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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6. (日曜日) “영시생명수업”

2024.10.6. (日曜日) “영시생명수업”

     

오늘은 태풍태권도장 아이들과 줌으로 영시생명수업을 하는 날이다. 5년전 사범님과 아이들의 손편지에 감동을 받아 인연을 맺었다. 처음 1년간은 미국에서 유수한 대학을 졸업한 제자들와 내가 직접가서 가르쳤다. 나는 당시 리차브 바크의 Jonanthan Livingston Seagull을 가르쳤다. 내가 한문장 한문장을 번역하고 설명한 녹음 파일을 보내면, 아이들이 그 영문을 암기한다. 내가 도장에 도착하면, 10명이상의 아이들이 한목소리로 영문을 암송하였다. 이 아이들중 한 아이는 책 전체를 2시간동안 암송하는 아이도 생겼다.

     

나는 그 후에 아이들의 영어실력, 심성, 글쓰기실력, 발표실력을 연마하기 위해 로버트 프로스트와 매일 올리버의 영시를 가르쳤다. 이 수업이 <영시 생명수업>이다. 수업은 다음과 같이 진행한다:

     

그 전 수업시간에 공부한 영시 암송 (20분)

2, 새로운 영시 번역과 설명 (50분)

3. 영시에 등장하는 주제에 대한 즉흥 글쓰기 (20분)

4. 즉흥 글쓰기와 나의 코멘트 (30분)

     

지난 4년동안 이렇게 진행해왔다. 신사동에 있는 ‘코라채플’에서 진행하다가, 지금은 한 달에 한 번 줌으로 진행한다. 오늘은 정현이와 나영이의 암송으로 시작하였다. 내가 이 아이들을 보았을 때, 초등학교 4-5학년생이었다. 아이들이 중학교과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입시에 시달리고, 떨어져 나갔다. 초창기 멤버들중 세 아이가 남아 영시를 공부하고 아이들이 합류하였다.

     

먼저 정현이와 나영이가 지난 시간 (2024년 8월 25일)에 공부한 칼릴 지브란의 <말에 관하여On Talking>라는 시를 암송하기 시작하였다. 다음은 지브란의 시집 Prophet에 실린 <말에 관하여>라는 시과 그 번역이다.

     

On Talking by Kahlil Gibran (1883-1931)

<말에 관하여>, 칼릴 지브란

     

And then a scholar said, “Speak of Talking.”

And he answered, saying:

그리고 나선 한 학자가 말했다. “말에 대해 말해주십시오.”

그러자 그가(예언자) 다음과 같이 말했다.

     

I. You talk

when you cease to be at peace with your thoughts;

And when you can no longer dwell in the solitude of your heart,

you live in your lips, and sound is a diversion and a pastime.

And in much of your talking, thinking is half murdered.

For thought is a bird of space,

that in a cage of words may indeed unfold its wings but cannot fly.

“당신이 생각의 평화에서 멈출 때,

그때 말하십시오.

당신이 심장의 침묵에서 더이상 안주할 수 없을 때,

당신이 입술 위에 살아있고, 그 소리는 기분전환이고 오락입니다.

그러나, 당신이 말이 많아지면,

생각의 반은 살해당한것입니다.

왜냐하면, 생각은 공간에서 나르는 새이기에,

말들로 이루어진 새장에서 자신의 날개를 펴기는 하지만, 날 수 없기 때문입니다.

     

II. There are those among you who seek the talkative through

fear of being alone.

The silence of aloneness reveals to their eyes their naked selves

and they would escape.

And there are those who talk, and

without knowledge or forethought

reveal a truth which they themselves do not understand.

And there are those who have the truth within them,

but they tell it not in words.

In the bosom of such as these the spirit dwells in rhythmic silence.

여러분들 중 말이 많은 사람들은

혼자 있기를 두려워하는 사람들입니다.

외로움이라는 침묵은 그들이 보기에는 자신들의 벌거벗은 자신의 실체를 드러내기에

그들은 도망칩니다.

앎이나 혜안없이 말하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하나의 진리를 드러냅니다.

자신의 마음속에 진리를 지닌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은 말로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이와 같은 사람들의 가슴에는, 영혼이 율동하는 침묵안에 거주합니다.

     

III. When you meet your friend on the roadside or in the market place,

let the spirit in you move your lips and direct your tongue.

Let the voice within your voice speak to the ear or his ear;

For his soul will keep the truth of your heart

as the taste of the wine is remembered

When the colour is forgotten and the vessel is no more.

당신이 길거리나 시장에서 친구를 만날 때,

당신 안에 있는 영혼이 당신의 입술을 움직이게 만들고

당신의 혀를 인도하게 만드십시오,

당신 목소리 안에 있는 목소리가 귀나 그의 귀에 말하게 만드십시오.

