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 (水曜日, 1st/365) “당신은 보람을 느끼는가?”
요즘 생긴 버릇이 있다. 밤하늘에 총총하게 나타나는 별들을 관찰한다. 북두칠성을 가만히 보기 시작하면, 안보이던 별들이 서서히 자신의 모습을 드러낸다. 힐끗 볼 때는 없었는데, 자세히 보는 정성을 바치니 수많은 별들이 나의 관찰에 빛으로 반응한다. 너무 많은 별들이 등장하여 나를 하늘로 끌고 올라가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시간은 멈춘 적이 없기에, 하루가, 1년이고, 1년이 10년이며, 10년이 일생이다. 우리는 편의상, 오늘을 2025년의 첫 날이라고 정했지만, 여느 날과 달라진 것은 없다. 우리는 그렇게 손안에 쥔 모래처럼 빠져나가는 세월이 아까워, 12달과 1년을 정해 놓는다. 새해가 되면, 올해는 작년과 다른 인생을 살겠다고 작심하지만, 작심삼일이다. 출구가 보이지 않는 컴컴한 터널을 지나고 있는 우리에게 희망의 출구는 있는가? 솔로몬이 <전도서>에서 외친 것처럼, 모든 것이 결국 수증기처럼 금방 사라지는 허무인가?
나는 하루를 삶이란 순례의 한 구간이라고 여긴다. 그것을 상기하는 구별된 습관이 아침산책이다. 오늘은 샤갈과 마을로 내려갔다. 오전 7시인데 영하 7도다. 샤갈을 앞세워 한참 걷는다. 산책에서 가장 중요한 구간은 시작도 아니고 끝도 아니다. 나와 샤갈이 발을 차례로 땅에 딛고 공중으로 부양시키는 이 순간이다. 산책은 몸과 마음을 하나로 일치시켜 영혼을 일깨우는 수련이다.
지구가 태양주위를 1년에 한 바퀴 돌고, 태양계안에 있는 별들로, 자신들이 있어야할 그 자리에 등장한다. 우주가 정해진 틀 안에서 영원하게 회기한다면, 우리의 각자 인생도 정해진 틀이 있는가? 새로운 것을 시도하려는 노력으로 나에게 주어진 운명을 바꿀 수가 있는가? 아니면, 그 운명이 무엇이던 간에,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살아야하는가? 인간은 다른 동물과는 달리, 고상한 생각과 행동을 하는가? 아니면,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흙으로 돌아가는 동물인가?
내가 며칠 전에 번역한 <전도서> 3장 1-10절에 이어, 불교에서 말하는 시절인연과 유사한 내용을 솔로몬은 이렇게 말한다. <전도서> 3장 11-22절의 내용을 히브리어 원문에서 다음과 같이 번역해 보았다:
11.
אֶת־הַכֹּ֥ל עָשָׂ֖ה יָפֶ֣ה בְעִתֹּ֑ו גַּ֤ם אֶת־הָעֹלָם֙ נָתַ֣ן בְּלִבָּ֔ם מִבְּלִ֞י אֲשֶׁ֧ר לֹא־יִמְצָ֣א הָאָדָ֗ם אֶת־הַֽמַּעֲשֶׂ֛ה
אֲשֶׁר־עָשָׂ֥ה הָאֱלֹהִ֖ים מֵרֹ֥אשׁ וְעַד־סֹֽוף
하나님은 만사를 영원회기의 시간 안에서 가장 적절한 시간에 일어나도록 정하셨다. 하니님은 또한 아ᅟᅵᆫ인간의 심장에 영원을 헤아려 알 수 있는 비밀을 숨겨 두셨다. 그러나 잠시 살다 흙으로 돌아갈 수밖에 사람은 하나님이 우주가 시작된 처음부터 우주가 끝나는 마지막까지 해 놓으신 섭리를 발견할 수 없다.
12.
