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2.4. (土曜日) “샤갈”
지난 10년동안 나와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낸 존재는 반려견들이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서부터 반려견들과 함께 움직이고, 밤에 자기 전에도 이들과 별도의 시간을 보낸다, 이른 아침, 눈을 감고 가만히 좌정하면, 바로 내 앞에 샤갈이 그리고 좀 떨어져 벨라가, 그 뒤에 예쁜이가 나를 응시하고 있다. 원래는 벨라가 항상 내곁에 있었는데, 샤갈이 하도 들어대, 그 자리를 빼꼈다. 이들은 내가 아침 산책을 나갈 시간만 기다린다. 내가 사는 곳은 도시와 기온이 다르다. 아침에 영하 10도정도라, 단단히 겨울 등산 옷을 입고 야산으로 올라가기 시작한다. 아침 산책은 지난 10년동안 나를 잡아주는 중요한 의례였다. 그런 의미에서 이들은 나의 건강을 챙겨주는 체육선생이다. 덕분이 산, 나무, 물, 풀, 새, 고라니, 다람쥐를 좋아하게 되었다.
나는 밤에도 대개 10시경 이들과 운동하러 나간다. 밤에는 가로등이 있는 동네 운동장으로 간다. 푹신푹신한 트랙이 있어, 400m 트랙을 5바퀴 돌면, 땀이 흐르고 하루를 개운하게 마칠 수 있다. 집으로 돌아가 하루를 정리하고 침대에 들어갈 준비를 하면 샤갈이 어느새 내 발밑에 와서 자신의 등으로 내가 앉아있는 의자에 기대고 드러눕는다. 반겨견들은 나의 체육선생일 뿐만 아니라, 사랑과 관심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철학자다.
샤갈은 특이하다. 산에 올라서도 나만 본다. 리드줄을 풀어놓은 예쁜이는 고라니를 잡겠다고 온통 산을 뛰어다니고, 벨라는 언제나 자신이 갈 곳을 쳐다보고 떠날 채비를 한다. 그러나 샤갈은 내 상태가 어떤지 살핀다. 샤갈은 내가 좋아하는 화가다. 그의 이름은 원래 히브리어로 ‘헤이칼’에서 유래했다. ‘헤이칼’은 ‘큰 집’ 혹은 ‘신전’이란 의미다. 샤갈이 나의 신전이 되어 나의 하루를 조련한다.
오늘 더코라 생명수업에서 아이들과 매리 올리버의 The Sweetness of Dogs을 읽었다. 정월 대보름에 어울리는 시다. 올리버가 자신의 반려견 퍼시를 노래했지만, 나에겐 샤갈에 관한 시같다. 다음은 그 원문과 번역이다.
The Sweetness of Dogs
개들의 친절
메리 올리버(1935-2019)
What do you say, Percy(/Chagall)? I am thinking
of sitting out on the sand to watch
the moon rise. It’s full tonight.
So we go
and the moon rises, so beautiful it
makes me shudder, makes me think about
time and space, makes me take
measure of myself: one iota
pondering heaven. Thus we sit, myself
thinking how grateful I am for the moon’s
perfect beauty and also, oh! how rich
it is to love the world. Percy(/Chgall), meanwhile,
leans against me and gazes up
into my face. As though I were just as wonderful
as the perfect moon.
퍼시(샤갈), 뭐하고 싶어? 나는
모레 위에 앉자 달이 뜨는 것을
볼 참인데. 오늘 밤에 보름달이 뜰거야.
그래서 우리는 가서
달이 떠오르는 것을 보았다. 너무 아름다워
나는 전율하였다. 나는 시간과 공간을
생각하고, 내 자신에 대해
가름해 보았다: 아! 나는
하늘을 바라보는 한 점일 뿐이다. 그렇게 우리는 앉았다.
나는 이 달의 완벽한 아름다움에 내가 얼마나 감사한지를
생각했다. 그리고 또한 오! 세상을 사랑한다는 것이
얼마나 풍족한지! 그런 동안에 퍼시(샤갈)는
내 몸에 기대고 내 얼굴을 올려다 보았다.
내가 마치 완벽한 달처럼 훌륭하다고 여기는 것 같았다.
사진
<나를 보고 웃는 샤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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