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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14. (日曜日) “有朋自遠方來 不亦說乎”

2024.1.14. (日曜日) “有朋自遠方來 不亦說乎

     

오전 7시 7분에 카톡 문자가 하나 날라왔다.

     

“교수님, 저희는 2시간 새벽 수련 마치고,

     

저 포함 7명은-

(가평군 설악면) 클럽에스프레소를 향해

차 두 대로 출발하였습니다.

     

11시 30분쯤 ‘들풀’ 식당에 들어

식사 후 출발할 때-

전화드리겠습니다.

     

들풀

경기 가평군 설악면 한서로 124번지 16-12

들풀식당”

     

문자로 간결하다. 핵심만 딱 전한다. 부산 해운대 청사포 셰르바 요가원 이현장원장님의 문자다. 아, 그러고 보니, 오늘은 저 멀리 부산에서 올라오는 반가운 요가도반들을 만나는 날이다. 나는 그들과 지난 11월 12일 부산 해운대에서 특별한 인연을 맺었다. 그들은 수 년전부터 매일 새벽 5시부터 2시간을 요가와 마음을 수련해왔다. 나는 당시 그들의 초청에 응하여, 그들의 수련에 참가하였다. 나도 생전처음 새벽 5시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었다. 그날 강의 내용은, 내 입에서 나오는 말이 아니라, 그들의 앉아 있는 자세, 두 귀로 강의를 경청하는 집중, 두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 자비로운 시선이었다. 이들 12명이 미동도 하지 않고 경청하는 자세에 내가 홀려버렸다. 오전 10시까지, 생전처음 5시간 동안 강의하였다.

     

오른쪽 복숭아 뼈를 덮고 있는 살점이 밀려 떨어져 나가는 줄로 모르고 강의하였다. 그들은 인류가 진화하면서 눈, 귀, 콧구멍은 두 개로, 입은 하나를 얼굴에 장착하였다. 이들은 이 진화의 비밀을 나에게 알려주었다. 경청은 금金이고, 관찰은 은銀이며, 말은 흙이다. 그들은 침묵 속에서 나의 언행, 일거수 일투족을 빛나는 눈방울로 관찰하고, 나의 말을 자신들의 두 귀로, 그 핵심을 간파하여 헤아려 듣고, 조용히 호흡하고 있었다. 그들의 아사나는 나로하여금 한 번도 들어가 본적이 없는 삼매의 경지로 진입하였다. 5시간이 순간처럼 지나갔지만, 쓰라린 오른쪽 복숭아뼈 살갗이, 서울로 올라오는 KTX안에서 오랜 시간이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일주일 전쯤, 이현진원장이 전화가 왔다. “우리가 교수님이 사시는 가평에 가려구요? 새해에 얼굴을 봐야죠. 우리 요기들이 새벽수련 마치고 차로 올라 갈꺼에요. 아무 준비하지 마세요. 가서, 우리끼리 점심식사하고 전화를 드릴 때, 그때 나오세요.” 정말 이들이 부산에서 잠시 나를 만나러 온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나를 보러 굳이 올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나를 만난다고, 특별한 영감을 얻어가는 것도 아닌데, 이들이 오려는 마음 자체가 거룩하기에, 그들의 상경을 막지 않았다. 인생에 있어서, 누군가를 그리워하고, 힘들에도 불구하고 만나려는 마음씨는 신이 주신 특별한 선물이기 때문이다.

     

나는 이 분들께 설악면에 있는 커피숍 클럽에스프레소에서 만나자고 약속했다. 오전 11시경부터 눈이 쏟아지기 시작하였다. 내가 쏟아지는 눈을 파헤치고 약속장소로 가고 있을 때, 문자가 다시 날라왔다. 오후 12시 43분이다.

     

“교수님,

식당 출발하여,

저희는 10분 뒤,

클럽에스프레소에 도착예정입니다.”

     

큰일이다. 부산에서 두차로 오시는 분들이 나보다 먼저 도착할 것 같다. 가평겨울에 익숙하지 않은 부산분들의 차가, 커피숍으로 올라가는데 미끄러져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문자와 왔다. 내가 도착했을 때, 이들은 모두 일어나 나를 반겨주었다. 몇 개월만에 원장님, 남편분, 그리고 요가 원장님들, 모두 7분을 만났다. 이들의 몸 뿐만 아니라 얼굴이 모두 편안하다. 원장님이 말씀하신다. “오늘 기적이 일어났어요. 남편이 새벽 요가수련에 처음 참여하고, 여기까지 차를 몰고 왔어요.” 남편분은 원장님의 삶에 이미 매료되고 감동을 받아, 신비한 합일을 이룬 것 같다.


나는 이 귀한 손님들을 위해 칼릴 지브란 책 Prophet을 두 권을 준비하여 선물하였다. 그리고 나의 올해의 화두인 “나는 내 자신이다אֶהְיֶה אֲשֶׁר אֶהְיֶה‎”를 히브리어로 서명해주었다. 나도 이들도 2024년에는 자신이 되고 싶은 위대한 자신이 서서히 수련을 통해 되어가면 좋겠다. 서로의 변화를 축하래주는 친구가 되면 좋겠다. 오늘처럼, 논어가 옳은적이 없었다. ‘멀리서 친구가 오니 기쁘지 아니한가有朋自遠方來 不亦樂乎가 실감나는 날이다. 나는 무엇을 수련해야하나?


사진

<부산 청사포 셰르파 원장님과 요가원장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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