יָדַ֕עְתִּי כִּ֛י אֵ֥ין טֹ֖וב בָּ֑ם כִּ֣י אִם־לִשְׂמֹ֔וחַ וְלַעֲשֹׂ֥ות טֹ֖וב בְּחַיָּֽיו׃
아, 나는 이제 깨달아 알았다, ‘지금 이 순간에 기쁘게 사는 것, 즉 살면서 자신의 양심에 거리낌이 없어 좋고. 당연히 타인에게도 싱그러운 일을 하는 것보다, 더 보람된 일이 없다는 것을!’
13.
וְגַ֤ם כָּל־הָאָדָם֙ שֶׁיֹּאכַ֣ל וְשָׁתָ֔ה וְרָאָ֥ה טֹ֖וב בְּכָל־עֲמָלֹ֑ו מַתַּ֥ת אֱלֹהִ֖ים הִֽיא׃
사람이 자신이 하는 모든 수고를 통해, 배고프지 않게 먹을 수 있고, 목마르지 않게 마실 수 있고, 자시의 삶에서 최선을 추구하는 자신을 스스로 눈을 확인할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하나님의 주신 선물이 아닌가!
14.
יָדַ֗עְתִּי כִּ֠י כָּל־אֲשֶׁ֨ר יַעֲשֶׂ֤ה הָאֱלֹהִים֙ ה֚וּא יִהְיֶ֣ה לְעֹולָ֔ם עָלָיו֙
ין לְהֹוסִ֔יף וּמִמֶּ֖נּוּ אֵ֣ין לִגְרֹ֑עַ וְהָאֱלֹהִ֣ים עָשָׂ֔ה שֶׁיִּֽרְא֖וּ מִלְּפָנָֽיו
이제 나는 깨달아 알았다. “하나님이 하시는 모든 일은 언제나 한결같이 영원하다는 사실을. 거기에다가는 무엇을 보탤 수도 없고 무엇을 뺄 수도 없다. 하나님은 사람들이 자신 앞에서 두려워하게, 그 어느 것도 더할 수도 없고 뺄 수도 없게 만드셨다. 우리는 이것을 영원회기라고 부른다.
15.
מַה־שֶּֽׁהָיָה֙ כְּבָ֣ר ה֔וּא וַאֲשֶׁ֥ר לִהְיֹ֖ות כְּבָ֣ר הָיָ֑ה וְהָאֱלֹהִ֖ים יְבַקֵּ֥שׁ אֶת־נִרְדָּֽף׃
지금 있는 것 이미 과거에 있던 것이고, 앞으로 미래 있을 것도 이미 있었던 것이다.
하나님은 이전에 지나 간 것을 다시 추구하여 인간에게 보여주신다.
16.
וְעֹ֥וד רָאִ֖יתִי תַּ֣חַת הַשָּׁ֑מֶשׁ מְקֹ֤ום הַמִּשְׁפָּט֙ שָׁ֣מָּה הָרֶ֔שַׁע וּמְקֹ֥ום הַצֶּ֖דֶק שָׁ֥מָּה הָרָֽשַׁע׃
나는 또한 태양아래서 다음과 같은 것을 보았다. 정의가 있어야할 그 곳에 악이 있고, 의로움이 있어야 할 곳에 악이 있다. 우리는 정의와 의로움이 있는 곳에, 선이 존재해야한다고 생각이지만, 이것은 착각이다. 신이 우주와 세상을 관장하는 섭리는, 우리의 이성을 넘어서는 신비이기 때문이다.
17.
אָמַ֤רְתִּֽי אֲנִי֙ בְּלִבִּ֔י אֶת־הַצַּדִּיק֙ וְאֶת־הָ֣רָשָׁ֔ע יִשְׁפֹּ֖ט הָאֱלֹהִ֑ים כִּי־עֵ֣ת לְכָל־חֵ֔פֶץ וְעַ֥ל כָּל־הַֽמַּעֲשֶׂ֖ה שָֽׁם׃
나는 마음속으로 생각하였다. "의인도 악인도 하나님이 심판하실 것이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고, 모든 행위는 그것이 알맞은 운명적인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악인이 성공한다고 선인이 실패한다고 너무 낙심하지 말아라.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시간이 흘러가면, 합동하여 선을 이루기 때문이다.
18.