왜냐하면, 그의 영혼은

와인의 빛깔이 잊혀지고 와인병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때라도,

와의 맛이 기억되는 것처럼,

당신 심장에서 나오는 진리를 간직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언제나 대견한 정현이가 첫 번째와 두 번째 단락을 암송하였다. 첫 번째 단락 마지막에 등장하는 단어, unford의 발음만 고치면 완벽한 암송이다. 이어서 자랑스런 나영이가 암송하기 시작한다. 언제나 그렇듯이 나영이는 정확한 발음으로 첫 번째와 두 번째 단락을 암송하고 나에게 말했다. “교수님이 지난 교재 실지 않는 3단락도 암송했어요!” 나는 암송할 분량이 많아 생략했는데, 나영이는 그 원문을 굳이 찾아 암송하기 시작한다. 대단하다! 이렇게 아이들이 암송한 영시는 족히 50편이 넘을 것이다. 이 암송이 아이들 머리와 심장에서 지진을 일으켜 이 세상에서 스스로 가장 행복한 인간으로 성장할 것이다.

곧 이어 내가 아이들과 진행할 시는 세편이다. 모두 미국 시인 메리 올리버의 시다. 비, 아침, 그리고 죽음에 관한 시다, 다음은 그 세편의 원문과 번역이다:

     

I. Last Night the Rain Spoke to Me by Mary Oliver

어젯밤 비가 말을 걸었어요, 메리 올리버 (1935-2019)

     

Last night

the rain

spoke to me

slowly, saying,

what joy

to come falling

out of the brisk cloud,

to be happy again

in a new way

on the earth!

어젯밤

비가

저에게 말을

천천히 걸었어요,

얼마나 기쁜던지!

기운찬 구름 밖으로

떨어져 나와

새로운 모습으로

땅에 떨어지다니!

     

That’s what it said

as it dropped,

smelling of iron,

and vanished

like a dream of the ocean

into the branches

and the grass below.

Then it was over.

The sky cleared.

이것이

비가 빗방울로 떨어지면서

한 말입니다.

철분냄새를 풍기면서

바다가 바라는 꿈처럼

저 아래에 있는 나뭇가지와

풀잎에서 사라졌습니다.

그런 후, 그쳤습니다.

하늘이 맑아졌습니다

     

I was standing

under a tree.

The tree was a tree

with happy leaves,

and I was myself,

and there were stars in the sky

that were also themselves

at the moment

at which moment

my right hand

was holding my left hand

which was holding the tree

which was filled with stars

and the soft rain-

imagine! imagine!

the long and wondrous journeys

still to be ours.

나는

나무 아래 서 있었습니다.

나무는 행복한 나뭇잎들을

가진 나무였습니다.

그리고 나는 내 자신이었습니다.

그리고 하늘에는

자기자신으로 살고 있는 별들이 있었습니다.

그 순간에,

바로 순간에

내 오른손이

나무를 잡고있는

왼손을 잡았습니다.

그 나무는

별들과 부드러운 비로

가득 찬 나무였습니다.

상상해 보십시오! 상상해 보십시오!

비가 아직도 우리를 잊지 않고 우리에게 오기까지

그 길고 놀라운 여정들을.

     

     

II. Why I Wake Early

왜 내가 일찍 일어나는가

     

Hello, sun in my face,

Hello, you who make the morning

and spread it over the fields

and into the faces of the tulips

and the nodding morning glories,

and into the windows of, even, the

miserable and the crotchety-

안녕, 내 얼굴에 물든 태양!

안녕, 너는 아침을 만들어,

들판과 튤립 얼굴에 펼치고

모든 것을 반기는 아침 영광을 만들어,

심지어 불쌍하고 까다로운 나같은 인간들의 창문에

들어오는 구나.

     

best preacher that ever was,

dear star, that just happens

to be where you are in the univserse

to keep us from ever-darkness,

to ease us with warm touching,

to hold us in the great hands of light-

good morning, good morning, good morning.

너는 존재하는 최고의 설교자야.

오, 사랑스런 별,

우주 안에서 네가 있는 곳에 우연히 생겨,

우리를 어둠으로부터 지키고

우리를 따스한 촉감으로 편하게 해주고

우리를 위대한 빛의 손으로 감싸주는구나.

굿모닝, 굿모닝, 굿모닝

     

Watch, now, how I start the day

in happiness, in kindness.

자, 이제 지켜봐요,

내가 어떻게 행복과 친절로 하루를 시작하는지.

     

III. When death comes

죽음이 오면

     

우리도 언젠가 잠시 인생을 마치고 흙으로 돌아간다. 시작은 끝을 전제하여 만들어진 빅뱅이고, 끝은 시작과 함께 시작된 그 일부다. 닮고 싶은 사람이 떠나면, 죽음이 더욱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는 깨닫는다. 삶이 죽음이고 죽음이 삶이다. 세네카의 말대로, ‘잘 죽기 위해서는’ 일생의 후회없이 살아야 한다. 후회가 없는 삶이란, 자신에게 감동적인 삶이며, 주위사람들에게 친절한 삶이다. .

