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8.12.(月曜日, 221th: 黎明默想) “미명微明”
입추가 지나면서 기적이 일어났다. 열대야가 사라지고, 이른 아침과 저녁은 제법 선선하다. 지구가 태양계안에서 생존하기 위해, 최적의 원칙을 고수해왔고, 그것을 실천하고 있다. 태양이 지구에 살고 있는 만물들의 안녕을 위해, 하지에 지구를 힘껏 당겼다가, 그 당김을 조금씩 느슨하게 풀어준다. 자신이 조절할 수 있는 가장 먼 거리의 시간인 동지까지 튕겨 나감을 매일 매일 미세하게 허락할 것이다.
태양은 언제나 어둠속에서 어둑어둑하게 찾아온다. 새벽에 밝아오는 태양은 미명微明이다. 너무 미세하지만, 이내 밝음으로 우리 모두에게 하루를 선물한다. 이른 아침에 읽은 <도덕경> 36장에서 깨달음의 삶을 ‘보이지 않는 빛’ 즉 ‘미명’이라고 정의하였다. 다음은 그 원문과 번역이다.
將欲翕之 必姑張之 (장욕흡지 필고장지)
“당신이 장차 무엇인가 거두고 싶으면,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먼저 베푸는 것입니다.”
將欲弱之 必姑强之 (장욕약지 필고강지)
“당신이 누군가를 약하게 만들고 싶으면,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먼저 강하게 만드십시오,”
將欲去廢之 必姑與之 (장욕거폐지 필고여지)
“당신이 누군가를 무너뜨리고 싶다면, 반드시 해야할 일이 있습니다.
먼저 일으켜 세우십시오”
將欲奪之 必姑予與之 (장욕탈지 필고여여지)
“당신이 무엇을 빼앗고 싶다면, 반드시 해야할 일이 있습니다.
먼저 권력과 명예, 혹은 돈을 주십시오”
是謂微明 (시위미명)
“그러므로 이를 일컬어 ‘보이지 않는 빛’ 즉, 미명이라고 부릅니다.”
柔弱勝剛强 (유약승강강)
“부드럽고 약한 것이, 단단하고 강한 것을 이깁니다.”
魚不脫於淵 (어불탈어연)
“물고기는 연못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國之利器 不可以示人 (국지리기 불가이시인)
“나라에게 이익이 되는 큰 그릇은 남에게 보이면 안됩니다.”
우리가 무엇인가 성과를 내고 싶다면, 그것에 정성을 베풀어야 한다.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과 공간이라는 하루에 정성을 쏟지 않는다면, 성과를 낼 수 없다. 어떤 사람이 훌륭한 사람인지 평가하려면, 그에게 명성, 권력, 혹은 돈을 선물해 보면 안다. 대부분이 이 세 가지 버거운 괴물과 대결하여 참패하게 되기 때문이다. 명성, 권력, 혹은 돈은, 원래 주인이 잠시 나에게 타인에게 배푸라고 맡인 달란트다. 우리는 자신이 세상에서 일정한 성과를 내고 성공을 하면 우쭐한다. 그 우쭐은 폐망의 조짐이다. 타인의 평가와 환호성에 성마른 언행은, 쉽게 요동치는 타인의 변덕 때문에 추락하기 십상이다. 하늘 높이 올려진 공은 일정한 시점에 반드시 아래도 떨어지게 마련이다. 그러니 올라가는 것은 내려가는 것이다.
노자는 삶의 철학을 보이지 않는 빛, ‘미명’이라고 부르고, ‘미명’을 ‘부드럽고 약한 것’이지만, ‘단단하고 강한 것’을 이긴다고 선언한다. 그런 후, 자신의 삶을 주도하고 싶은 리더들, 우리 사회의 공동체를 이끌고 싶은 리더들에게 ‘미명’은 물고기가 연못을 떠나서는 살 수 없는 것처럼, 삶의 원칙이자 기반이라고 설명한다. 자신이 사는 공동체의 큰 이익을 가져다주는 큰 그릇은, 쉽게 자신을 드러내지 말라고 충고한다. 보이지 않는 빛을 유지할 수 있는 힘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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