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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9.(水曜日, 한글날) “훈민정음訓民正音”

2024.10.9.(水曜日, 한글날) “훈민정음訓民正音”

     

대한민국이 스스로 소멸하고 있는, 이 정신적인 공황과 영적인 고갈로부터 탈출하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을 가만히 응시해야한다.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세계인들을 부러워할 수 있는 장점을 상기해야한다. 대한민국을 독창적인 두 가지를 소유한 국가다. 이 두 가지는, 태권도跆拳道와 훈민정음訓民正音이다.

     

태권도는 자신을 개선시키기 위한 훈련이다. 나이듬을 자연스럽게 수용하면서도, 나름대로 최상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한 우리만의 독특한 수련방식이다. 태권도는 일주일에 몇 번씩 정해진 장소에 가서, 도복으로 갈아입고 차렷 자세를 유지하고 사범님의 등장을 기다리는 설렘이다. 수련자는 인생의 도반들과 함께 손, 발, 다리, 몸, 머리, 눈을 가장 간결하고 강력하게 다듬어 움직인다. 신체훈련이 정신각성이며 영성깨우침으로 이어지는 발판이기 때문이다.

     

오래전에 부천 태풍태권도장의 수련정신을 다음과 같이 적어 준 적이 있다:

“도장은 보통 사람을 위대한 인간으로 변화시키는 기적의 장소입니다.”

體(신체), 德(인성) 智(지성).

     

도장은, 인간을 존재하게 만드는 시간과 공간의 중요성, 그리고 시간의 원칙인 변화를 수련하는 장소다. 부모로부터 신체를 지닌 존재로 태어난 보통 사람이, 신체 수련을 통해 자신이 위대한 인간으로 조금씩 변모하는 과정을 살펴보는 공간이다. 그 변화가 기적이다. 인간은 자신의 몸을 관리하고 다스릴 때, 인성과 지성을 개선할 수 있다. 매일 정해진 시간을 운동에 할애한다면, 그 정성이 그 사람의 영혼과 정신을 개조하기 시작한다. 태권도는 단순히 신체와 인성을 함께 훈련하는 무예다. 이 무예를 통해, 세상의 지식을 습득할 때, 그 사회가 필요한 인재가 된다.

     

태권도는 대중의 일부였던 아무개를 위대한 개인으로 탈바꿈하는 용광로다. 위대한 개인은 다음 세 가지 단계를 거쳐 변화한다.

     

1. 자기 발견 Self-discovery

2. 자기 극복 Self-overcoming

3. 자기 실현 Self-realization

     

태권도가 대한민국 국민 하나하나를 위대한 개인으로 탈바꿈한다면, 훈민정음은, 대한민국을 문화적인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변혁할 수 있는 위대한 가치를 품고 있다. 세종대왕은 ‘훈민정음訓民正音’이란 문자를 통해 인류 역사에 유래가 없었던 감동적인 표준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정교한 말과 소통은 인간을 다른 동물들과 구별하는 표시이며, 정성스런 글과 책은 이기심으로 가득한 인간이 다른 인간들과 어울려 살 수 있는 문화文化를 선물해 주었다. 그 문화를 소중하게 여기고 그것을 삶의 표준으로 만들려는 사람이 선진적인 개인이다.

     

문자의 기원은 요원하다. 인류는 아마도 4만년전부터, 늑대-개과 함께 살면서,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40만년전에 북아프리카에 처음 등장하기 시작한 ‘호모 사피엔스’는 당시 유럽에 70만년전부터 거주했던 네안데르탈인과 비교하여 별로 지적이지도 않고 강인하지도 않았다. 네안데르탈인은 독수리 날개뼈를 이용하여 오음계 음악을 작곡하고, 사자-인간과 같은 조각상을 창조하였다. 호모 사피엔스의 일부가 동굴로 내려가 벽화를 그리기 시작한 이유는, 개들과 동행하면서 삶의 여유가 생겼기 때문이다. 반려견 호모 사피엔스의 거주지를 밤에 지켜주었고, 낮에는 함께 사냥하여 만물의 영장이 되었다. 인류는 이때부터, 삶과 죽음, 사후세계, 자신과 동물과의 관계, 자연안에서 인간의 위치를 묵상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프상스 쇼베동굴에는 3만3000년전 추정되는 감동적인 벽화들이 등장한다.

