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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火曜日, 비) “응시凝視”

2024.10.2.(火曜日, 비) “응시凝視”

     

남산신세계 임직원 강의를 다시 시작하였다. 구스타브 카를 융이 발견한, 무의식 세계와 그 안에 존재하는 ‘그림자’를 설명하였다. 연휴 중간이라 걱정했는데, 많은 분들이 앉아있었다. 내 강의를 이곳에서 9번째 들은 한 임원이 나에게 질문한다. “교수님, 오늘 목소리 톤이 달라졌어요? 무슨 일이 있으셨어요?” 수업 시작하기 전에 목욕제계하고 운동까지 마치고 갔는데, 사람들이 내 목소리에 담긴 구슬픔을 알아차린 것이다. 이 과정을 온전히 수용하고 서서히 원기를 회복하고 싶다.

     

종교는 단정斷定하고 철학은 변명辨明하고 문학은 설득說得한다. 교리는 구분하고 사상은 어렵게 만들고 문학은 일상의 예를 통해 쉽게 설명한다. 비내는 10월의 첫날에 우리가 열망하는 ‘뽐’에 대해 수피 시인 루미가 말한다. 뽐은 영어의 form, 라틴어 forma에서 파생하였다. 뽐이 사물이나 사람이 취해야 할 궁극의 모습으로 숭배대상이었다. 뽐은 서양에서 이데아 세계에 있는 진선미, 천국에서나 발견할 수 있는 신적인 아우라, 혹은 우주가 작동하는 원칙과 같은 것이었다.

     

뽐이나 폼이 치장이라면 응시는 내부이며 내면의 자신이다. 산스크리트어 드냐나dhyāna와 아베스타어 daēnā는 흔히 ‘명상’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원래 의미는 ‘인간 내면에 존쟇는 영적인 총체; 개성; 비젼, 양심’이란 의미고, ‘내면의 존재’를 일깨우려는 노력인 ‘종교’라는 의미도 지니고 있다. 오늘날 이란어에서 ‘종교’란 의미를 지닌 ‘딘’과 같은 어원이다. 죽음의 순간에 이 영혼이 신체와 분리하여, 사랑하는 사람의 눈길 안에 들어가, 자연과 사물을 더욱 깊이 보려는 응시로 등장한다. 루미는 이 신체와 영혼의 분리도 등장하는 응시를 다음과 같이 노래한다.

     

No Room for Form by Rumi

<뽐이 차지할 공간은 없다> 수피 시인 루미

     

On the night when you cross the street

from your shop and your house to the cemetery,

당신이 일생을 살던 가게와 집에 출발하여

무덤으로 가기위해, 길거리를 지나던 그 날 밤에,

     

you will hear me hailing you from inside

the open grave, and you’ll realize

how we’ve always been together.

당신은 제가 열린 무덤 안에서

당신에게 환호하는 소리를 들을 것입니다. 그리고 당신은

우리가 항상 어떤 방식으로 함께 있었는지를 깨달을 것입니다.

     

I am the clear consciousness-core

of your being, the same in ecstasy

as in self-hating fatigue.

저는 당신 존재 가운데, 가장 맑은 의식의 핵입니다.

그것은 자신을 혐오하는 피곤에서 나오는 존재와 같이,

황홀경에서 나오는 것과 동일한 존재입니다.

     

That night, when you escape the fear of snakebite

and all irritation with the ants,

you’ll hear my familiar voice,

see the candle being lit,

smell the incense, the surprise meal

fixed by the lover inside all your other lovers.

그날 밤, 당신이 (시신이 되어) 뱀에게 물리는 것과

개미들의 성가시게 만드는 것을 두려워 도망칠 때,

당신은 저의 친밀한 소리를 들을 것입니다.

당신은 촛불을 보고,

당신은 분향 냄새를 맡고,

모든 연인들 가운데, 당신을 가장 사랑하는 이가

차린 음식 냄새를 맡을 것입니다.

     

This heart-tumult is my signal

to you igniting in the tomb.

So don’t fuss with the shroud

and the graveyard road dust.

무덤안에서 일어난 이 심장을 들썩거리는 소란은

 당신에게 보내는 저의 표식입니다.

그러니, 수의나 묘지로 가늘 길이 날리는 먼지를

크게 문제 삼지 마십시오.

     

Those get ripped open and washed away

in the music of our finally meeting.

우리가 마침내 음악속에서 조우할 때,

수의는 활짝 찢겨 지고, 먼지는 씻겨나갈것입니다.

     

And don’t look for me in a human shape.

I am inside your looking.

No room for form with love this strong.

저를 인간의 모습으로 찾지 마십시오.

저는 당신의 응시 안에 있으니까요.

이 강력한 사랑을 소유한 자에게, 형태를 위한 공간은 없습니다.

     

Beat the drum and let the poets speak.

This is a day of purification for those who

are already mature and initiated

into what love is.

북을 치고 시인들이 노래하게 하십시오.

이 날은 영적으로 성숙하여 새로운 세계를 통과한 자들을 위한

정화의례의 날입니다.

     

No need to wait until we die!

There’s more to want here than money

and being famous and bites of roasted meat.

우리가 죽을때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는 여기에서 돈과 명예와 구운 고기 이상의

어떤 것을 원합니다.

     

Now, what shall we call this new sort of gazing-house

that has opened in our town

where people sit quietly and pour out their glancing

like light, like answering?

자, 지금, 우리 마을에 마련된

이와 같은 응시하는 집을 무어라고 불러야할까요?

사람들이 조용히 앉아 햇빛처럼

무언가를 대답해주는 응시하는 장소를 무어라고 불러야할까요?

     

사진

<잘랄 알-딘 루미의 장례식>

1590, 22cm x 13.5 cm

뉴욕 모간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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