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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3.5.(64th/365 水曜日, 驚蟄) “당신은 깨어나고 싶습니까?”

2025.3.5.(64th/365 水曜日, 驚蟄) “당신은 깨어나고 싶습니까?”

     

오늘은 24절기 중 세 번째인 경칩驚蟄이다. 봄에 들어섰다는 입춘立春을 거쳐 대동강 얼음이 녹는다는 우수雨水를 지나, 땅이 햇빛과 바람으로 풀린다는 날이다. 봄을 시샘하는 겨울이 하늘에서 눈을 퍼부었지만 눈 덮인 가지에서는 매화가 봉우리를 내밀고 겨울내내 잠을 자던 곤충들이 기지개를 펴고 오랫동안 자신에게 보금자리 고치를 자신의 날개로 부수기 시작한다. 경칩은 곤충들이 땅을 열고 기어 나온다하여 ‘계칩’啓蟄이라고도 불린다. 그 조짐은 며칠부터 나타났다. 삼일 전부터 내 산책을 막는 방해꾼들이 등장했다. 미세한 날파리들이다. 그들은 잔뜩 등장하여 삼삼오오 날라다니며 우리의 산뜻한 걸음을 방해한다. 오늘 아침에도 어제 얼음 속에서 보았던 도롱뇽 알 군집이 더 선명하게 보였다. 알들이 봄바람에 살랑살랑 흔들며 봄이 오고야 만다는 복음을 전한다.

     

내가 시골에 사는 수 많은 기쁨들중에 하나는 봄이 오는 신비한 광경을 온몸으로 구경하는 일이다. 산책하는 내내 참매가 나를 따라왔다. 내가 아이폰을 갖다 대고 사진을 찍으려 하니, 이내 날라가 버린다. 자신의 영혼이 사진에 담기는 것을 싫어하나보다. 참매는 나와의 일대일 만남을 원했는데, 내가 기계를 들고 설쳐, 기분이 상했을 것이다. 경칩은 겨울잠이라는 혼미한 상태에서 태어나는 날이다. 지구와 자연은 태양 주위를 돌면서, 자연스럽게 자기변모의 시간을 본능적으로 한다. 지구가 탄생한 50억년부터 내려온 거룩한 전통이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자화자찬하는 인간만이, 그런 시간의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다. 숲속의 전나무와 고니라도, 들의 참새도 비둘기도, 시냇가의 백로와 오리도, 바다의 고래와 참치도, 태양과 달과 행성들의 정교한 공전과 자전을 반복하며, 서로를 자신의 부피만큼 끌어당기고 풀어주기를 수련하며, 이 순간을 마련하였다. 인간도 한때는 자신의 순환을 감지하고, 자신들에게 먹을 것과 입을 것과 살 곳을 마련해주는 산과, 들과 강과 바다에게 정성을 드렸다.

     

인간이란 미개한 동물만이, 아직도 어제의 겨울잠에 취해 일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 초월주의자 헨리 데이빗 소로는 1854년 쓴 에세이집 <월든>의 ‘숲속생활 다스리기’Economy란 글에서 현대인들이 변모하지 못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The mass of men lead lives of quiet desperation. What is called resignation is confirmed desperation. From the desperate city you go into the desperate country, and have to console yourself with the bravery of minks and muskrats. A stereotyped but unconscious despair is concealed even under what are called the games and amusements of mankind. There is no play in them, for this comes after work. But it is a characteristic of wisdom not to do desperate things..

     

