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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4.24. (水曜日) “절도竊盜” (함무라비 법전, 제 6조항)

2024.4.24. (水曜日) “절도竊盜” (함무라비 법전, 제 6조항)

     

함무라비의 조상은 원래 떠돌이 아모리인이었다. 메소포타미아 남부에 우르와 우룩과 같은 도시에서 인류 최초의 문명을 구가하던 수메르인들은 기원전 2004년에 멸망한다. 오늘날 이란지역에서 거주하던 엘람인들이 침공하여 역사안에서 자취를 감춘다. 그들은 오늘날 시리아 지역에서 대거 이주해온 유목민인 아모리인들이 들어와 건설한 바빌로니아 문명에 통합되었다. 수메르인들인 아모리인들을 ‘마르투’(𒈥𒌅𒆠), 즉 ‘서쪽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불렀다. 구약성서에서는 유일신 종교, 즉 유대교, 그리스도교, 이슬람교의 시조인 아브라함이 아모리인으로 소개한다. 아브라함의 조상들은 서쪽에서 이주해와 ‘우르’에 정착하였다.

     

아모리들의 원래 어떤 종류의 집단이었는지를 알려주는 수메르 신화가 있다. ‘마르투의 결혼’이란 신화다. 이 신화에서 카잘루라는 수메르 도시를 다스리는 신의 딸이 ‘마르투’라는 젊은 신과 결혼하려 하자, 그녀의 친구들이 결혼을 반대한다. 마르투는 짐승과 같은 야만인이기 때문이다. 그는 가옥이 아니라, ‘산에 천막을 치고 거주하는 자’이며, ‘날고기를 먹는 자’이고 수메르어도 모르고 아카드어도 몰라 ‘개처럼 울부짖는 자’로 묘사되었다. 구약성서에서도 아모리인들이 산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단서가 있다. 아브라함이 신봉하던 신명이 히브리어로 ‘엘 샤다이’인데, 그 의미는 ‘산에 거주하는 신’이란 의미다. 이 신명을 후대 번역본에서는 ‘전능하신 하느님’으로 오역하였다.

     

함무라비는 자신의 미천한 과거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람이었다. 그의 아버지 신-무발리트를 이어 왕좌에 올라, 전통적인 수메르 도시가 아니라, 새로운 도시를 바빌론 제국의 수도로 삼고, 새로운 신, 마르둑을 주신으로 모셨다. 바빌론은 ‘신이 드나드는 성문’이란 의미이고 마르둑은 ‘태양신의 아들’이란 뜻이다. 그는 기원전 1792년에 바빌론의 왕좌에 올라, 36년동안 바빌론을 다스렸다. 당시 인간 수명이 기껏해야 40년이지만, 함무라비는 예외적으로 70세까지 살았다.

     

‘함무라비’Hammurabi라는 이름의 의미는 ‘가문Hammu이 위대하다rabi’라는 뜻이다. 함무라비는 바빌론을 도시국가를 넘어서 고대 근동 전체를 제국으로 통치할 성문법이 필요했다. 이전에 파편으로 존재했던 수메르 시대 ‘우르카긴나 법전’이나 ‘우르남무 법전’을 능가하는 바빌론 사람, 모두에게 적용되는 282개 조항을 함무라비 법전에 남겼다. 그는 제1조항에서 제5조항까지 무고죄를 다루었다. 그는 무고를 제국의 근간을 흔드는 최악의 범죄로 여겼다. 무고를 제기하는 자들에게 사형이라는 엄중한 죄과를 물었다.

     

함무라비는 ‘무고죄’에 다음에 바로 ‘절도죄’를 제6조항에서 제13조항까지 절도죄에 대한 판결을 제정하였다: (6) 신전기물 절도; (7-8) 영수증이 없는 기물에 관련된 절도; (9-13) 위조 영수증에 관련된 절도

왜 함무바리는 절도죄를 무고죄 바로 무거운 죄로소개하였는가? 절도죄를 기술한 대한민국 형법 329조는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는 6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절도죄는 자신의 수고로 얻은 사유재산에 관한 물권을 침해당하는 중대범죄다. 함무라비는 절도죄를 인간을 직접 해치는 살인죄나 강도죄와 함께 강력범죄로 여겼다.

     

오늘날 그리스도교 교리의 핵심인 ‘원죄’는 인간이 저지른 최초의 절도사건에서 시작한다. 구약성경 <창세기>에는 인류의 기원을 담은 이야기가 있다. 신은 우주를 창조한 후, 최초의 인간들인 아담과 이브를 위해 ‘에덴’이란 정원을 만들었다. 신은 그들에게 정원에 있는 모든 나무의 열매를 따 먹을 수 있지만, ‘선과 악을 분별하게 하는 지식의 나무’의 열매를 따 먹지 말라고 경고한다. 소위 ‘선악과’라는 과실은 신의 소유로, 성물聖物이다. 인간이 지닌 호기심은, 모든 것을 어기는 본능이다. 이브가 뱀의 부치김을 물리치지 못하고 먼저 선악과를 먹고, 아무 생각이 없는 아담도 먹는다. 이 행위가 아담과 이브가 에덴동산으로부터 쫓겨나는 이유가 되었다.

