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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5.16. (金曜日, 136th/365) “수집가收集家”

2025.5.16. (金曜日, 136th/365) “수집가收集家”

     

오늘, 비오는 날, 오래된 친구를 만났다. 개인으로 고대 유물을 가장 많이 수집한 파에즈 바라캇Fayez Barakat 회장이다. 며칠 전 왓스업으로 갑자기 문자가 왔다. 한국에 왔다는 것이다. 그는 1949년생으로 아브라함의 무덤이 있는 헤브론에서 태어났다. 5대째 고대유물 수집가 가문에서 태어나 내가 책으로만 알았던 여리고를 발굴한 캐서린 캐년과 사해사본을 발굴한 드보 신부와 함께 팔레스타인 땅을 팠다. 그는 아마도 생존하는 가장 중요한 고대 유물 수집가일 것이다.

     

그를 만나러 삼청동 바라캇 갤러리로 달렸다. COVID이후에 그를 만나지 못했으니, 실로 6년만이다. 나는 6년전 바라캇 갤러리(http://www.barakat.kr/)에서 단테 신곡 강의를 행하였다. 그가 소장한 19세기 이탈리아 신고전주의 조각가 안토니오 카노바의 단테 흉상을 놓고 단테와 베르길리우스의 지옥 여행을 설명하였다.

     

내가 그를 만난 시점은 거의 10년 전 가을이었다. 당시 나는 국립현대미술관에 앉아있었다. 정부에 제안한 ‘국립세계문자박물관’ 건립 위원회 문자전문가 자격으로 문체부가 주관하는 회의였다. 마침 옆 자리에 PaTi학교 교장선생님인 안상수 선생님이 앉아 계셨다. 회의를 마친 후, 우리는 1층에 있는 커피숍에서 문자에 관한 이야기를 한참 나눴다. 그러더니, 나의 손을 이끌고 100m정도 떨어진 바로 옆 건물에 내가 만나 봐야할 사람이 있다고 주장하였다. 선생님은 그 옆 건물로 가는 도중, 한 손으로 한눈을 가린 길거리 증명사진을 다정하게도 찍어주셨다. 우리가 도착한 곳은 ‘바라캇 갤러리’였다. 갤러리 앞에는 잭슨 폴락의 액션 페인팅과 같은 기법으로 무수하고 화려하고 다양한 물감으로 수놓은 벤틀리 자동차가 한 대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의 갤러리에 들어선 후에, 나는 내 눈을 의심했다. 그곳은 고대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그리스, 로마 뿐만 아니라 인도와 중국의 국보급, 혹은 국보급 이상의 유물로 가득 차 있었기 때문이다. 나의 눈을 끈 것은 한 마리 고양이 미라였다. 고양이는 인류가 농업을 발견한 기원전 만년부터 동행을 시작하였다. 아마도 고대 이집트에서 처음으로 사육에 성공했을 것이다. 비옥한 초승달의 왼편 끝에 위치한 고대이집트는 당시 인류를 먹여 살리는 곡식 창고였다. 나일강의 정기적인 범람으로 농사를 기획하여 땅을 측정하는 기하학을 발명하였다. 특히 곡창창고에 들끊는 쥐를 잡고 늪지대에 우굴거리는 뱀을 잡는 수호신으로 고양이를 가족의 일부로 수용하였다. 고대 이집트에서 고양이는 바스텟Bastet이란 신으로 불렸다. 이 작품은 기원전 7세기 고대 이집트 후기 왕조 작품이다. 대영박물관도 아닌데, 누가 이 미라를 서울 삼청동에 옮겨 놓았을까?

     

그가 바로 파에즈 바라캇 회장이다. 바라캇 서울(Barakat Seoul)은 150년의 전통과 최정상급 예술 컬렉션을 보유한 바라캇 갤러리가 아시아 최초로 서울에 개관한 전시 공간이다. 바라캇 갤러리는 그동안 시대와 지역을 망라하는 4만여 점의 수준 높은 컬렉션을 완성하며 고대 예술에 집중해왔다. 그는 런던, 로스앤젤레스, 서울, 홍콩 등 세계 주요 도시에 위치한 바라캇 갤러리의 시초는 18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바라캇 가문은 5대에 걸쳐 예루살렘에서 수집한 성서유물을 기반으로 고대 그리스와 로마,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비잔틴, 이집트, 이슬람, 아프리카, 선(先) 콜롬비아 등 시대와 지역을 확장하며 고대 예술품에 대한 집념과 열정, 헌신이 담긴 바라캇 컬렉션을 완성하였다. 바라캇 컬렉션은 그 방대한 규모뿐 아니라 최고의 질, 아름다움, 희귀성을 갖춘 높은 수준으로 깊은 인상을 선사하며 감상의 범주를 넘어 역사적 의미를 되살리는 숭고함까지 보여준다. 또한 세계 유수의 박물관들과 협업하며 고대 예술의 시대를 초월한 아름다움과 품격을 공유하고 문화, 예술, 고고학 등 다방면에 기여하고 있다.

     

우리는 6년만에 조우하였다. 정말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기뻤다. 나는 우리의 미팅을 축하하기 위해 한국 유엔협회 회장인 곽영훈 회장님을 초대하였다. 우리는 예술이 인류의 문명을 어떻게 승화하였고 인류의 문화를 천하게 만들지 않았는지 한참 이야기하였다. 앞으로 인류의 지혜와 정성이 담긴 바라캇 고대 유물을 한 점 한 점, 대한민국과 전 세계인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만나면 영감을 얻는 두 분과 함께 근처에 있는 이락 식당 ‘바빌론’에서 점심을 먹었다. 1시간이상 조리시간이 덜리는 음식이었지만,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었다.

     

사진

     

<바라캇 작품 옆에 서 있는 곽영훈과 바라캇>

<기원전 6세기 고대 이집트 고양이 신 바스텟 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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