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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8.4.(金曜日,265th) “제비나비”

2023.8.4.(金曜日,265th) “제비나비”


자연은 언제나 자신을 응시하는 자에게 깨달음을 선사한다. 가만히 눈을 돌려 공원에 서 있는 소나무나 시냇물을 응시해 보라!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든 문화와 문명을 초월하여 영혼을 일깨워주는 기적들이 품고 있다. 나무가 어떻게 자라는지, 민들레가 어떻게 머리 위에 우주선을 지고 있는지 관찰하는 사람이 드믈다. 소나무는 자신의 늘 푸른 가지를 태양을 향해 높이 들어 올려, 인간에게서는 도저히 찾을 수 없는 의연함이다. 그런 의연함이 인간에게서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27년 수감에서 18년동안 독방에서 생활하면서도 자신의 위엄을 유지한 남아프리카 공화국 넬슨 만델라와 같은 인물만이 소나무의 위엄을 지녔다.

한달 전부터 우리 산책길을 맞이하는 생물이 있다. 연인산 산책길 입구에 긴 꼬리 제비나비가 터를 잡았다. 온몸을 짙은 남색으로 장식한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남색계통 수 천가지, 수 만 가지 색으로 자신을 수 놓았다. 이 나비가 어제 우리를 반긴 그 곤충인지는 알 수 없지만, 우리가 산책하는 그 길 저 멀리서 날개를 활짝 펴고 일광을 즐기고 있다. 나의 산책 동물들, 샤갈, 벨라, 예쁜이도, 제비나비가 가만히 앉자, 망중한을 즐기는 이 생명체를 방해하지 않는다. 아마도 그 고요함이 반려견들에게 최면마술을 걸었다.

가늘지만, 다가 올 위험을 감지하는 더듬이를 45도 각도로 올려 좌우로 펼치고, 전진을 위한 앞 날개와 균형을 잡는 뒷날개를 활짝 펴고 뜨거운 땅에 살포시 앉았다. 뒷날개는 뒤로 뻗어가는 꼬리 모양 돌기로 장식되어있다. 나비의 날개는 기도를 드리는 수녀의 손이다. 먼저 신에 대해 기도를 드리는 것처럼 날개를 모았다가, 완전한 승복으로 몸 전체를 활짝 편다.

나비는 언제가 이름다운 꽃에 착쥐한다. 아름답다는 것은 그리스인들이 말하는 그런 아름다움이 아니다. 그리스인들은 이 아름다움을 ‘킬로스 카가쓰스’καλὸς κἀγαθός/kalos kagathos 즉 ‘보기에 아름답고 도덕적으로 덕스러운 상태’로 말한다. 즉 자신에게 집중되어 있지만 주위에는 아랑곳하지 않는 이기적인 완벽한 아름다움이다.

나비는 히브리인들의 ‘아름다움’을 찾는다. 히브리인들이 말하는 것처럼 ‘토브(טוב)’ 즉 ‘향기로운’이란 뜻이다. 나비는 겉모습이 아니라 속에서 우러나오는 아우라, 그 향기를 따라간다. 그것인 풀잎이던, 풀잎에 맺힌 영롱한 이슬이던 붉은 장미의 잎사귀든 상관이 없다. 자신이 지닌 향기를 뿜어내, 주위를 기분이 좋게 만드는, 그 어떤 것이라도 찾아간다. 토브는, 자신의 내면에 집중하고 몰입하여, 최선을 드러내는 자비다. 그 자비가 친절이 되어 공기를 타고 퍼지면, 나비는 그 향기를 맡고 기도하고 승복하는 날개짓으로 달려온다.

나비는 향기를 쫓는다. 그러나, 그 대상에 오래 머무는 적이 없다. 집착하면, 형기로 악취로 변하기 때문이다. 잠시 그 꽃이 뿜어내는 향기를 축하하고 바로 다른 꽃을 찾아 나선다. 시간은 순간이라는 엄연한 사실을 안다. 움직이는 것은 무엇이든지, 그 큰 발로 낚아채는 샤갈도, 나비의 우아한 착취를 방해하지 않는다. 작열하는 태양열은 여름이 간다는 소리다. 다가올 가을에 나비처럼 사뿐히 날고 싶다.

사진

<긴꼬리 제비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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