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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7.13.(土曜日) “다윗의 오른손”

2024.7.13.(土曜日) “다윗의 오른손”

     

내일은 ‘자기치유의 글쓰기 수업’ 열 번째, 마지막 수업이다. 60여분이 등록하셨고 30여분이 매주 에세이를 제출하셨다. 이 수업이 나와 그들의 삶에 큰 변화의 불씨가 되었을 것이다. 나는 이 수업을 미켈란젤로의 <다윗상>, 특히 그의 오른손 조각으로 수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미켈란젤로는 자신이 <다윗상>을 조각한 이유는 조각상 오른손 안에 숨겨놓았다. 손으로 쥐고 있기 때문에 여러분이 피렌체 아카데미아 미술관에 가서 540cm의 거대한 조각상을 직접 보아도, 그 비밀을 알 수 없다. 미켈란젤로가 그 비밀을 오른손 안에 숨겨놓았기 때문이다. 드러난 것은, 드러나지 않는 것들의 불완전한 표현이다. 이 조각상은 구약성서 <사무엘상>에 등장하는 이야기를 표현하였다. 기원전 12세기 에게해에서 몰려온 블레셋인들이 지중해 5개 도시를 점령하여 주둔하였다. 마침 이집트에서 탈출한 히브리인들도 점차로 가나안 지역에 정착하고 있으면서 군사적인 갈등을 일으켰다.

     

지금 사울이 이끄는 오합지졸의 이스라엘 군대와 철기로 무장한 블레셋 군대가 엘라 평원에 집결하였다. 등치 큰 사울이나 그의 장군들고 거인 골리앗을 보고 공포에 휩쌓였다. 예전 전쟁에서 서로가 치명적인 파괴를 막기 위해, 일대일 결투로 전쟁을 마무리하는 관습이 있었다. 다윗이 호출되어, 지금 엘라 평원에서 블레셋 장군 골리앗과 결투하기 위해 서 있다, 다윗 뒤편으로는 사울 왕과 그의 장군들, 그리고 다윗을 인정할 수 없는 형들이, 자신들 앞에 벌어진 상황을 반신반의하는 눈으로, 혹은 시기-질투로, 혹은 무모한 짓을 벌이다 차라리 죽었으면 좋겠다는 악의를 지니고 지켜보고 있었다.

     

골리앗은 지난 일주일동안 일대일 결투를 벌일 자를 소환하였지만, 아무도 내보내지 않는 이스라엘을 조롱해왔다. 그는 전투경험이 전혀 없는 홍안의 청년, 다윗의 등장을 보고, 허망하게 웃으면서 말한다. “내가 개냐? 내가 너의 몸을 산산조각내어, 살점을 들짐승과 독수리에게 먹이로 주겠다!”라고 호통친다. 다윗은 눈도 깜짝하지 않는다. 골리앗이 무서워서가 아니라, 골리앗이 무식해서 자신이 하는 행동이 무슨 결과를 일으킬지 전혀 에상을 하지 못하고 지껄이는 말이기 때문이다. 다윗은 저 멀리 떨어진 골리앗을 응시한다. 거인에 걸맞는 무거운 투구와 방패, 그리고 긴 칼을 들고 있다. 다윗의 응시凝視는 상대방의 장점과 단점을 파악하고, 단점을 파고들어 상대방에 결정타를 날릴 전략을 순간적으로 구상하는 실력이다.

     

이 결정적인 순간에 다윗은 왼손에 들고 있었던 무릿매 속에서 돌멩이 하나를 꺼내 오른손에 쥐었다. 그는 이 돌맹이로 자신의 양떼를 공격하는 늑대와 곰, 심지어 사자까지 물리쳐왔다. 그 앞에선 골리앗은, 거동이 불편한 거인병 환자일 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그의 몸집 크기를 보고 겁을 내지만, 다윗은 달랐다. 일대일 대결에서 중요한 것은 신속한 판단력과 상대방이 예상할 수 없는 기습공격이다. 다윗은오른 손에 쥔 조약돌 끝을, 오른쪽 허벅지에 살포시 뉘었다. 그 무게가 다리를 통해 온몸에 전율하며 퍼진다. 다윗은 스스로에게 말한다. ‘나는 이 조약돌을 네 이마 정중앙에 명중시킬 것이다. 그러면 너를 땅바닥에 넘어질 것이고, 나는 네가 기절하고 있는 동안, 네게 달려가, 너의 큰 칼을 뽑아 들어, 중력의 힘으로 네 목을 자를 것이다.’

     

다윗의 조약돌은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첫째, 이 조약돌은 다윗이 양떼를 치면서 자주 드나들던 시냇가에서 주운 돌멩이다. 우리의 운명을 바꿔줄 결정적인 도움은, 매일 내가 하는 일에서 발굴되는 어떤 것이다. 다윗은 시냇가 자갈들을 단순히 자갈로 보지 않고, 자신과 양들의 목숨을 위협하는 들짐승을 물리치는 도구란 사실을 발견發見하였다. 둘째, 다윗은 자신이 고른 조약돌을 갈고 닦았다. 아무리 내가 좋은 원석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것이 치명적인 무기가 되도록 부드럽고 동시에 날카롭게, 자신 손에 쏙 들어오면서, 무릿매를 돌려 가장 강력하게 발사될수 있는 모양을 만들어야한다. 이 조약돌은 아무런 돌이 아니라, 가장 치명적인 무기가 되기 위해 절차탁마切磋琢磨한 무기다. 셋째, 다윗이 처음부터 돌팔매질을 잘한 것은 아니다. 오늘날 올림픽 투창이나 투포환선수처럼, 끊임없는 연습을 통해, 백발백중의 실력을 유지하였다. 위대한 피아니스트가 말한것처럼, 3일을 연습하지 않으면, 관객이 알고, 2일을 안하면, 음악비평가들이 알고, 1일을 안하면, 완벽한 연주를 지향하는 연주자 자신이 안다. 다윗은 아마도, 골리앗과 정면대결하기 전에, 천막 뒤에서 몇 번이고 돌팔매질을 연습했을 것이다. 이 간절함과 끊임없는 수련, 그리고 자신이 실패할 수도 있다는 겸허謙虛한 마음이 목동 다윗을 영웅 다윗으로 변모시켰다.

     

다윗의 조약돌은 일상발견, 절차탁마, 겸허의 상징이다. 다윗이 조약돌을 쥐는 순간, 심장의 피가 오른 손으로 내려가 핏줄이 부풀어 올랐다. 미켈란젤로는 이 운명적인 순간을 다윗의 오른 손, 특히 그 끝만 보이는 조약돌로 표현하였다.

     

사진

<다윗의 오른 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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