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23.(土曜日) “영화 나이애드Nyad”
오전에 줌으로 <창세기> 38장에 등장하는 다말 이야기를 수업하였다. 수업에 몰입하다보니, 오전 10시에 시작하여 오후 1시까지 진행하였다. 다음부터는 수업시간을 절제하여 지켜야겠다고 다짐했다. 다말이 자신에게 맡겨진 숭고한 임무를 위해, 남다른 안목과 희생으로 새로운 역사를 썼다. 가나안 여인인 그녀가 베레스를 낳아, 다윗왕가의 조상이 되었고 그 후에는 예수의 조상이 되었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이하였지만, 예수의 고향인 베들레헴은 우울하다. 이스라엘이 지금도 가자지구를 폭격하여 무고한 수백 명을 살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살생이 아직도 종교의 이름으로 행해지고 있다니 비극중에 비극이다. 아브라함은 유대교를 만들 의도가 없었고 예수는 그리스도교를 구축할 꿈도 꾸지 않았다. 붓다도 불교인이 아니었고 무함마드도 이슬람을 신봉하지 않았다. 이들은 모두 포용과 사랑을 실천한 성인들이다.
뒤숭숭한 마음을 가라앉히는 영화를 보았다. 멀리 LA에서 일하고 있는 첫째 딸, 세란이가 나에게 영화를 하나 추천하였다. <나이애드의 다섯 번째 파도>다. “이 영화가 아빠가 추구하는 삶을 노래해요, 꼭 보세요!” 나는 이전에 네플렉스에게 이 영화를 보았지만 그냥 지나쳤다. 에넷 베닝과 조디 포스터가 화장도 하지 않고 그대로 나와 보고 싶었지만, 영화제목 Nyad가 한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나이애드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물의 요정으로 ‘흐르다’라는 뜻이며 장거리 바다 수영선수의 이름이다.
영화초반에, 나이애드(베닝)과 그의 코치(포스터)가 대화하는 가운데, 메리 올리버의 시가 등장한다. 나이에드는 메리 올리버의 <생의 한 여름날>이란 시의 한 구절에 영감을 받아, 60살이 넘어, 이 불가능한 일에 도전한다. 바로 쿠바에서 플로리다를 수영으로 건너는 일이다. 나이애드가 영감을 받는 시는 <생의 한 여름 날>이다. 다음은 그 번역이다.
‘The Summer Day’
생의 한 여름 날
Who made the world?
Who made the swan, and the black bear?
Who made the grasshopper?
This grasshopper, I mean—
the one who has flung herself out of the grass,
the one who is eating sugar out of my hand,
who is moving her jaws back and forth instead of up and down—
who is gazing around with her enormous and complicated eyes.
누가 세상을 만들었나요?
누가 백조 그리고 흑곰을 만들었나요?
누가 메뚜기를 만든건가요?
이 메뚜기는, 내 말은요-
풀잎 위에 스스로 달려 있는 요녀석 말이에요.
내 손에서 설탕을 먹고 있는 요녀석 말이에요.
자신의 턱을 위아래가 아니라 앞뒤로 흔들고요,
거대하고 복합적인 눈으로 주위를 응시하고 있어요.
Now she lifts her pale forearms and thoroughly washes her face.
Now she snaps her wings open, and floats away.
I don't know exactly what a prayer is.
I do know how to pay attention, how to fall down
into the grass, how to kneel down in the grass,
how to be idle and blessed, how to stroll through the fields,
which is what I have been doing all day.
이제 메뚜기는 가느다란 앞다리를 들어 올려 자신의 얼굴을 말끔히 닦아요.
그러고는 한순간에 날개를 활짝 펴고 어딘가로 날아가죠.
나는 기도를 올리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모릅니다.
다만 나는 집중하고 풀밭에 드러눕고
무릎을 굽혀 앉는 방법을 알아요.
느릿하고 축복 속에 있는 느낌이 어떤지를,
들판을 정처도 없이 거니는 법도 잘 알지요.
이 모든 것을 내가 하루 종일 하고 있으니까요.
Tell me, what else should I have done?
Doesn't everything die at last, and too soon?
Tell me, what is it you plan to do
with your one wild and precious life?
말해보세요. 내가 달리 무엇을 더 했어야 하죠?
결국 모든 것은 죽지 않나요. 그것도 너무 빨리?
말해보세요, 야생적이고도 소중한 단 한 번의 일생에
당신이 진정 원해서 추구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주인공 나이애드는, 60세가 넘어 이 불가능한 바다 수영에 도전한다. 그녀가 64세에, 파란색 수영모자와 물안경만 착용한 채, 쿠바에서 플로리다 키웨스트 스매더스 해변까지, 177km를 52시간 54분만에 수영으로 건넌다. 나이애드는 혼자 힘으로 바다에서 뱃사장으로 걸어 나왔다. 그녀는 그 전에 4번 시도를 하였고, 64세에 상어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장치도 없이 수영으로 완주하였다.
영화를 보는 내내 눈물이 앞을 가렸다. 한 인간의 의지는 대자연의 가장 힘센 바다도 극복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해변으로 나오면서 불가능에 도전하는 우리에게 다음 세 가지를 기억하라고 말한다:
“첫째, 우리는 결코 포기해선 안됩니다.”
“둘째, 당신의 꿈을 시작하기에 너무 늦은 나이는 없습니다.”
“셋째, 인생은 혼자하는 운동같지만, 사실은 여러 사람이 함께하는 운동입니다.”
이 말을 마치고 나이애드는 건강이상을 체크하기 위해, 들것에 실려 나간다. 그녀는 이 무모한 시도를 하면서 독해파리에 물리고, 햇빛에 얼굴 화상을 입고, 물집으로 고통을 받고 환각증세를 보였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한 가지를 해냈다. 누구에게나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가지가 있다. 그것을 찾아 집중하고 몰입하여 유유자적하면 좋겠다.
여러분에게 이 영화를 강추합니다.
동영상
<나이애드의 다섯 번째 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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