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4.5. (火曜日: 植木日) “심오한 책임”

[사진]

<설악면 야산 진달래>

 

야산은 군데군데 진달래가 봉오리를 터뜨리는 환희의 함성으로 가득하다. 산비탈, 정상, 후미진 곳, 바위근처, 고목나무 옆, 고리니 길 가장자리, 무명씨 무덤 근처, 바위 틈...어디에나 아랑곳 하지 않고 태연泰然하다. 오래전 씨앗이 운명적으로 떨어진 그 자리에서 뿌리를 내리고 한 겨울의 추위와 한 여름의 열기를 견디며, 그렇게 자신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자신에게 조용히 알린다.


이제 봉오리를 피우려는 진달래를 보니 미국 시인 에밀리 디킨슨(1830-1886)가 생각한다. 그녀는 일생 독신으로 집을 거의 떠난 적이 없는 과격한 개인주의자였다. 그녀는 매사추세츠 주의 작은 마을 앰허스트Amherst에서 태어나 평생을 보낸다. 그녀는 자신의 임무를 수선화와 비교하여 말한다.


What I can do – I will –

What I can do – I will –

Though it be little as a Daffodil –

That I cannot – must be

Unknown to possibility –

[Fr641 (1863) J361]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나는 할 것입니다.

내가 할 수 있은 것을, 나는 할 것입니다.

그것이 수선화처럼 보잘 것이 없어도,

내가 할 수 없고, 가능성에 알려지지 않은 것이 분명할 지라도”


디킨스는 보잘 것이 없는 수선화와 같은 자신을 보면서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고 말한다.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발견하여 완수하려고 시도하면, 그것이 위대해지기 때문이다. 그녀가 무엇을 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불가능해 보인다. 그녀가 사려가 깊고 친절했지만, 대부분의 사람과 거리를 두고 공동체 일이나 사회활동에 참여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시를 맹렬하기 쓰기 위해서다. 그녀는 생전에 자작한 1,800편의 시들 가운데 10편과 서간 하나만 발표하였다.


그녀는, 자신이 상상한 시인의 모습을 선언한 것이다. 시는 그녀가 기꺼이 종말론적으로 애쓸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이 작은 수선화와 같더라도, 자신의 노래인 시를 쓸 것이다. 달리 할 것이 없다. 이것저것에서 취사선택이 아니라, 유일한 한 가지를 기꺼이 그리고 마지못해 선택하였다. 그녀는 자신의 시를 ‘수선화’와 비교하여 시 1058에서 노래한다.


Bloom – is Result – to meet a Flower

And casually glance

Would cause one scarcely to suspect

The minor Circumstance

핀 꽃은 결과입니다. 꽃을 만나기 위해서는,

대충 보면

사소한 환경조차도 거의 알아차릴 수 없을 것입니다.


Assisting in the Bright Affair

So intricately done

Then offered as a Butterfly

To the Meridian –

나비가 빛나는 사건을 돕는 것은

정교하게 이루어지며

정오에 바친 헌신입니다.


To pack the Bud – oppose the Worm –

Obtain its right of Dew –

Adjust the Heat – elude the Wind –

Escape the prowling Bee

봉우리를 감싸, 벌레에 대항하고

이슬을 정당하게 획득하고

열기를 조정하고, 바람을 피하고

기웃거리는 벌로부터 도망칩니다.


Great Nature not to disappoint

Awaiting Her that Day –

To be a Flower, is profound

Responsibility –

위대한 자연은

그 날, 기다리는 나비를 실망시키지 않습니다.

꽃이 된다는 것은 심오한

책임입니다.


꽃이 피는 것은 식물에게 심오한 사건이다. 꽃을 피우지 못하는 것은 ‘위대한 자연’을 실망시키기 때문이다. 수선화처럼, 작은 꽃이 피는 것도, 나비가 정오에 바친 헌신이다. 여기에서 ‘정오Meridian’는 시간일 뿐만 아니라 꽃이라는 창조물을 다스리는 신이기도 하다. 그녀와 수선화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디킨스는 자신의 묘비에 이렇게 적었다.

Emily Dickinson

Born

December 10, 1830

Called Back

May 15, 1886

에밀리 디킨슨

태어나다

1830년 12월 10일.

소환되었다

1886년 5월 15일


산비탈의 진달래는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훌륭하게 해내고 있다. 꽃을 피우기 위해, 추운겨울을 혹독하게 참아내고, 자연의 섭리에 맞추어 가장 적절한 순간에 꽃을 피웠다. 한 송이 꽃을 피우는 일은, 우주가 개인한 심오한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