“대부분의 사람들은 별수 없이, 절망quiet desperation의 삶을 살고 있습니다. 소위 체념resignation이라는 것은 확인된 절망입니다. 당신들은 절망의 도시를 떠나 절망의 시골로 들어가서 밍크나 사향쥐의 용기에서 위안을 얻어야만 합니다. (밍크나 샤향쥐가 덫에 걸렸을 때, 입으로 자신의 다리를 물어뜯어서라도 벗어난다) 인간의 놀이이나 오락 밑에는 진부하고 무의식적인 절망이 숨어있습니다. 그 안에는 진정한 놀이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놀이는 노동과 분리되어, 노동 다음에 오기 때문입니다. 지혜엔 이런 특징이 있습니다. 그것은 절망적인 일들을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150년이 지나, 소로의 예언은 아직도 진리이며 유효하다. ‘절망’이란 희망이 떨어져 나간 상태다. 희망이란 자신이 원하는 꿈이 있고 그것을 추구할 때 생기는 인생의 자신감이다. 봄은 왔지만, 우리는 여전히 자신이 살아있는지 모르는 겨울에 살고 있다. 우리의 근본적인 절망감은 여기에서 온다.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진부한 삶을 사는 자신을 발견할 때, 나오는 좌절감이다. 시간이 지나도 여전히 변한 것이 없고 그저 그렇다. 나의 새해결심은 먼 우주창조신화가 되어, 기억에서 이미 사라졌고, 그저 그런 하루하루를 연명한다. 내가 이 절망감을 오래 방치하면, 그런 절망감이 우울의 늪이 되어 내가 더이상 빠져나올 수 없을 것이다.

     

‘자기변모自己變貌’를 가능하게 하는 체크포인트가 있다. 지금까지 지나온 자신의 삶을 가만히 회고한 후, 그런 삶에 대한 나의 감정 반응을 살피면 된다. 예들 들어, 자신이 작년에 혹은 이번 겨울에 시도한 일에 대한, 나의 평가가 후회, 죄책감, 걱정으로 가득 차 있다면, 그런 삶은 나를 조금씩 허약하게 만드는 질병이 되어 내 삶 전체를 마비하는 전염병이 된다.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의미를 확인하고 강화한다는 희망이 없다면, 그런 일은 실패로 귀결될 것이다. 그런 시도는 대부분 내가 별 힘을 들이지 않고 습관적으로 행하던 쉬운 일들이다. 쾌락과 안정이라는 편함을 추구하는 넓은 길이다. 거기에는 일시적인 쾌락의 자극과 타인의 환호가 잠시 있을 뿐이다. 그런 쉬운 일은 한 사람의 개성을 말살하는 병이다.

     

어떤 임무는 힘들지만 지나고 보면 보람되다. 그런 임무는 자신이 간절히 원하는 목표를 발견하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 온전히 헌신하게 만든다. 그 일은 언제나 도전적이며 어렵다. 그 임무는 자신도 아직 확인한 적이 없는 잠재력을 일깨우는 일이며, 자신이 자발적으로 하루종일 몰입할 수 있는 매력이다. 인간의 자신이 지닌 최대의 잠재력을 발휘하는 일에 몰입하지 않는 한, 그는 불행하다. 만일 그가 ‘자기-실현’의 임무를 찾지못했다면, 그는 그저 그런 일을 수년간 지루하게 반복한다면, 그는 자기 파괴적이며 언제나 변명하는 인간으로 전락할 것이다. 자기실현은, 자신의 생각을 반드시 행동으로 옮겨 시행착오를 경험하는 과정을 통해, 자신에게 도전적인 일을 지속하는 인내다. 인간은 자신의 삶을 책임지는 철학자가 되어야한다. 철학자란 자신도 잘 모르는 외국 철학자의 난해한 이론을 소개하고 강연하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의 심오한 생각을 삶을 통해 실험하고, 그 성공과 실패를 주위 사람들에게 자신의 삶으로 생생하게 보여주는 사람이다. 철학자는 침묵을 실천하고 행동으로 말하는 사람이다.

     

자기변모를 추구하는 사람은, 이른 아침, 숭고한 생각을 자신의 심연에 뿌리고, 그 날에 완수해야 할 혹은 완수를 시도해야 할 목표를 상정하려는 습관을 들이는 사람이다. 무엇을 추구한다는 것은 그것을 완수할 때 따라오는 포상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그에게 중요한 것은 그런 추구가 자신에게 선사할 ‘자기변모’다. 자기변모는, 자신이 위험한 지대에서도 잘 견디며, 개선된 자아를 끊임없이 추구할 수 있다는 희망이다. 그는 항상 자신이 두려워하는 타부를 시도하는 사람이다. 모든 인간은 머지않아 죽는다. 기나긴 세월이 이렇게 빨리 지나간 것을 보니, 정말 그렇다. 자신이 간절히 원하는 것을 시도하지 않는 삶이 죽음이다. 나는 무엇을 응시하고 있는가? 그것을 완수하기 위해, 나의 정신을 가다듬어 최선을 경주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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