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3.9.(68th/365 日曜日) “장미薔薇”
오늘은 태풍 태권도 아이들과 영시를 통한 생명수업을 하는 날이다. 우리는 지난 달, 아일랜드 시인 패트릭 카바노프의 시 Plowman, 포르투갈 시인 페르난두 페소아의 To be great, be entire와 I want-unknown and clam을 공부했다. 초등학교 3학년 한 여학생이 페소아의 I want-unknown and clam을 완벽하게 암송하였다. 그 아이의 마음에 불안하고 초조했던 페소아의 천재성이 들어가, 천지개벽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었다. 아이들이 한달동안 읽은 책들에 대해 소감을 말했다. 평균 6권의 책을 읽고, 자기들 삶의 징검다리로 삼은 것 같아, 대견했다.
우리는 오늘, 두 편의 영시, 라비아의 The Perfect Stillness와 메리 올리버의 Roses 그리고 한편의 에세이, 칼릴 지브란의 On Eating and Drinking을 읽었다. 그리고 아이들은 음료와 음식에 대한 즉흥글쓰기와 발표가 있었다. 오늘 진행한 두편의 시에 대한 번역과 간략한 코멘트다. 여러분도 이 시를 암송하시면 좋겠다. 가장 먼저 라비아의 ‘완벽한 고요’라는 짧은 시다:
The Perfect Stillness by Rabia of Basra (717-801)
완벽한 고요, 이라크 여류시인 라비아
Love is
the perfect stillness
and the greatest excitement, and most profound act,
and the word almost as complete
as His name.
사랑은
완벽한 고요입니다.
그리고 가장 위대한 흥분이며 가장 심오한 행위입니다.
사랑이란 말은
거의 신의 이름만큼 흠잡을 수가 없습니다.
(해설)
‘완벽한 고요’란 무엇인가? 완벽이란, 자신의 매일 밤, 자신의 흠을 발견하고 다시는 그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결심이며, 그 다음 날 아침에, 그 실수를 안하는 결행이다. 완벽은 상태가 아니라, 완벽하려는 지향이다. 고요란 무엇인가? 수백킬로로 자전과 공전하는 지구에 사는 동물과 식물에겐 고요란 없다. 고요한 혼돈 가운데 자신의 마음을 가지런하게 정돈하려는 수고다. 이 수고가 없다면, 나는 지구의 자전과 공전에 휩쓸려 튕겨져 나갈 것이다.
사랑만이 이 지구에서 가지런히 살 수 있는 ‘완벽한 고요’다. 이 사랑은 온 정성을 다해 상대방에 몰입하기에, 자발적이며 위대한 흥분이고, 가장 오묘奧妙한 행위다. 사랑이 오묘한 이유는 우리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서 건져 올린 생수이기 때문이다. 사랑이란 단어는, 신의 이름만큼이나 완벽하다.
두 번째 시는, 우리를 한번도 실망시킨 적이 없는 미국 시인 메리 올리버의 Roses다.
Roses by Mary Oliver
장미, 메리 올리버
Everyone now and again wonders about
those questions that have no ready
answers: first cause, God's existence,
what happens when the curtain goes
down and nothing stops it, not kissing,
not going to the mall, not the Super
Bowl.
누구나, 예나 지금이나
바로 대답을 할 수 없는 이 질문들에
궁금해합니다: 만물의 원인인, 신의 존재에 관한 질문입니다.
마지막 커튼이 내려지고 무엇도 그것을 막을 수 없으며,
입맞춤도 없고, 백화점에 가지도 못하고, 슈퍼볼
미식축구경기도 볼 수 없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Wild roses," I said to them one morning.
"Do you have the answers? And if you do,
would you tell me?"
그래서 어느 날 아침, 저는 “야생장미들”에게 물었습니다.
“너희는 답을 알지? 알면,
나에게 말해 줄 수 있어?”
The roses laughed softly. "Forgive us,"
they said. "But as you can see, we are
just now entirely busy being roses.
장미들이 그저 싱그럽게 웃기만합니다. 그리고 말합니다.
“우리를 용서해 주세요. 당신이 보는 것처럼,
우리는 그냥 장미가 되느라 너무 바빠요.”
(해설)
인간들은 자신이 자연의 일부란 사실을 망각하고, 유아독존적인 문화와 문명을 구축해왔다. 자연의 일부인 인간이 다른 동물과 식물로부터 왕따가 된지 오래다, 복잡한 사상과 교리를 만들어 내며, 우주가 탄생한 그 제일 원인에 대해 과학이란 학문을 만들어내 핵심과 관계가 없는 내용을 장황하게 떠든다. 과학은 성능이 과거보다 좋은 망원경과 현미경을 발명해 내는 과정이다. 오늘날 과학은 10년 후에 성능이 좋은 만원경과 현미경으로 새로운 과학으로 대치될 것이다. 우리는 만물을 존재하게 만든 제일원인, 즉 신의 존재에 대해 고민해왔다. 어느 날, 커다란 행성이 날라 와 지구와 충동하면, 아니 깡패이며 상대방에게 괴로움을 주기를 즐겨하는 트럼프, 푸틴, 그 졸개인 김정은이 핵폭탄 발사 스위치를 장난삼아 누른다면, 우리가 누리던 문명은 사라질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들 간의 사랑이 담긴 키스도 없고, 백화점에 가서 물건 구경도 못하고, 운동경기를 시청하지도 못할 것이다.
올리버는 이 어려운 신학적이며 철학적이고 과학적인, 근본적인 질문을 야생장미에게 묻는다. 우주보다 섬세한 모양을 지닌 야생장미는, 그 비밀을 알려줄 것 같았다. 장미는 정중하게 웃으면서, 말한다. “우리를 용서해 주세요.” 인간의 하찮은 질문에도 마다하지 않고 다짜고짜 자신들을 용서해 달라고 말한다, 그리곤 다음과 같이 말한다:
“As you can see, we are just now entirely busy being roses.”
“당신이 보시다피시, 우리는 지금, 단순하게 장미가 되느라 바빠요.”
야생장미는 한적한 곳에서 24절기에 맞추어, 자신이 되느라고 여념이 없이 바쁘다. 이것이 에크하르트가 말한 겔라센하이트Gelassenheit이고 바울이 말한 케노시스Kenosis이며, 각자됨Istkeitness/Isness이다. 인간을 제외한 만물은, 우주의 시간에 맞추어, 언제가 변모하고 되어가고 있다. 인간만, 고정된 생각에 사로잡혀, 말장난으로 허송세월하고 있다. 자신이 각자 되기 위해 몰입하는 자는 행복하다. 아이들과 나도, 이 3월을 각자됨의 시간으로 가지면 좋겠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