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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8.10. (木曜日, 1394th) “쵸코”

2023.8.10. (木曜日, 1394th) “쵸코”

항상 질 수밖에 없는 인간이 하나 있다. 바로 아내다, 우리가 시골로 이사 온 이후, 아내는 하루도 편히 잠을 푹 잔 적이 없다. 시골 길가에서 눈을 돌이면 보이는 1m 쇠줄에 묶인 개들 때문이다. 개들은 영화 <뿌리>에서 본 것처럼, 백인들이 흑인들을 쇠줄로 묶어 학대하던 장면들과 중첩된다. 인류가 100년전 흑인들을 야만적으로 취급한 것처럼, 우리는, 특히 개를 식용하는 몇 안되는 야만국가인 대한민국의 국민으로, 동물해방운동을 시작해야만 한다. 우리가 선진국으로 굳건히 자립잡기 위한, 마지막 시험관문이다.

아내는 개들의 불편을 온몸으로 그대로 느낀다. 묶은 개들을 보면, 자신도 목이 불편하여 잠을 못이룬다. 그 개를 반드시 구조해야만 한다. 나도 덩달아 아내를 조금씩 닮기 시작하여, 가끔 아내의 개 구조에 참여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21마리를 구조하였다. 언젠가 우리가 이 개들을 어떻게 한 마리 한 마리를 어떤 노력으로 견주를 설득하여, 구조했는지, 그리고 그들은 현재 어떻게 보살피고 있는지 길게 쓸 예정이다. 한 개를 구조하는 것이 우주를 구조하는 것이며, 그 과정은 남북통일만큼 힘든 과정이다.

21마리 중, 4마리를 한 분에게 입양시켰다. 그분은 강남에 거주하던 유명한 방송인이었다. 5년전 내가 진행하는 수업 끝에 구조한 개들을 소개하였고, 그는 수업 후 내가 다가와 입양 의사를 밝혔다. 그는 개들과 더불어 살기 위해, 강남에서 양평으로 이사를 감행하였다. 우리가 구조한 개들 가운데 가장 애틋한 베티, 반달이, 설희, 탄희가 그분에게 입양되었다. 아내는 한달에 한번은 그 집을 방문하여 아이들을 위해 여러 가지 시설을 마련해 주고 논다. 그분은 항상 우리에게 “이 반려들이 나를 구원했어요!”라고 고백하신다.

다른 두 마리, 샤이니와 구름이는 각각 설악면이 계신 목수에게 구름이는 우리와 함께 쉘터를 운명하시는 분이 입양하셨다. 우리가 구조한 개들 가운데, 골든 리트리버 성탄이만 무지개다리를 건너갔다. 가평에 있는, 천주교에서 운영하는 노비따스 음악학교에 우리가 마련했던 ‘컴패션’에 살다가 3년전 여름 생을 마감했다.

나머지 12마리는 우리 부부가 설악면에 마련한 ‘컴패션’에 거주하고 있다. 이들 중 7마리는 원래 가톨릭에서 운명하는 음악 영재를 위한 기숙학교 노비타스에 거주하던 개들이었다. 노비타스에 입학생들이 많아지면서, 개들이 차지한 공간이 필요하게 되었고, 우리는 개들을 이주시킬 수밖에 없었다. 수개월간 노력 끝에, 마침내 개들을 위한 우리의 헌신을 이해하신 집주인이 등장하였다. 우리는 이 집을 전세로 빌렸다. 개들이 거주할 수 있는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쉘터를 조성하였다. 아내는 일주일에 이틀은 이곳에 가서 12마리와 놀아주고 여러 가지 공사를 한다. 우리와 뜻을 함께하는 젊은 부부는 거의 매일 이곳에서 개들을 돌보고, 모든 것을 수리할 수 있는 맥가이버도 매주 이곳에 가서 크고 작은 공사를 진행한다. 아내는 이 개들 뿐만 아니라 묶여서 방치된 개들을 거의 매일 방문하여 사료와 물을 주고, 환경을 개선해 준다.

우리 집으로 들아오는 길에 커다란 포도밭이 있고, 그 포도밭 창고 앞에 1살 난 ‘쵸코’가 묶여 있다. 아내가 그 개를 발견한 시점은 작년 9월 2일이다. 아내는 그때부터 견주가 당황하지 않도록, 조금씩 쵸코의 환경을 개선 시켜주었다. 비바람이 들어 치지 않도록 개집을 마련해주고, 건강한 사료를 제공해 주었다. 그렇게 아무런 말없이 견주와의 마주침없이 2달동안 쵸코를 돌봤다.

12월 어느 날, 쵸코가 겨울을 지낼 수 있는 집터를 깔아주고 새집을 마련해 주었다. 견주가 놀랄까 봐, 아내는 아내를 다음과 같은 편지를 써서 개 잡 책상 위에 올려놓았다.

“사장님, 안녕하세요?

윗동내 사는 주민 xxx이라고 합니다.

애가가 아직 어려서 겨울집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영하로 가면 애기들은 면역력이 떨어져 위험하거든요.

너무 예쁜 애기 잘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조만간 사장님께 인사드릴께요.”

우리는 견주가 우리의 호의를 이해하지 못하고 편지를 찢어버리면 어떻게 하나 걱정했다. 그러나 그 걱정은 기우였다. 다음날 견주를 아내의 편지를 창고 벽에 붙어 놓았다. 아내가 마음껏 쵸코에게 더 편한 환경을 마련해줘도 된다는 증거였다.

오늘도 집으로 올라가는 길에 아내를 차에서 내려주었다. 치마를 입은 아내는 도랑을 건너 쵸코에게 다가가 한없이 기뻐한다. 시원한 물을 주고 아이를 목욕시켜준다. 이 일이 아내에게 큰 기쁨이다. 그래서 사진을 몰래 찍었다.

그리스도교의 핵심 사상은 “내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라”다. 여기서 이웃은, 원수를 포함한, 모든 사람을 의미한다. 2000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새로운 종교와 철학을 만들어야 할 결정적인 시대에 도달했다. 인간중심적인 문화와 문명에서 모든 생명을 사랑하는 생명중심 문화와 문명으로의 대 전환이다. 이 혁명은, 짐승이었던 인간을 만물의 영장으로 등극시킨 늑대-개, 반려견의 도움을 가능해졌다. 새로운 문명과 문화의 도약이 필요한 이 시점에, 반려견의 생명으로 시동을 걸면 어떨까?

사진

<작년 12월 견주에게 보낸 아내의 편지>

<즐거워하는 쵸코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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