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6.25. (火曜日, 625기념일) “When Great Trees Fall by Maya Angelou”
아버님은 625때 학도병이셨다. 일산집에 가면, 학도병사진과 참전용사증이 거실진열대 가운데 놓여있다. 사선을 넘나드며, 자신이 대한민국의 발전에 기여하신 것을 인생의 보람으로 여기신다. 한 공동체를 궤멸시키는 괴물은 외부에 있지 않고 내부에 있다. 아테네는 기원전 5세기 당대 최강제국이었던 페르시아를 마라톤 전쟁과 살라미스 전쟁으로 이겨냈지만, 스파르타와의 30년 전쟁으로, 그 황금기가 마감하였다. 멀리 마케도니아에 등장한 알렉산더와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정치적-철학적 헤게모니를 넘겨주었다. 이념이 다르다는 이유로 3년 동안 동족상잔의 비극의 주인공인 우리는, 우리의 부모들이 이 땅에 뿌린 고귀한 피를 생각하고, 전쟁이 아닌 평화와 대화로 갈등 해결을 스스로 다짐해야 한다.
참사와 재앙은 장님이다. 언제나, 누구에게나 올 수 있다. 아무리 유비무환의 정신으로 준비하여도, 우연히 그리고 갑작스럽게 우리를 덮친다. 우리는 참사와 재앙을 통해 얻어야 할 혜안에 귀머거리다. 이테원참사, 채상병 사건에 대해 대충 처리하고, 어제 일어난 외국 여성노동자 참사도 망각의 늪에 빠질 것이다. 한동안 몇몇 위정자들이 노란 잠바를 입고 현장에 돌아다니고 악어의 눈물을 보일 것이다. 그러다 이 사건의 시사하는 바를, 깨닫지 못하고, 우리의 기억에서 사라질 것이다. 망각이 중독된 민족엔 희망이 없다.
이 참사들은 인간에게 깨우침을 주고 겸손하게 살라는 자연의 가르침이다. 지난 일요일 저녁 다윗 성경공부 7번째 수업에서 미국 시인 마야 안젤루의 “거대한 나무가 넘어질 때”When great trees fall라는 시를 소개하였다. 파란만장한 삶을 살고, 자신의 경험을 단어 하나하나, 문장 한 구절 한 구절에 담았다.
시는 상징이다. 그녀가 삶에 얻은 혜안에 내 삶으로 들어와 간접경험으로 공감하여 내 삶의 자양분이 되기 위해서는 나만의 알레고리allegory해석되어야 한다. 시는 가만히 읽고 상상하고 자신의 삶에 적용될 때, 비로소 읽혀진다. 이 시를 자신의 생계를 위한 한국 배터리 공장에서 쓰러져 간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이 시를 바친다.
When Great Trees Fall
Maya Angelou (1928-2014)
When great trees fall,
rocks on distant hills shudder,
lions hunker down
in tall grasses,
and even elephants
lumber after safety.
거대한 나무가 넘어질 때,
멀리있는 언덕의 바위는 전율하고
사자는 길쭉한 풀사이에서
몸을 숨기고,
심지어 코끼리들은
안전한 곳을 찾아 쿵쿵거리며 달아난다.
When great trees fall
in forests,
small things recoil into silence,
their senses
eroded beyond fear.
숲에서
거대한 나무가 넘어질 때,
작은 것들은 침묵으로 움츠리고
그들의 오감은
공포에 떨며 마비된다.
When great souls die,
the air around us becomes
light, rare, sterile.
We breathe, briefly.
Our eyes, briefly,
see with
a hurtful clarity.
위대한 인물이 죽을 때,
우리를 둘러싼 공기는
가벼워지고, 희박해지고, 메마르게된다.
우리는 잠시 숨을 쉰다.
우리의 눈은 잠시
상처를 입은 채로 분명하게 본다.
Our memory, suddenly sharpened,
examines,
gnaws on kind words
unsaid,
promised walks
never taken.
우리의 기억은,
갑자기 또렸해진 후,
말하지 않는 친절한 말과
결코 걸어 본 적이 없는 약속한 산책에 대해
음미하고 곱씹어 본다.
Great souls die and
our reality, bound to
them, takes leave of us.
Our souls,
dependent upon their
nurture,
now shrink, wizened.
위대한 영혼은 죽고
그들과 엮여 있는 우리의 현실은
우리를 떠난다.
그들의 교육에 의존하는
우리의 영혼은
지금 줄어들고 기가 죽는다.
Our minds, formed
and informed by their
radiance, fall away.
We are not so much maddened
as reduced to the unutterable ignorance of
dark, cold caves.
그들의 광휘로 형성되고
내재화된 우리의 마음은
쓰러진다.
우리는 어둡고 추운 동굴에서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무식으로
돌아간 것에 무척 화난 것은 아니다.
And when great souls die,
after a period peace blooms,
slowly and always
irregularly. Spaces fill
with a kind of
soothing electric vibration.
그리고 위대한 영혼이 죽을 때,
평화의 시기가 꽃을 피운 후,
만물이 천천히 그리고 언제나
불규칙하게 흘러간다. 공간은
마음을 진정시키는 전기진동으로
가득찬다.
Our senses, restored, never
to be the same, whisper to us.
They existed. They existed.
We can be. Be and be
better. For they existed.
이전과 결코 동일하지않는
우리의 회복된 오감은 우리에게 속삭인다.
그들이 존재했었다. 그들이 존재했었다.
우리는 될 수 있다. 되고
나아질 수 있다. 그들이 살았던 이유다.
사진
<마야 안젤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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