋아 계속해서 노래하는 기쁨으로

잘난 인간의 글이나 강의보다 좋은 것이었습니다.

그것은 편안하고 신나고 모든 것을 잊게 해 주었습니다.

     

3.

Of course for each of us, there is the daily life.

Let us live it, gesture by gesture.

When we cut the ripe melon, should we not give it thanks?

And should we not thank the knife also?

We do not live in a simple world.

물론 우리각자에게 일상日常이 있습니다.

우리는 일상을 몸짓 하나 하나를 이어가며 살아요.

우리가 잘 익은 레몬을 자를 때, 우리가 감사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그리고 우리가 과도果刀에도 감사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까?

우리는 단순한 세상에서 살고 있지 않습니다.

     

4.

There was someone I loved who grew old and ill

One by one I watched the fires go out.

There was nothing I could do

     

except to remember

that we receive

then we give back.

     

우리가 사랑했던 사람이 늙고 병들어가는 것을 지켜보았습니다.

저는 불이 꺼져가는 것을 하나씩 보았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란

우리가 받은 후에

돌려줘야한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5.

My dog Luke lies in a grave in the forest, she is given back.

But the river Clarion still flows from wherever it comes from

to where it has been told to go.

I pray for the desperate earth.

I pray for the desperate world.

I do the little each person can do, it isn’t much.

Sometimes the river murmurs, sometimes it raves.

제 반려견 루크가 숲에 있는 무덤에 누워있습니다.

그녀는 돌려 보내졌습니다.

그러나 클라이온 강은 아직도 자신이 온 곳이 어디인지 모르지만,

그것으로부터 흘러나와 자신이 가라고 들은 곳으로 흘러갑니다.

저는 이 절망에 빠진 지구를 위해 기도합니다.

저는 이 절망에 빠진 세상을 위해 기도합니다.

저는 각자가 할 수 있는 작을 일을 합니다. 그것은 큰일은 아닙니다.

때때로 강물은 중얼거리고 때때로 강물은 사납게 날뜁니다.

     

6.

Along its shores were, may I say, very intense cardinal flowers.

And trees, and birds that have wings to uphold them, for heaven’s sakes?

the lucky ones: they have such deep natures,

they are so happily obedient.

While I sit here in a house filled with books,

ideas, doubts, hesitations.

강 기슭을 따라, 정말 강렬한 홍관조 꽃들이 피어나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나무들과 새들을 떠받혀주는 날개를 지는 새들을 보았습니다. 세상에!

운좋은 녀석들이죠: 그들은 자신만의 심오한 본성本性을 소유하고

그것에 너무 즐겁게 복종하고 있습니다.

저는 여기에 책과 생각, 의심, 망설임으로

가득한 집에 앉아 있는데 말입니다.

     

7.

And still, pressed deep into my mind, the river

keeps coming, touching me, passing by on its

long journey, its pale, infallible voice

singing.

그리고 여전히 제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강물이

계속 흘러와 저를 만지고 흘러가 버립니다.

자신만의 긴 여정에서 창백하지만 틀림없는 목소리로

노래를 부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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