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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17. (金曜日) “인생무상人生無常”

2023.11.17. (金曜日) “인생무상人生無常”

어제 예수회센터 이근상신부님에 전화를 부탁한다는 문자를 남겼다. 신부님은 내가 지난주까지 진행한 예수회센터 특별강좌: 소명, 희생, 각성(창세기 12-36장)을 부탁하신 센터장이다. 그는 나에게 다음가다024년 3월부터 시작하는 또 다른 강의를 부탁하셨다. 내가 서강대까지 오고 가는 길이 쉽지는 않다. 오고나는데만 꼬박 4시간을 잡아야 하기 때문이다. 처음엔 주저했지만, 다행히 3월부터 목요일 새벽에 강연이 잡혀있어, 목요일 오후에 강의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신부님이 수락하면, 매주 목요일 오후 2-4시에 다음과 같은 12강좌를 진행하면 좋겠다.

성서중 무슨 책을 공부하면 좋을까 고민했다. 맨처음에는 <출애굽기>를 염두에 두었다. 오래된 자아에서 탈출하여 40년간 광야에서 훈련을 받은 후, 가나안으로 들어가는 여정을 강의하고 싶었다. 그러다 마음을 바꿨다. 모두들 힘들게 생존하고 있으니, 삶에 대한 깊은 통찰을 전해주는 <전도서>로 주제를 바꿨다.

공부주제를 “허무와 의미”로 잡았다. 우리가 우연히 살게 된 이 인생에 의미가 있는까? 인생은 살만한 가치가 있는가? 인간은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유일하게 아는 동물이다. 인류문명은 순간을 영원로 만드는 기술이 만들어낸 기적들이다. 문자, 도시, 역사, 기억... 모든 것이 자신의 문화적인 혹은 유전적인 흔적을 남기려는 노력들이다.

우리는 역설적이다. 빅뱅으로 우주가 탄생한 이후, 한 번도 쉬지 않고 흘러 내려간 시간은 순간일 수 밖에 없다. 과거, 현재. 미래는 우리가 편하지고 인위적으로 만들어낸 허상이다. 과거는 현재의 일부이고 현재는 미래도 진입하고 있다. 시간은 존재하지만 오감으로 증명할 수 없는 신비다. 다만 시간이 지나 빛바랜 책이 과거가 있었다는 표식이다.

인류는 애써 이 엄연한 진리를 외면하며 망각의 문화를 만든다. 비관적인 삶을 잊고자 그들이 택한 전략은 중독이다. 온갖 중독들은, 현재 자신의 처지로부터 도망치려는 비겁이다. 인류는 코로나 감염병 유행 이후, 개인들이 사회적으로 소외되고 경제적으로 결핍하여, 심리적으로 불안을 경험하고 있다. 성서안에서 자신을 있는 그대로 직시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 있다면 <전도서>다.

내년 봄공부에서 12장으로 이루어진 <전도서>를, 히브리어 원전에서 깊이 읽어보고 싶다. 그 안에 감겨진, ‘영원한 지혜’를 맛보고 싶다. 참여하는 모든 이들이 그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발굴하면 좋겠다. <전도서>에 등장하는 문장들을 내가 즐겨읽는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노자의 <도덕경>, 붓다의 <법구경>, 니체의 <차라수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구절들과 비교하여 설명하고 싶다. 그 혜안으로 나도, 수강생도 삶이 조금 개선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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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회센터 강좌

2024년 3월-5월 (12주)

매주 목요일 오후 2-4시

제목:

허무虛無와 의미意味: <전도서>와 현대인

커리큘럼:

1강. 영원회귀永遠回歸

2강. 쾌락중독快樂中毒

3강. 시절인연時節因緣

4강. 아시타비我是他非

5강. 계학지욕溪壑之慾

6강. 인간조건人間條件

7강. 존재의미存在意味

8강. 인과응보因果應報

9강. 인생의무人生義務

10강. 세옹지마塞翁之馬

11강. 조개모변朝改暮變

12장. 영원회귀永遠回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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