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5. (月曜日) “장애물障礙物”
이번 폭설로 야산 산책길에 장애물이 생겼다. 등선으로 올라가는 길을 턱하고 막아, 우리 몸이 통과할 수 있도록 쓰러진 나무가지들을 제거하였다. 먼저 예쁜이가 지나가고 샤갈과 벨라가 멀리서 내가 통과하기를 기다리며 쳐다보고 있다. 나는 고개를 숙이고 무릎을 꿇고 전나무 줄기와 가지 사이를 겨우 기어갔다. 그렇게 기어 나오는 나를 샤갈과 벨라가 쳐다보고 있다.
인류의 먼조상은 원래 네발로 기어다녔다. 사족보행 유인원은 근시안이다. 그 동물의 철학은 맹자의 맹양혜왕상梁惠王上편에 ‘하필왈리何必曰利’다. 눈앞에 당장 떨어진 이윤이다. 자신의 몸에 내재된 쾌락이라는 설탕조각을 위해 산다. 유인원이 수백만년을 거쳐 허리를 펴왔다. 첫 단계에서는 핸드폰만 하루조일 보는 현대인들처럼 허리를 완전히 펴지 못하고 목을 구부정하게 유지하다가 가끔 큰맘을 먹고 하늘을 쳐다 본다.
시선을 여기나 저기에 두지 않고 않보이는 저 건너편이 두기 위해서는 고개를 들어 저 멀리를 응시해야한다. 걷거나 달리기를 할 때, 눈의 방향이다. 인생이란 마라톤에는 예상할 수 없는 장애물이 등장한다. 그것은 마치 권투시합에 올라선 선수가 방어해야 할 상대방의 공격이다. 상대방은, 나의 취약점을 귀신처럼 알아내고 그것을 집중적으로 공격하거나, 심지어는 반칙성 펀치를 주저하지않고 날린다. 인생이란 링에서 승리자이 되기 위해서는 이 예기치 않는 주먹질을 삶의 일부도 수용하고 인내하고 이겨내야 한다.
이 큰 나무가 우리의 거룩한 산책을 방해할 수는 없다. 나무를 치울만한 장비가 없기에, 내가 할 일을, 우리가 용신하여 지나갈 수 있도록 틈을 만들어야 한다. 틈을 지나가기 위해선 머리를 숙이고, 무릅을 꿇고 손을 바닥에 집고 기어가야한다.
이 틈을 통과하면서 로마 황제 아우렐리우스가 <명상록> V.20에서 한 말이 생각났다. 그리스어 원본과 라틴어 번역이다.
πρὸ ὁδοῦ τὸ τῆς ὁδοῦ ταύτης ἐνστατικόν.
프로 호두 호 테스 호두 타우테스 엔스타티콘
Quod obstat viae fit pro via.
쿼드 옵스타트 위아이 피드 프로 비아
직역을 하자면 이렇다:
“길 위에 우두커니 서 있는 것은, 길을 위한 것이다.”
이 문장를 풀어쓰면 이렇다:
“인생에서 도道를 깨우치기 위해서는 반드시 도를 달성하는데 등장하는 장애물을 통과해야합니다.
그 통과하는 과정이 바로 도道입니다.”
우리 삶에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시련과 장애물은, 사실 우리의 가치를 시험하려는 개선과 지름길이다. 2
사진
<산책 길에 쓰러진 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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