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4.26.(火曜日) “단테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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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테 시즌 II 종강 사진>

 

더코라는 일반인들을 위해 두 개 수업을 진행한다. 화요일에는 문학수업이고 수요일에는 철학-심리학 수업이다. 문학은 개인이 경험하지 못한 타인의 신비한 세계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만드는 마술이다. 누구나, 책을 통해, 상상력을 동원하여 주인공이 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자신만의 편견과 아집을 유기하게 만든다. 위대한 문학은 인간을 더 나은 인간으로 개조하는 유일한 통로일 것이다.


나는 오래전 단테 <신곡>을 교재로 선정하였다. 이 책이 피렌체를 중심으로 일어난 르네상스, 그 영향을 받은 종교개혁, 그리고 근대 이성주의의 시발점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단테는 그 누구도 들어가 보지 않는 인간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지옥, 연옥, 그리고 천국을 찬란하게 설명해 주었기 때문이다. 단테는 자신이 아는 성서, 그리스-로마 문학과 철학, 유럽 종교와 사상, 그리고 정치인으로 피렌체에서 경험한 양육강식의 정치현장을 간결하지만 강력한 시로 표현하였다.


나는 철학수업으로 니체의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선정하였다. 이 책은 현대인들을 위한 복음서다. 그는 19세기말 ‘국가’라는 정체를 종전의 신을 대신할 우상을 만들어, 르네상스와 근대를 통해 겨우 구축하기 시작한 자유와 개인주의를 법치주의와 전체주의로 대치하였다. 이 책은 읽으면 읽을수록, 그 숨겨진 의미를 가만히 드러내는, 위대한 책이다. 이 책은 훗날, 성서와 맞먹는 경전으로 추앙받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복음, 즉 ‘구원이란 자기극복이다’라는 명제를 선명하게 알려주기 때문이다. 자기극복을 실천하는 인간이 초인이다.


오늘은 화요 단테수업 시즌 II 마지막 수업이다. 한 시즌은 석달동안 12주 진행된다. 참여자들은 매주 화요일 오후 5시30분에 ‘더코라’로 등교한다. ‘더코라’는 새로운 정보를 알려주는 기관이 아니라, 단테를 통해 자신을 연민의 눈으로 바라보고 희망의 눈으로 새로운 결의를 다지는 수련장이다. 한마디로 ‘자기-응시’의 공간이다. 우리 삶에 일어나는 많은 문제들은, 자신을 조용하게 바라볼 수 없는 바쁨에서 온다. 나는, 이 공간이, 종교를 초월하여, 현대인들에게 자기를 회복하는 장소가 되면 좋겠다.


그런 이유로, 2022년 1월부터, 단테수업을 유튜브에 올리기 시작하였다. 매일아침 7시, 월요일에서 토요일까지 10-15분 분량의 수업내용을 제작하여 올린다. 수업에 직접 참여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어디에서든지, 어느 장소에서든지, 우리 마음속에 존재하는 유기해야할 지옥 같은 찌꺼기를 제거하면 좋겠다.


지옥을 한마디로 정의하지면, ‘무변화’다. 단테는 지옥에 있는 자들을 지상에서 습관적으로 행하던 해악을 지옥에서도 동일하게 반복하는 자들로 묘사한다. 소위 ‘콘트라파소’contrapasso다. 나는 함께 공부하는 도반들과 동영상을 시청하는 분들이, 매일 매일 자신이 새로운 인간으로 변신하고 있는지 가름해 보길 바란다. 물론, 강의를 하는 내가 변해야, 수강생들이 변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매 시간, 나의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려 애쓴다.


이번시즌에 <인페르노> 제9곡까지 공부하였다. 9곡은 상부지옥과 하부지옥을 가르는 철갑으로 둘러싼 디스라는 도시가 등장한다. 상부지옥은 무절제의 죄를 지은 사람들을 벌주는 공간이라면, 하부지옥은 폭력을 범한 자들을 벌주는 공간이다. 무절제의 시작은 타인이 아니라 자신이다. 무절제는 자신에 대한 폭력이다. 그러나 하부지옥은 타인에 대한 폭력에 관한 이야기다. 인간 한 사람에 죄를 지음으로, 그(녀)가 속한 공동체 전체가 피해를 본다. 앞으로 도시의 성벽처럼 견고하게 버티고 있는 폭력과 관련된 인간의 본성을 공부할 예정이다.


우리 수업은 이렇게 진행된다.

<오후 5:30-6:20 간단한 식사>

지하 1층에 애슐린 카페가 있는 샌드위치, 샐러드 그리고 음료를 즐겼는데, 코로나로, 애슐린이 1층으로 이동하고 식사 서비스를 중단하는 바람에, 마켓오에서 정성스럽게 준비한 도시락으로 대치하였다.


<오후 6:30-8:10 단테 신곡강의>

나는 무엇보다도 이탈리아 원문의 충실한 번역을 읽어주고, 그것에 대한 나 나름대로의 해설에 집중한다. 위대한 고전은 원전으로 읽어야, 그 숨겨진 뜻을 헤아릴 수 있다. 진도가 더디지만, 파라디소 33곡까지, 100곡을 도반들과 함께 자세히 읽고 유튜브 영상에 담고 싶다. 아마도 10년 정도 걸릴 것 같다.


오늘은 특히 지난주에 내가 구조한 단테와 루미가 수업에 참여하였다. 수업을 마치고 이들이 들어오는, 온통 우리의 눈을 단테와 루미에게 쏠렸다. 지난 석 달동안 함께 공부한 도반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다음 주, 5월 3일에 시즌 III가 다시 시작되는데, 이 수업도 우리 모두에게 신나기를 바란다. 특히 이 수업에서는 <요가수트라: 삼매경>의 내용을 차근차근 소개할 예정이다. 오늘 수업 후에 도반들과 사진을 찍었다. 기억에 남는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