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31.(日曜日) “감사感謝”
올해가 가기 전에 꼭 뵙고 싶은 분이 있다. 나는 정신적으로 지탱해 주신 분이다. 바로 아버님과 어머님이다. 이분들이 93세와 88세가 되셨지만, 아직도 많이 걸으시고 채식으로 음식을 조절하시고 성경 읽기로 올바른 생각을 유지하는 분들이다. 시대가 흐르면서, 인간이 점점 진화가 아니라 퇴화하고 있는 것 같다. 누구도 부모님보다 ‘잘’ 사는 사람을 거의 본적이 없다. 나도 파란장한 2023년을 보내면서, 부모님의 오라클을 듣고 싶었다. 아내와 오후 2시경 집을 나섰다. 어제 내린, 기록적인 폭설이 다행히 녹아, 운전할 수 있었다. 한참 달려 일산에 도착하였다.
부모님 몸과 얼굴이 1달 반전 뵐 때 보다, 좋아지셨다. 아버님은 오늘 새벽도 여지없이, 예외 없이, 걸으셨다. 11,405보를 걸으셨다. 새벽 3시 45분에 기상하고, 4시에 집에서 출발하여, 2시간동안 새벽순례길을 도신다. 아버님은 8년전에 두 번의 심장조형 수술그리고 큰 대장수술을 받으셨다. 서울대학병원은 그에게 이제 일상활동을 제한하고, 내원하여 일주일에 2번씩 재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선고했다. 이 시점에, 아버님이 새벽 운동을 통해 스스로 치료해야겠다고 결심하셨다.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경우는 아니지만, 자신의 의지가 더 좋은 대안치료였다. 인생에서 더 이상 희망이 보이지 않고, 절망으로 아득할 때, 그 시간과 장소를 희망에 싹트는 유일한 기회다. 왜냐하면 더 아래로 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 아버님의 경우, 자가치료운동이 첨단의학치료보다 훨씬 좋다.
눈이 내리면, 눈이 내리는 대로, 비가 오면, 비가 오는대로, 추우면 추운 대로, 집을 나서서 자신이 정한 코스대로 걸으신다. 루틴이란 그런 것이다. 아버님에게 새벽 산책이 종교다. 그를 매일 건강하게 하시고, 정신을 맑게 만드닌 최고의 종교다. 그 신에게 충성하니, 아직도 정신이 많으시고 다리가 튼튼하시다. 아내가 아버님 종단지를 만져보곤 놀랜다. 매일 등산하는 내 종단지보다 유연하고 강철같단다.
인생의 성공은 그 사람이 일어나 무엇을 하느냐에 달려있다. 성공이란 남이 아니라 자신이 간절하게 원하는 인간이 되기 위해, 오늘 아침에 내가 반복한 행위에서 출발한다. 새벽에 하는 일이 그 사람이다. 어떤 사람이 늦잠을 자면, 그 사람은 잠자다 하루를 흐리 멍텅하게 보내 보낸다. 그런 하루가 모여 일생이 된다. 그렇게 대부분 산다. 습관이 그 사람이다. 그 사람이 자주하는 생각과 행위가, 그 사람의 직업이 되어야 한다.
아버님이 새벽산책의례를 위해 나가시면, 어머님은 2시간 동안 성경을 읽으신다. 일생 습관이다. 올해 성경전체를 삼독하셨다. 2시간 동안 20장 정도를 정독하신다. 나에게 ‘한 장 읽으면, 그 전장 내용을 다 까먹어요’라고 말씀하시지만, 겸손이다. 어머님의 정성이 성경 내용을 파악하고 기억하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
아버님이 새벽순례에서 돌아오시면, 항상 드시는 음식이다. 사과, 양파, 당근을 삶은 후, 갈아서 수프로 드신다. 나도 응석을 부려, 그 스프를 만들어 달라고 어머니에게 요구하였다. 어머니는 금방 10분만에 ‘사양당’ 수프를 만드셨다. 최고 건강식이다. 아버님이 저렇게 산보를 하시고 건강한 이유가, 사양당때문이란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머니도 4년전에 눈에 노년 황반변성을 앓기 시작하여, 두 주에 한 번씩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으셨는데, 그 치료 기간이 점점 길어져, 요즘은 6개월에 한번 점검을 받으신다. 자신이 아버님을 위해 마련한 기적의 음식 ‘사양당’때문일 것이다. 그 후에 아버님과 어머님은 1시간정도 간지잠을 자면, 몸이 청년처럼 가벼워진다고 즐거워 하신다.
우리는 오랜만에 부모님과 함께 가정예배를 드렸다. 아버님이 우리에게 주신 2024년 화두는 ‘감사’다. 인격을 갖춘 자들은 자신에게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감사하고, 깨달음을 얻은 사람들은 모든 것에 감사한다. 이 세상에서 이미 구원을 받은 사람들은, 감사할 수 없은 경우에도, 즉 ‘범사에 감사한다’. 2024년 부모님이 건강을 유지하셔서, 내년 8월에 첫째 딸이 미국에서 결혼하는데, 모시고 가고 싶다.
사진
<어머님 새벽 성경읽기 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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