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3.9.(68th/365 日曜日) “당신은 무슨 종교를 실천하십니까?”
마가복음 10번째 공부를 어제 마쳤다. 이번 에세이 주제는 “당신은 무슨 종교를 신봉하고 있습니까?”로 정했다. 예수가 끔찍한 십자가형을 자처한 이유는, 인간을 더 나은 인간, 각자인간으로 개조할 유일한 ㅌ통로는 ‘사랑’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사랑은 종교를 넘어서는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유일한 가치다. 색채의 마술사라고 불리는 마크 샤갈은, 사랑이라는 종교를 신봉하였고, 색으로 표현하였다. 그는 인간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마음속에 신이 숨어 존재하고, 그 존재를 사랑의 행위로 표현해야한다고 믿었다. 그는 심지어 물건을 볼 때도, 그 안에 편재한 신성의 형상을 응시하였다. 인간은 삼라만상 어디에서나 신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이런 사상이 샤갈을 종교다원주의자로 변모시켰다. 그에게 개별종교란, 자신의 역사적이며 운명적인 만남의 산물이며, 신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는 자신에게는 유일한 통로이지만, 다른 종교를 신봉하는 사람들에겐 그들에게 알맞은 통로가 별도로 존재한다고 믿었다. 루미도 유사하게 “나에게는 종교가 없어요. 내 종교는 사랑입니다. 내 심장은 성전이구요”라고 말한다.
샤갈은 특정종교의 가르침이나 사소한 교리에는 관심이 없다. 샤갈은 성인도 아니고 학자도 아니지만. 그는 화가로서, 성인이상으로 학자이상으로 신을 시각적으로 표현하였다. 그는 자신의 방식대로 우주삼라만상을 신의 흔적을 품은 '거룩한 존재'로 그려내려고 노력하였다. 그는 유대인이었지만, 개별종교로서 유대교에는 관심이 없다. 그는 자신이 교리나 신념의 내용이나, 자신이 속한 종교와 다른 사람들이 믿는 종교들과의 차이, 특히 유대교와 그리스도교를 구분하지 않았다. 샤갈은 모든 종교, 모든 사상, 모든 꿈, 모든 우주 존재는 그 안에 신적인 불꽃이 있어서 자유롭게 되어야 하며, 이 자유는 근본적으로 '완전한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샤갈은 뼈 속까지 다른 의미에서 '종교적인 화가'였다. 그는 특정 종교가 아니라, '우주적인 종교' 혹은 '보편적인 종교'를 믿었다.
그는 유대인들이 유대인 예수를 유대교애서 축출한 것을 아쉬워했다. "인간 예수"의 상징은 십자가에 달린 예수로 표현하였다. 유대교와 그리스도교의 교리를 넘어선, 혹은 이 두 종교를 하나로 만드는 하나의 주제는 '고통'이었다. 샤갈은 모든 종교의 공통분모를 고통이라고 느꼈다. 만일 그가 고통을 몸소 경험하지 않았다면, 고통에 대한 심층적인 느낌이 없었을 것이다. 그는 만물에서, 자신의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비참함, 한없는 고통, 그리고 인내를 보았다. 유대인으로 홀로코스트 유대인의 고통을 느꼈고 '유대인의 왕'INRI으로서 예수의 십자가를 인류의 고통의 상징으로 느꼈다. 그리고 샤갈은 예수의 십자가는 인간들이 서로 사랑해야하는 당위성을 가르치는 상징이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차원에서 샤갈은 그가 전통으로서 속했던 유대주의를 기반으로 십자가에서의 예수가 상징하는 것으로서의 인류가 지닌 내재적 고통의 외면화를 생각했으며, 작품을 통해 묘사했다.
샤갈은 일생동안 자신의 유대성과 예수의 이미지와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였다. 특히 1915년 샤갈은 자신의 고향 벨라루스의 비텝스크에서 짜오슬쉐Zaolshe로 여행을 간다. 그의 저서전 <나의 인생>에 보는 그는 자신이 "예수의 창백한 얼굴"에 집착되어 있었다고 기록하였다. 샤갈은 그리스도교 이전의 예수에 매료되어 있었다. 샤갈은 아마도 유대인 예수는 당시 유대교안에서도 인정받지 못하는 이단아로서 예수가 자기와 유사하다고 느꼈는지 모른다. 샤갈은 편지와 인터뷰에서 종종 예수를 유대교에서 축출한대에 대해 실망했고, 시인으로서 예언자로서 예수에 매료되어있었다. 그는 일생을 통해 예수 십자가 그림들을 그렸고 우리가 그것에 대해 단정적인 해석을 내릴 수 도 없다. 샤갈이 해석하는 예수의 이미지를 가장 잘 드러낸 작품이 있다.
1938년 11월 9일 소위 크리트탈나흐트Kristallnacht, 즉 나찌가 본격적인 유대인 박해를 시작할 때 프랑스에 있던 샤갈은 자신의 "게르니카"Guernica"를 "하얀 십자가 사건"이란 제목으로 그렸다. 여기에서 순교당한 예수는 허리춤에 유대인 기도 숄을 묶어 나찌 치하에서에 고통을 받는 유대인을 그렸다. 이 그림에서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예수의 머리위에 명패이다. 십자가상 예수의 머리 위 명패는 라틴어로 INRI, 즉 IESVS·NAZARENVS·REX·IVDÆORVM의 약어로 "예수, 나사렛 사람, 유대인의 왕"이다. 그러나 그림에서는 "MARC CH"로 그려져 있다. 샤갈 자신이 예수와 같은 삶을 동경했는지 모른다. 샤갈은 자신의 그림을 통해 예수의 헌신에 촤고의 존경을 표현한 것이다. 자신의 이름 밑에는 “유대인들의 왕, 나사렛 예수”라는 이름을 아람어로 기록하였다. 샤갈은 자신의 삶을 통해 예수가 인류에 대한 사랑을 십자가처형으로 표현한 것처럼, 사랑을 자신의 그림을 통해 표현하였다. 자신이 신봉한 가치를 위해 목숨을 바치는 사람은 행복하다.
사진
<하얀 십자가 처형>
러시아 유대화가 마크 샤갈 (1887-1985)
유화, 1938, 154.6 × 140 cm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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