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3.10. (69th/365 月曜日, 英詩默想) “꿩”
겨울을 지나 봄이 오는 이 계절, 숲은 온통 고동색이다. 눈이 사라지니, 지난 가을과 겨울에 하늘에서 낙하한 나뭇잎, 부러진 가지들이 바닥에 수북하게 쌓여있다. 아침 묵상을 마치고, 창밖을 응시하였다. 누군가 나를 보고 있었다. 꿩이었다. 한마리가 고동색 나무와 나뭇잎 사이에서, 고개를 나무 사이로 들락거리며 눈을 껌벅거린다. 내가 집안에서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된 것이다. 그는 나를 응시한다. 고개를 돌릴 때 마다, 흰색 얼굴에 박힌 그의 눈이 나에게 달려온다. 그리고 내가 오늘 뭘 할건지 묻는다.
꿩의 마음을 고스란히 전달한 시인이 있다. 30살에 요절한 미국 시인 실비아 플래스다. 그녀는 자신이 겪고 있는 절망, 파괴적인 감정, 죽음에 대한 집착을 시에 고스란히 남겼다. 특히 시인 남편 테트 휴Ted Hughes와 결혼은 최악이었다. 자신의 감정을, 자서전적으로 드러낸 실비아는 <꿩>이란 시를 썼다.
Pheasant by Sylvia Plath (1932-1963)
꿩, 미국 시인 실비아 플래스
You said you would kill it this morning. Do not kill it. It startles me still, The jut of that odd, dark head, pacing 당신이 오늘 아침에 그것을 죽인다고 말했어요.
죽이지 마세요. 그 소리에 제가 너무 놀라 아무것도 못하겠어요.
그 이상하고 검은 머리의 돌출부분이,
Through the uncut grass on the elm's hill. It is something to own a pheasant, Or just to be visited at all. 느릅나무 언덕 위에서, 잘리지 않은 풀 사이에서 천천히 걷고 있어요.
꿩을 소유한다는 것은,
혹은 꿩이 방문하는 것은 대단한 일이에요.
I am not mystical: it isn't As if I thought it had a spirit. It is simply in its element. 저는 신비한 것을 믿는 사람은 아니에요. 꿩이
영혼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아요.
그것은 단순히 그 자체로 충분한 우주의 일부에요.
That gives it a kingliness, a right. The print of its big foot last winter, The trail-track, on the snow in our court.
그것엔 왕다운 품위가 있어요. 정당한 품위죠.
지난겨울, 그 큰 발의 자국이,
지나간 흔적을 우리 뜰 눈위에 남겼죠.
The wonder of it, in that pallor, Through crosshatch of sparrow and starling. Is it its rareness, then? It is rare. 놀라운 점은, 꿩이 창백함을 지닌 채
참새와 찌르레기 드나드는 길에 나타난 것이요.
그러면 희귀한 것 아닌가요? 희귀하죠.
But a dozen would be worth having, A hundred, on that hill-green and red, Crossing and recrossing: a fine thing!
수 십마리 새들을 가질 만 해요.
저 언덕 위에 연두색과 붉은 수백마리 새들이
건너고 다시 건너고, 얼마나 멋진 장면입니까! It is such a good shape, so vivid. It's a little cornucopia. It unclaps, brown as a leaf, and loud,
꿩은 정말 모양이 근사하고 생생해요,
작지만 풍요의 보고에요.
꿩은 나뭇잎과 같은 고동색 날개를 크게 벌리지만,
박수를 치지는 않아요. Settles in the elm, and is easy. It was sunning in the narcissi. I trespass stupidly. Let be, let be.
수선화 속에서 햇빛을 쬐고 있죠.
제가 꿩의 일상을 멍청하게 침입하고 있어요,
그냥 놔 두세요. 그냥 놔 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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