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9.3.(土曜日) “태풍 서브라임Sublime”

2022.9.3.(土曜日) “태풍 서브라임Sublime”

오늘은 멀리서 귀한 손님들이 온다. 부천에서 태풍 태권도 제자들이 코라를 방문한다. 나는 이 아이들을 위해 토요일 새로운 과목을 개설하였다. 사범님은 아이들을 봉고차에 태우고 코라에 도착하였다. 주말이라 오는데, 1시간 30분이나 걸렸다. 7명이 와야하는데, 두 명이 코로나에 감염되어 회복 중이라 5명만 참석했다. 나와 아이들의 인연은 작년 1월에 시작하였다. 그 때 사범님과 아이들이 나에게 감사의 손편지를 보내왔다. 아이들이 내 위대한 개인 시리즈 책 4권을 읽고 필사하여, 정성스럽게 자신의 생각을 담은 메니페스토같은 편지였다. 나는 감동을 받았다. 글에 나타난 아이들의 심성과 글솜씨 때문이었다.

그 후, 나는 이 아이들과 함께 인생을 동행해 보기로 결심했다.

이들은 리차드 리빙스턴의 Jonathan Livingston Seagull을 모두 영어로 암송하면서, 지적으로 그리고 영적으로 열리기 시작하였다. 물론 태권도 수련이라는 신체훈련이 기반이 되었다. 나는 아이들에게 읽을 책들과 일기를 쓸 몰스킨을 선물해 주었다. 이들은 내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성과로 보답해 주었다. 그 성과란, 착하고 친절하며, 자신을 절제할 줄 알고, 자신이 인생을 통해 성취해야 할 한 가지를 찾는 여정을 시작하겠다는 마음씨다.

나는 격주로 토요일에 진행되는 이 수업을 이렇게 진행하기로 마음먹고 그렇게 오늘 진행하였다:

2:00-3:00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 영시 암송

3:00-4:00 신-레케-우닌니의 <길가메쉬 서사시> 아카드어 원문과 영어번역 암송

4:00-5:00 파탄잘리의 <요가수트라: 삼매품> 산스크리트어 원문과 영어번역 암송

5:00-5:30 간식

첫째, 내가 로버트 프로스트와 그의 시를 선정한 이유는 이렇다. 그는 현대정신을 가장 강력하고 선명하게 피력한 예언자이기 때문이다. 그가 사용한 영어문장은, 일반 미국인들이 사용하는 영어이지만, 상스럽지 않다. 그 상스러움을 훌륭한 언어로 승화하였다. 나는 아이들과 한때 월트 휘터먼의 Song of Myself를 암송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던 중, 이 시의 현란한 표현들이 아이들에게 아직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가지 않는 길>로 잘 알려진 프로스트는 동시대 시인들, 특히 T.S. 엘리엇, E. 파운드, W. 스티븐스와는 달리 현학적이지 않다. 특히 이 시인들을 휘트먼의 정신적인 후계자이지만, 프로스트는 독립적이다. 나는 아이들에게 매주 프로스트의 영시 하나를, 일년 동안 영어로 암송하게 만들 것이다. 아이들은 이 시 암송을 통해, 영어문장의 간결함과 강력함을 고취시키고 싶다. 이 수업을 영상에 담아 영어를 배우고 싶은 모든 아이들과 어른들이 우와하고 감동적인 영어를 구사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다. (여러분과 여러분의 자녀들로 제가 소개하고 번역하고 어휘를 설명한 자료를 가지고 일주일에 한번씩 프로스트 시를 암송하면 좋겠습니다. 그 영시를 읽어주는 유튜브를 통해 발음도 스스로 연습하고, 제가 수업하는 내용도 영상으로 경험하여 실력을 신장시킬 수 있습니다.)

오늘은 나영이가 시 전체를 무대에 선 영국 배우처럼 훌륭하게 암송하였다. 물론 한 글자도 틀리지 않았다. 아이들이 카메라 앞에서 암송하는 연습이 이 시의 의도를 더 확실하게 파악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시는 암송을 통해 드러나는 감동이다.

둘째, 내가 아이들에게 기원전 14세기에 편집된 신-레케-우닌니의 <길가메쉬 서사시EG>를 가르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이 서사시는 후대 등장하는 서사시, 특히 영웅서사시의 전형이다. EG를 완벽하게 이해하면, 후에 등장하는 서사시, 소설, 그리고 영화의 중요한 미토스와 에토스를 깨닫게 된다. 대한민국이 이젠 세계인들이 감동하는 이야기를 만들어내야한다. 노벨문학상을 타는 젊은 작가들이 등장하여 아직 선진문명이나 선진문화를 경험해 본 적이 없는 한국인들을 인도해야한다.

나는 아이들에게 첫 4행과 제1토판 1행에 등장하는 아카드어 문장 ša nagba īmuru išdī māti 샤 나그바 임무루 이슈티 마티 (The One who saw the abyss, the foundation of the land) 암송하도록 요구하였다. 이번에 윤서가 자원하여 전쟁터에 나선 길가메쉬처럼 이 문장들을 암송하였다. EG의 원문 단어 하나 하나에 숨겨진 의미를 자세하게 설명하여, 이 서사시가, 자신들이 삶의 영웅이 되는 발판이 되면 좋겠다.

셋째, 마지막으로 수련을 위해 파탄잘 리가 기원전 2세기에 편집한 <요가수트라>의 첫 번째 책 ‘삼매품’을 체계적으로 소개하고 싶다. 아이들은 내가 미리 배분한 프린트물에 적힌 산스크리트어 원문과 영문을 모두 한 목소리로 암송하였다. 아이들은 이제, 그 어떤 언어라도 들으면 암송하고 이해할 수 있는 마음이 생겼다. 나는 요가yoga라는 단어가 가진 의미와 경구 1과 경구 2를 설명하였다. 이들이 <요가수트라.를 통해 마음 수련도 함께 진행할 것이다.

수업을 마치고, 우리는 모두 햄버거를 먹었다. 지난번 경이로운 not-to-do 리스트를 써서 나를 감동시켰던 나영이에게 좋은 소식이 하나 있었다. 사범님이 나영이가 중등과정 검정고시를 합격한 후, 3개월만에 다시 고등과정 검정고시를 합격했다는 소식을 전해주었다. 이 아이들이 변화하는 모습만 봐도 살만 난다. 이주 후 수업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린다.

사진

<태풍 서브라임 수업 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