     

여기 한 호모 사피엔스 사피엔스가 있다. 한 손에 목탄, 다른 손에 횃불을 가지고, 이제 인간의 절친이 된 늑대-개와 함께 칠흑같이 어두운 쇼베동굴에 들어갔다. 그 안에 곰이 겨울잠을 자고 있을지 모르기에 반려견과의 동반이 필수적이다. 쇼배동굴에는 인간과 개가 동행한 발자국이 종류석에서 흘러내려 아직 마르지 않는 진흙 바닥에 선명하게 찍혀있다. 인간은 자신이 낮에 보았던 질주하는 말을 상상하여 그렸다. 마르셀 듀상의 큐비즘 작품인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 그림이 등장하기 3만3천년전에 무명의 화가가 네 필의 말이 질주하는 모습을 혹은 말 한 마리가 움직이는 모습을 입체적으로 4D로 표현하였다.

     

아래 말이 질주로 힘들어 헐떡이는 호흡 소리까지 우리에게 전달한다. 이 그림을 전달한 구석기 시대 화가는, 자신의 흔적을 남기기 위해, 황토색 안료를 입에 물고 안료를 벽화에 불어넣었다. 자신의 손을 벽에 데고, 그 바깥을 표시하여 자신이 누구인지 알렸다. 이 네거티브 페인팅negative painting은 기원전 6000년부터 등장한 인장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네커티브 카빙negative carving이다.

     

문자는, 4만전부터 등장한 기호-상징과정을 거쳐, 기원전 9000년경 농업을 발견하여 정착하고 마을과 도시가 등장하여 거주민들의 상거래가 많아지면서, 차용관계를 알리는 영수증을 발행하기 위해 창제되었다. 기원전 3330년경, 그림문자가 처음으로 수메르와 이집트에 등장하였고, 기원전 2600년경, 음절문자가 본격적으로 인도, 메소포타미아, 이집트, 에게해에서 나타나기 시작한다.

     

훈민정음은 기원전 18세기에 처음으로 등장한 ‘알파벳 체계’의 후손이다. 서양인들이 사용하는 알파벳은 기원전 18세기, ‘히브리인들’이라는 무명의 떠돌이들이 만들었다. 후대에 기원전 12세기 페니키아 상인들의 문자가 되었고, 기원전 8세기 그리스로 전파되어 오늘날 서양인들이 사용하는 알파벳의 기원이 되었다.

     

인류 역사를 통해, 문자를 창제한 두 명의 리더가 있었다. 한 명은 기원전 5세기 인류 최초의 세계제국을 건설한 페르시아의 ‘다리우스대왕’이고 다른 한 명은 15세기 조선의 ‘세종대왕’이다. 다리우스 주도하게 만든 ‘고대 페르시아 문자’는 음절문자이며, 100년 동안 사용되었다 사라진다. 다리우스 왕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만들었기 때문이다.

     

세종대왕이 창제한 훈민정음은 다르다. 인류가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문화 창조의 결정체다. 비록 창제 당시 중국의 억압으로, 20세기에 와서야 우리의 문자로 정착되었다. 훈민정음 혹은 한글은 조선의 양반들이 배운 언어가 아니라, 일반인들이 사용한 언문으로 대한민국의 르네상스의 기반을 닦았다. 백성들이 먼저 사용하여 후에 귀족들이 사용하게 된 전복적이며 혁명적인 문자다.