     

When death comes

like the hungry bear in autumn;

when death comes and takes all the bright coins from his purse

죽음이

가을철 배고픈 곰처럼 다가올 때;

죽음이 다가와 나를 사기위해 그의 지갑에서 빛나는 동전들을 모두 꺼낸 후,

     

to buy me, and snaps the purse shut;

when death comes

like the measle-pox;

그 지갑을 덥석 닫을 때;

죽음이

홍역처럼 다가올 때,

     

when death comes

like an iceberg between the shoulder blades,

I want to step through the door full of curiosity, wondering:

what is it going to be like, that cottage of darkness?

죽음이

어깨빼들 사이에 끼어있는 빙산처럼 다가 올 때,

나는 호기심으로 가득 차 그 문을 통해 나가 보고 싶다.

그 어두운 오막살이, 그것이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하겠지.

     

And therefore I look upon everything

as a brotherhood and a sisterhood,

and I look upon time as no more than an idea,

and I consider eternity as another possibility,

그래서 나는 모든 것을

형제처럼 그리고 자매처럼 바라 본다.

그리고 시간을 하나의 관념으로만 바라본다,

그리고 영원을 또 다른 가능성으로 여긴다.

and I think of each life as a flower, as common

as a field daisy, and as singular,

그리고 우리 각자 인생을 꽃으로 생각한다.

들판의 국화처럼 평범하고 유일한 꽃.

     

and each name a comfortable music in the mouth,

tending, as all music does, toward silence,

그리고 각자 이름을 입안의 편안한 음조로 연주하고,

모든 음악이 그러하듯이, 침묵을 향해가는 것으로 생각한다.

     

and each body a lion of courage, and something

precious to the earth.

그리고 모든 육체를 용맹한 사자로,

이 대지에 소중한 어떤 것으로 생각한다.

     

When it's over, I want to say all my life

I was a bride married to amazement.

I was the bridegroom, taking the world into my arms.

삶이 끝나면, 나는 내 모든 삶에 대해 말하고 싶다.

나는 놀라움과 결혼한 신부였다.

나는 세상을 두 팔로 안은 신랑이었다.

     

When it's over, I don't want to wonder

if I have made of my life something particular, and real.

삶이 끝나면, 나는 궁금해 하지 않는다.

내 삶을 특별特別하고 진정眞情으로 살았는지 고민하고 싶지 않다.

     

I don't want to find myself sighing and frightened,

or full of argument.

나는 한숨짓거나, 두려워하거나 주장하는

내 자신을 발견하고 싶지 않다.

     

I don't want to end up simply having visited this world

(그렇다고) 나는 이 세상을 그저 방문한 것으로 끝내고 싶지도 않다.

     

     

벨라가 떠난지 2주가 되어간다. 이 아이들을 벨라에게 못하한 정성을 쏟고 싶은 마음이다. 세편의 시를 설명하고 나니 11시 15분이 되었다. 이제는 ‘즉흥글쓰기’시간이다. 나는 아이들에게 오늘 주제로 글을 쓰면 좋겠나고 물었다. 최근이 공부에 합류한 은수(초등학교 3학년?)이 “나는 왜 일찍 일어나는가?”라는 주제가 좋겠다고 제안하였다. 오케이. 나는 아이들에게 11시 17분부터 11시 37분까지 이 주제로 글쓰기를 주문하였다.

     

줌에서 오디오와 화면들 닫았다. 금방 20분이 지났다. 사범님 목소리가 나온다 “5분만 더 시간을 더 주세요!” 11시 45분에 아이들의 ‘즉흥글쓰기’ 발표가 시작되었다. 시계방향으로 아이들이 발표한다. 맨처음 정현이가 발표를 시작한다.

     

“주제, 왜 내가 일찍 일어나는가? 이정현

나는 알람없이 일어난다. 전에는 알람을 맞춰서,

그 시간에 꼭 일어나야한다는 압박감을 가지고 쉬게 되었다.

그런 강박감 때문에 피고했다...”

     

정현이는 새로운 삶을 한달 전부터 시도하고 있었다. 핸드폰을 사범님에게 반납하고 운동하고 공부하는 삶이다. 왠지, 오늘 정현이의 앉아있는 모습, 표정, 눈길 이 모든 것이 구도자의 모습이었다. 아이들 모두, 신나는 자신만의 삶을 위해, 정진하고 있었다. 대한민국 교육의 희망이다. 이 희망의 불씨를 살리고 싶다. 신나는 날이다.

     

수업을 참관한 두 분 교사의 소감:

1. '대한민국의 희망'이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 것 같습니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귀한 장면 참관하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 느끼고 깨달은 것을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2. 오늘 학생들 수업하는 것을 보니 너무 멋지고 아릅답습니다. 짧은 시 속에서 자신의 삶을 거울처럼 바라보며 삶을 개선하겠다는 자율과 변화를 찾아내는 아이들 정말 놀래요. 교수님의 진심어린 지도가 아이들과 저희들에게도 빛이 되어 주는 것 같습니다. 공개해 주셔서 관장님, 학생들 교수님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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