אָמַ֤רְתִּֽי אֲנִי֙ בְּלִבִּ֔י עַל־דִּבְרַת֙ בְּנֵ֣י הָאָדָ֔ם לְבָרָ֖ם הָאֱלֹהִ֑ים וְלִרְאֹ֕ות שְׁהֶם־בְּהֵמָ֥ה הֵ֖מָּה לָהֶֽם׃
나는 또 마음속으로 인간 됨됨이를 생각해 보았다: 하나님은 사람이 짐승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하는 지를 알아보기 위해, 그들은 시험하시고 정화하신다. 인간이 시험을 통해, 자신의 몸과, 정신과 영혼에서 쓸데 없는 것들을 정기적으로 배설시킬 때, 그는 짐승이 아니라 인간이다.
19.
כִּי֩ מִקְרֶ֨ה בְֽנֵי־הָאָדָ֜ם וּמִקְרֶ֣ה הַבְּהֵמָ֗ה וּמִקְרֶ֤ה אֶחָד֙ לָהֶ֔ם כְּמֹ֥ות זֶה֙ כֵּ֣ן מֹ֣ות זֶ֔ה
ר֥וּחַ אֶחָ֖ד לַכֹּ֑ל וּמֹותַ֨ר הָאָדָ֤ם מִן־הַבְּהֵמָה֙ אָ֔יִן כִּ֥י הַכֹּ֖ל הָֽבֶל
그러나, 사람에게 닥치는 운명이나 짐승에게 닥치는 운명이 같다. 하나가 죽듯이 다른 하나도 죽는다. 둘 다 숨을 쉬지 않고는 못 산다. 사람이라고 해서 짐승보다 나을 것이 무엇이냐? 모든 것이 헛되다. 그러나, 인간으로 ‘우연히’ 태어났는데, 인간됨을 너무 으스대지 말고 다른 동물을 학대하지 말아라.
20.
הַכֹּ֥ל הֹולֵ֖ךְ אֶל־מָקֹ֣ום אֶחָ֑ד הַכֹּל֙ הָיָ֣ה מִן־הֶֽעָפָ֔ר וְהַכֹּ֖ל שָׁ֥ב אֶל־הֶעָפָֽר׃
둘 다 같은 곳으로 간다. 모두 흙에서 나와서, 흙으로 돌아간다. 인간이가 동물이나 식물이나 모두 흙으로 돌아간다.
21.
מִ֣י יֹודֵ֗עַ ר֚וּחַ בְּנֵ֣י הָאָדָ֔ם הָעֹלָ֥ה הִ֖יא לְמָ֑עְלָה וְר֙וּחַ֙ הַבְּהֵמָ֔ה הַיֹּרֶ֥דֶת הִ֖יא לְמַ֥טָּה לָאָֽרֶץ׃
종교인들은, 사후세계를 만들어, 사람의 영은 위로 올라가고 짐승의 영은 아래로 내려간다고 자장하지만, 누가 그것을 알겠는가? 당신은 죽어 보았는가?
22.
וְרָאִ֗יתִי כִּ֣י אֵ֥ין טֹוב֙ מֵאֲשֶׁ֨ר יִשְׂמַ֤ח הָאָדָם֙ בְּֽמַעֲשָׂ֔יו כִּי־ה֖וּא חֶלְקֹ֑ו כִּ֣י מִ֤י יְבִיאֶ֙נּוּ֙ לִרְאֹ֔ות בְּמֶ֖ה שֶׁיִּהְיֶ֥ה אַחֲרָֽיו׃
그리하여 나는, 사람에게는 자기가 하는 일에서 보람을 느끼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는 것을 알았다. 그것은 곧 그가 받은 몫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죽은 다음에, 그에게 일어날 일들을 누가 그를 데리고 다니며 보여 주겠는가? 자신이 하는 일에 보람을 느낄 정도로 최선을 다는 것이 인간에게 최선의 운명이다.
사진
<뉴욕 아디론닥 호수An Adirondack Lake>
미국 풍경화가 윈슬로 호모(1836-1910)
유화, 1870, 61.6 cm x 97.2 cm
시애틀 헨리 아트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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