     

그리스도교의 핵심교리, ‘원죄론’을 만든 신학자 아우구스티누스(354-430년)는 <고백론> 2권에서 자신이 십 대에 저지른, 절도 행각 한 가지를 소개한다. 그는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문란한 생활을 하고 닥치는 대로 물건을 훼손하고 훔치는 ‘파괴자들’이었다. 어느 날 밤, 그는 친구들과 집으로 돌아오고 었다. 그들은 잘 익은 배가 주렁주렁 달린 배나무를 한 집에서 보았다. 평범한 배들이었다. 그들은 배들을 서리하기 시작한다. 40대 중반이 된 아우구스티누스는 어린 시절 절도사건을 회고하면서 중요한 사실을 발견한다. 그는 분명 배를 서리하고 먹지 않았다. 그가 그 배를 서리한 이유는, 절도라는 악 자체가 주는 짜릿함 때문이란 사실을 발견하였다. 그는 서리한 배들을 돼지들에 아무런 이유 없이 던져준다. 인간에겐 자신의 양심을 거역하고 싶은 욕망이 있다. 바로 다른 사람이 소유를 훔치려는 욕망이다.

     

함무라비는 ‘제6조항’에서 신이나 신전에 속한 성물에 대한 절도를 다음과 같이 기술한다: “만일 자유인이 신이나 신전의 물건을 훔치면, 그 자유인을 죽임을 당할 것이다. 그리고 그의 손으로부터 그 훔친 물건을 받은 자는 죽임을 당할 것이다.”

     

위 아카드어 문장에서 사용된 ‘훔치다’라는 의미를 지닌 아카드어 동사 ‘이슈릭išriq’은 다음과 같이 다양한 의미를 지닌다; (1) 물건을 훔치다; (2) 강탈하다; (3) 사기를 치다; (4) 횡령하다; (5) 납치하다; (6) 위증하다. 자유인이 신전에 있는 물건을 훔치는 행위는, 신을 상대로 강탈하고 사기를 치고 심지어 성물을 납치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중범죄다.

     

바빌로니아인들은 당시 물건을 사고 팔 때, 반드시 토판문서로 영수증을 주고받았다. 만일 자유인이 다른 자유인과의 거래에서, 자신이 소유한 물건에 대한 증인이나 영수증을 제시하지 못해도 그는 사형을 당했다. ‘제7조항’은 다음과 같다: “만일 자유인이 다른 자유인의 아들 혹은 다른 자유인의 종으로부터 은이나 금이나 남종이나 여종이나 소나 양이나 당나귀나 혹은 그 이름이 무엇이든지 증인이나 약정서없이 받는다면, 그가 심지어 그것을 보관하기 위해 수용했더라도, 그 사람은 죽임을 당할 것이다.”

     

제8조항은 신전소유의 가축이나 물건에 대한 조항이다. 만일 한 자유인이 소나 양이나, 당나귀나 돼지나 배를 훔친다면, 그것이 신이나 신전에 속한 것이라면, 그 가치의 30배를 지불해야 한다. 만일 그것이 소작농小作農의 소유라면, 10배로 되갚아야 한다. 만일 그 도둑이 지불 할 만큼의 돈이 없다면, 그는 죽임을 당할 것이다.” 이 조항에서는 동일한 절도죄이지만, 피해 당사자가 신전이라면 30배를 갚아야하고,

     

바빌로니아가 아직 계급사회였지만, 자신이 일한만큼 사유재산을 획득하게 되었다. 그 재산은 자신의 노동의 댓가로, 그 누구도 강탈할 수 없는 자유의 상징이다. 누군가 타인이 가지 물건을 탐하고 불법으로 절도하고 강탈하는 행위는, 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범죄다. 절도는 ‘선악과’이야기에서도 등장하는 것처럼, 타인이 가진 물건을 탐하는 인간의 본능과 깊이 연관되어있다, 모든 범죄들의 모체다.

     

사진

<함무라비 법전> 제6조항






     

*자역 (각 쐐기문자 음가)

šum-ma a-wi-lum NÍG DINGIR ù É.GAL Iš-riq, a-wi-lum šu-ú id-da-ak, ù ša šu-ur-qa-am i-na qa-ti-šu im-ḫu-ru id-da-ak.

*음역 (문법해석을 통한 읽기 발음)

šumma awīlum makkūr ilim u ekallim išriq, awīlum šû iddâk, u ša šurqam ina qātišu imḫuru iddâk. (발음: 슘마 아윌룸 마쿠르 일림 우 에칼림 이슈릭, 아윌룸 슈 이닥, 우 샤 슈르쿰 이나 까티슈 임후루 이닥)

*번역

“만일 자유인이 신이나 신전의 물건을 훔치면, 그 자유인을 죽임을 당할 것이다. 그리고 그의 손으로부터 그 훔친 물건을 받은 자는 죽임을 당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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