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2024.1.28. (日曜日) “이집트 사막에, 비문이 아래 새겨진 채, 서 있다 발견된 엄청난 화강암 다리에 관하여”

2024.1.28. (日曜日) “이집트 사막에, 비문이 아래 새겨진 채, 서 있다 발견된 엄청난 화강암 다리에 관하여”

     

오늘 아침 산책 발자국 소리가 다르다. 야산으로 들어가 눈을 밟으니, 눈이 ‘서걱서걱’이 아니라, ‘사각사각’ 혹은 ‘뽀지직’소리를 내며 나를 부른다. 내 발자국도 눈 속으로 깊이 파이지 않고 아쉽게도 거의 얼음장이 된 표면에 발도장을 남긴다.

     

1월도 이렇게 사라지는구나! 1월 지내는 것처럼, 허무하게 맹하게 세월을 보내면, 12월 만에 다시한번 한숨을 지을 것이다. 달아나는 세월을 잡을 방법이 없는가? 시가 하나 생각난다. 퍼시 쉘리의 <오즈만디아스>라는 시다. 거의 20년 전에 서울대 영문과 봉준수 교수님이 한 시를 들고 와, 시에 등장하는 ‘오즈먼디아스’에 대해 물은 적이 있다. 나는 당시 영시에 대한 열정이 없었다. 단지 ‘오즈만디아스’는 이집트 파라오 ‘람세스 2세’의 이름들 중, ‘왕좌 이름’ 우레스마아트레 Usermaatre의 그리스식 번역이라고만 알려주었다. 20년이란 세월이 흐르고, 이 시가 오늘 아침에 나를 다시 찾아왔다.

     

‘오즈만디아스’는 영국 낭만파 시인 퍼시 뷔시 셀리Percy Bysshe Shelley (1792-1822)의 작품이다. 키츠, 바이런과 함께 3대 낭만주의 시인으로 29살에 익사하여 죽었다. 이 시는 당시 호레스 스미스라는 은행가이자 정치작가가 1817년 크리스마스 즈음에 셀리와 함께 지냈다. 당시 셜리의 친구들, 존 키츠와 리 헌트와 같은 시인들은 나일강에 관한 소네트 형식 시를 쓰는 경합을 벌였다. 그 때 셜리와 스미스는 그리스 역사가 디오도로스 시쿨루스가 묘사한 다음과 같은 구절을 선택하였다.

     

“나는 왕중왕 오즈만디아스다. 만일 내가 얼마나 위대한지,

그리고 내가 누워있는 곳을 알고 싶다면, 그가 작품으로 나를 능가해 보아라”

Bibliotheca Historica, Books I.47.4

     

스미스의 시는 <이집트 사막에, 비문이 아래 새겨진 채, 서 있다 발견된 엄청난 화강암 다리에 관하여>

On a Stupendous Leg of Granite, Discovered Standing by Itself in the Deserts of Egypt, with the Inscription Inserted Below 라는 긴 제목의 시를 발표하였다.

     

1. In Egypt's sandy silence, all alone,

2. Stands a gigantic Leg, which far off throws

3. The only shadow that the Desert knows.

4. "I am great Ozymandias," saith the stone,

5. "The King of kings: this mighty city shows

6. The wonders of my hand." The city's gone!

7. Naught but the leg remaining to disclose

8. The sight of that forgotten Babylon.

9. We wonder, and some hunter may express

10. Wonder like ours, when through the wilderness

11. Where London stood, holding the wolf in chase,

12. He meets some fragment huge, and stops to guess

13. What wonderful, but unrecorded, race

14. Once dwelt in that annihilated place.

     

이집트 모래사막의 침묵가운데, 홀로 서있네.

2. 거대한 다리가 저마치

3. 사막만 아는 그림자를 드리운 채 서 있네.

4. “나는 위대한 오즈만디아스다”라고 왕좌가 말했다.

5. “왕중왕이 말한다. 이 위대한 도시는

6. 내 손이 만든 경이로운 기적들이다” 그러나 도시가 사라졌다!

7. 아무것도 없이 다리만 남이

8. 그 잃어버린 바빌론의 장면만 드러내는 구나.

9. 우리는 놀란다. 몇 사냥꾼도

10. 우리와 같은 놀람을 표시했을 것이다. 그들이 광야를 지나는 동안

11. 런던이 서있는 곳에, 늑대를 쫓았을 것이다.

12. 그는 몇몇 부서진 거대한 것을 만나 멈춰서

13. 이 놀라운 그러나 기록되지 않는 인종이

14. 이전에 그 전멸된 장소에서 한때 거주했다고 추측할 것이다.

     

스미스의 시는 1818년 2월 1일에 H.S라는 서명과 함께 발표되었다. 그의 관심은 과거가 아니라 자신이 살고 있는 19세기 영국 런던이다. 그는 미래로 달려가, 한 사냥꾼이, 폐허가 된 런던을 보고 회상할 내용을 시로 옮겼다. 스미스도 맨 처음에는 셸리와 마찬가지로 ‘오즈만디아스’라는 이름을 취했다 후에, 지금의 제목으로 바꿨다.

     

사진

<얼음위 발자국>




     

     

     

Comments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