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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2.11. (火曜日, 42nd/365) “싸이코패쓰”(김하늘(8세)양을 애도하며)

2025.2.11. (火曜日, 42nd/365) “싸이코패쓰”

(김하늘(8세)양을 애도하며)

     

여기 디오게네스(기원전 412-323)가 등불을 손에 들고 아테네를 샅샅이 돌아다니고 있다. 철학자, 정치인, 종교인, 예술가가 득실거리는 아테네에서 외친다. “정직한 사람 한명을 찾습니다!” 그의 심정을 아는 유일한 동반자는 거리를 배회하는 개들이다. 우리는, 현대인들은 지금 죽음의 시대를 살고 있다. 철학이 죽고 종교가 죽었기 때문이다. 현생의 삶을 지혜롭고 행복하게 사는 방법을 알려주는 철학이 자취를 감춘지 오래되었다. 철학하는 사람이 사라졌다. 사후의 삶에 대한 희망으로 오늘을 윤리적으로 살게 만드는 종교가 정치의 꼬붕이 된지 오래다. 삶을 종교적으로 사는 사람이 없어졌다.

     

그 이유는 철학과 종교의 숭고한 가치를 가르쳐야할 학교가 월급을 많이 주는 회사에 알맞은 노예를 길러내는 공장으로 전락했기 때문이다. 특히 상대방을 경쟁상대로, 혹은 적으로 여기는 교육에서 승리하기 위한 암기훈련소가 되었다. 급기야 오늘, 우리들 중 그나마 난 한 사람이라는 초등학교 선생님이, 자신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이 아쉬워, 그 순간에 근처에 온, 어린아이를 유인하여 비참하게 살해하였다. 대한민국의 근간인 교육이 더 이상 빠져 나올 수 없는 바닥이 없는 얼음지옥 코귀투스에 갇혔다.

     

그 선생뿐만 아니라 우리가 모두 싸이코패스 환자란 것을 고백해야한다. 법정에 앉아 있는 변명을 늘어놓은 그 잘난 정치인들의 얼굴을 몇 달째 보고 있고, 한쪽에서는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주구장창 트로트 노래를 부르고, 그 노래에 열광하고 젊은이들은 마음을 잡지 못해, 응원봉을 흔들며 비현실적인 춤을 추고 노래한다. 우리는 전혀 연결고리가 없는 남녀가 만나, 알 필요가 없는 사적인 표정과 대화를 훔쳐보고 즐기워 한다. 거의 모든 TV채널은 예의가 없는 막말잔치이며, 동시에 폭식, 폭음을 조장하고, 필요가 없는 물건을 지금당장 구입하지 않는다면 불행해진다는 약장수들이 한 채널 건너 등장한다.

     

싸이코패스들은 강요하고, 조작하고, 거짓말하고 훔치고 사기치고 남용하고 타인의 생명을 휴지처럼 여긴다. 그들에겐 죄책감이나 후회가 존재하지 않는다. 과학자들은 인구의 1%가 싸이코패스라고 말하지만, 뉴스에 등장하는 사람들을 보면, 우리 모두가 싸이코패스들이다. 적어도 현대인들의 5%가 싸이코패스이며, 가공할 만한 폭력을 행사할 잠재적인 괴물들이다.

     

싸이코패스하면, 연쇄살인자들, 테드 번디, 찰스 맨손, 제프리 다머, 유영철, 강호순과 같은 인물을 떠올린다. 이들은 싸이코패스의 극단적인 유형들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싸이코패스는 오늘 뉴스에 등장한 교사처럼, 평범하여 평상시엔 드러나지 않는다. 이들은 평상시, 자신의 가족을 괴롭히고 다른 사람을 속이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을 이용하는 자들이다. 그들은 스스로를 싸이코패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들이 범행을 저질러 교도소에 감금되어야만, 이 명칭이 붙여진다. 그들은 지금 우리와 함께 살고 있는 보통인간들이다.

     

우리가 힘을 가졌다고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이유가 있다. 양심을 가졌기 때문이다. 언제부터인가, 근본조의 과학자들은 인간을 이기적 유전자의 작품이며, 이타심은 혜택을 받기 위한 거짓이라고 설교한다.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을 오독한 결과다. 인간으로 태어난 우리는 타인의 고통에 연민을 느낀다. 만일 우리가 타인에게 고통을 주었다면, 양심의 가책을 느낀다. 싸이코패스는 양심의 가책을 거의 느끼지 못한다. 싸이코패스는 사랑, 우정 혹은 타인과의 감정공유를 느끼지 못한다. 그들이 타인과의 연결고리가 있다면, 그것은 타인을 자신이 마음대로 폭력을 가할 수 있는 소유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공감의 부재는 그들이 잔혹한 언행을 반복할 수 있는 근거다. 이들은 끔찍한 살해를 저질렀어도, 그 과정을 덤덤하게 서술할 수 있다.

     

타인과의 감정적인 교류부재는 술, 마약, 섹스, 도박, 폭력, 혹은 그와 관련된 동영상관람으로 채워진다. 싸이코패스를 가장 흥분시키는 중독은 상대방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권력이다. 그들이 살인자이든, 노숙자이든, 공무원이던, 기업의 대표이든, 정치인이든, 사이코패스의 마음은 타인을 마음대로 하고 싶은 마음으로 사로잡혀있다. 그들에게 절대 권력만큼 짜릿한 것은 없다. 절대권력자만큼 심한 싸이코패스는 없다.

     

문제는 대부분의 우리사회에 퍼져있는 사이코패스를 찾아내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그들이 내면은 극악무도하지만, 겉보기에는 멀쩡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모두 ‘정상의 가면’을 착용한다. 그들은 우리 주위에서 서서히 교묘하게 공동체의 근간을 허문다. 그들은 자기애 인격장애자이며 이기적이다. 자신을 우주의 중심이며 법칙이라고 착각한다. 싸이코패스의 눈은 언제나 공허하고 차갑고 강렬하며 불안하다. 마치 악어의 눈과 같다. 우리 뇌중 가장 먼저 형성된 뇌간에 숨겨진 악어의 본능이다. 그들의 말은 일관성이 없고 단편적이다. 한 이야기에서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고 질문과 상관이 없는 대답을 한다. 대신 손과 몸을 과도하게 움직인다. 상대방을 속이려는 책략이다.

     

니체는 현대의 가장 위험한 우상을 정부라고 말한다. 그런 사이코패스가 한 나라의 수장이 되면, 국가는 물론 인류의 운명이 위험에 빠진다. 우리는 마오쩌둥, 히틀러, 무솔리니와 같은 사이코패스가 저지른 말로는 형용할 수 없는 비극을 알고 있다. 그런 싸이코패스들은 우리주위에도 있다. 탄핵을 22번이나 남발한 민주당이나, 계엄을 야당을 겁주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 대통령이나, 절대권력의 권좌에 올라 미국국민을 위한답시고, 권력을 미친 듯이 흔드는 미국 대통령이나, 그 눈치를 보며 계산기를 두들기며 아부하고 미 IT기업 회장들이나, 그 가운데 생존하기 위해 눈치를 보고 겁에 질려있는 우리들도 사이코패스들이다. 나는 김정은, 푸틴, 시진핑, 에르도완, 알 아사드만 사이코패스인줄 알았다. 그들은 타인의 고통에는, 혹은 자신과 다른 편에 있는 사람들의 아픔에는 아무런 느낌이 없다. 이들에겐 아직 치료방법이 없다. 불안한 저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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