     

훈민정음은 인간이 만든 가장 혁신적인 제품이자 체계다. 세종대왕은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훈민정음을 창제한 것이 아니라, 백성들이 글이 없어, 소통을 할 수 없게 되자, 그들의 고충과 고통을 역지사지하여, 누구나 읽고 쓸 수 있는 문자체계를 만들었다. 훈민정음이 애민정신은 선진이다. 물질만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우리를 일깨울 회초리다. 훈민정음은 공정하고, 자비롭고, 편리하고 친절하다. 다음은 훈민정음이 지닌 가치들이다.

     

첫째, 훈민정음은 ‘공정’하다.

누구나 쉽게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가장 과학적인 알파벳이다. 문자가 인류를 야만에서 문명으로 이동시켰다면, 알파벳은 인류를 독재에서 누구나 손쉽게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공정의 기초를 놓았다. 소수가 정보를 독점하면 독재다. 훈민정음은 정보의 보편화를 실현할 수 있는 통로다.

     

둘째, 훈민정음은 ‘자비’의 결정체다.

현대문명의 패권은, AI의 활용이 아니라, 이 자비를 베푸는 사람과 국가가 쥘 것이다. 훈민정음은 글을 읽을 줄 모르는 백성의 마음을 역지사지하여, 그들의 고통을 덜어주려는 애민정신에서 출발하였다. 이 역시자지는 민주주의의 핵심이다. 세종의 애민정신은 대한민국이 선진국, 인류의 표준국가가 될 수 있는 기반이다. 선진국이나 선진국민은, 정치적으로 얼마나 안정되어 있는가, 혹은 GNP 숫자가 얼마나 높은 가에 의해 결정되지 않는다.

     

그 국가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자비를 품고 있느냐에 달려있다. 보통 사람은 타인과 경쟁하지만, 깨우친 인간은 자신이 되어야 할 자신을 상정하고, 그 자신과 경쟁하기 때문이다. 그런 자신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대한민국의 표준이 되고 세계의 표준이 될 것이다. 자비는, 그 공동체를 지탱하는, 정의, 배려, 친절, 감동, 신뢰를 만드는 거룩한 씨앗이다.

     

셋째, 훈민정음은 그 어떤 발음도 시각적으로 표시하기 ‘용이’하다.

알파벳 체계이면서, 동물이 낼 수 있는 거의 모든 소리를 적을 수 있을 만큼 포괄적이고 과학적입니다. 기적의 문자체계다. 영어단어는 철자와 그 발음이 전혀 다르다. 사람들은 night를 ‘나이트’가 아니라 ‘니크트’라고 발음할 것이다. 한글은 아무 소리나, 예들 들어 ‘찌찌파챠뽀’와 같은 어려운 음성도 글자로 표현할 수 있다. 이 시대, 훈민정음에 원래 있었던, 잃어버린 홀소리와 닿소리를 회복하면, 생물과 무생물이 내는 모든 소리를 적을 수 있습니다. 훈민정음은, 인터넷 공간에서 영어를 대치할 문자다. K-문화가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 이 역사적인 순간에, 잃어버린 닿소리와 홀소리를 회복하면, 모든 생물들의 소리를 시각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넷째, 훈민정음은 ‘배려’의 상징이다.

세상에는 아직도 아프리카나 남미 정글에 무문자족이 많다. 과거 유럽이나 미국이 식민지를 개척하면서, 영어 알파벳을 식민국의 언어를 표현하는데 사용했지만, 실제 발음과 달라 어려움이 많다. 지금이라도 무문자족이 지닌 신기한 음성은 영어가 아니라 훈민정음으로 표기할 수 있다. 그들은 자신들의 문자를 영어가 아닌 훈민정음으로 표기하여 소통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훈민정음은 무문자 민족들에게 빛이 될 것이다.

     

대한민국은 훈민정음 보유국이다. 훈민정음의 네 가지 정신으로, 문화선진국으로 도약하길 간절히 바란다.

     

사진

<쇼베동굴 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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