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26.(土曜日) “족적足跡”

사진

<쇼베동굴 어린이와 늑대 재현 이미지>

2022.2.26.(土曜日) “족적足跡”​

프랑스 남부 아르데쉬 계곡에서 발견된 쇼베동굴Chauvet Cave는 1994년에 3명의 동굴 탐험가들에 의해 발견되었다. 이 탐험가들 중 한명인 장 마리 쇼베Jean-Marie Chauvet. 이름을 본 따 쇼베동굴이라고 부른다. 쇼베동굴엔 호모 사피엔스가 그린 최초의 그림들이 벽에 그려져 있다. 학자들은 이 안에서 발견된 벽화들은 탄소연대측정에 의하면 기원전 32,000년부터 시작하여 기원전 10,000년 사이에 제작되었다. 그 후에 산사태로 입구가 막혀 이천년동안 거의 진공상태로 있다 최근에 발굴되었다. 쇼베 동굴의 길이는 400미터이며 곳곳에 커다란 방들이 있다. 고고학자들인 이 안에서 이곳에서 동면했던 동굴곰의 두개골과 뼈들, 사슴과 두 마리 늑대의 두개골을 발견하였다. 벽에는 곰들이 손톱으로 긁은 흔적들과 바닥엔 곰 발자국들이 남아있다.

쇼베동굴벽화들을 크게 붉은 색 그림들과 검은 색 그림들로 나눌 수 있다. 특히 가장 인상적인 그림들은 말들을 그린 패널, 사자들과 코뿔소를 그린 패널이다. 동굴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동물들은 사자, 매머드, 그리고 코뿔소다. 호모 사피엔스들이 이 동물들을 사냥하지 않았고 당연히 먹지도 않았다. 그들은 더 많은 사냥을 기원하면서, 굳이 그들이 거주하지 않는 지하동굴로 내려와 한 손엔 횃불을 들고, 다른 한 손엔 오커같은 황토색 물감으로 이토록 정교한 이미지를 그린 이유는 무엇인가? 호모 사피엔스들은 이곳에서 자신이 우주와 자연의 일부분으로 다른 동물과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쇼베동굴 가장 안쪽 노두露頭에 그려진 그림은 충격적이다. 노두란 지표면에 노출된 암석 또는 암반을 이른다. 400m나 되는 쇼베동굴의 맨 끝에 비너스의 음부부분이 검은 색으로 묘사되었다. 눈 높이에 그려져 동굴을 방문하는 호모 사피엔스들이 감상용이었다. 누군가 후에 들어와 여성 성기를 표시하기 위해 음각으로 파, 검은 색이 제거되고 종유석 색깔인 노란색이 드러났다. 풍만한 허벅지를 가진 다리 상단이 묘사되었고 발을 보이지 않는다. 이 비너스 모양은 그 당시 중앙아시아와 동유럽에서도 발견된 비너스의 기본적인 형태가 완벽하게 일치한다. 비율, 표현방식이 놀랍게도 똑같다. 비너스 왼쪽으로 커다란 암사자가 있고, 그 밑으로 세 마리 고양이과 동물들이 어디로가 가고 있다. 비너스 오른쪽엔 들소 가면을 쓴 샤먼이 꾸부정하게 어깨를 굽혀 비너스에게 다가가려한다. 풍요를 상징하는 비너스와 풍요기원을 진행하는 샤먼이 인류 최초 벽화에 그대로 표현되었다.

호모 사피엔스는 암사자, 비너스, 그리고 들소 가면을 쓴 샤먼 그림을 통해 우리게 무엇을 말하려하는가? 이 그림을 그린 예술가는 자신이 전하려는 내용을 의도적인 생략으로 표현하였다. 우선 비너스는 음부와 허벅지 일부만 표시했다. 비너스 위에 있는 암사자나 샤먼의 몸도 일부만 검은 색 윤곽으로 표현되었다. 이 그림이 그려진 장소는 쇼베 동굴에서 가장 은밀한 곳에 자리 잡았다. 인류는 자신의 삶을 연장시켜주는 풍요의 신을 비너스로 표현하고, 그 기원을 위한 의례를 위해 이 곳 지하로 내려온 것은 아닐까? 호모 사피엔스들은 인간이 다른 동물들과 하나로 연동되어 있는 운명공동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미녀와 야수’ 주제는 파블로 피카소의 ‘미노타우르’ 그림에서도 찾을 수 있다.

쇼베동굴은 호모 사피엔스들의 그림뿐만 아니라 인간의 진화과정을 밝혀주는 중요한 발자국들을 남겼다. 8-10살 정도로 추정되는 어린아이의 맨발자국과 그 옆에는 늑대나 큰 개로 추정되는 동물의 발자국도 선명하게 남아있다. 학자들은 늑대가 사육되기 시작하여 개가 된 시기에 대해 명확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학자들은 가장 오래된 개를 기원전 만년정도로 추정하였다. 그러나 이곳에서 발견된 이 발자국들은 그것보다 훨씬 이전인 기원전 28,000년으로 추정한다. 어린아이의 발자국과 그 옆에서 걷고 있는 ‘늑대’의 발자국은 무엇을 시사하고 있는가?

쇼베동굴에 남긴 동물은 야생 늑대도 개도 아니다. 호모 사피엔스들이 이제 막 사육을 시작한 단계이기 때문에 이 동물을 편의상 ‘늑대-개’로 부르자. 최근 고인류학자들은 벨기에, 체코, 우크라이나, 그리고 남 시베리아 알타이 산맥에서 기원전 31,000년에서 기원전 14,000년 전으로 추정되는 늑대-개의 뼈를 발견하였다. 이 늑대-개는 어린아이를 몰래 따라온 것인가? 아니면 “어린아이와 늑대-개는 함께 걸어 동굴로 들어온 것인가?” 이들의 발자국이 동시에 만들어진 것인가? 아니면 적어도 서로 다른 시기에 만들어졌는가?

쇼베동굴을 자세히 조사해보면, 동굴곰이나 다른 동물들이 이곳에서 지낸 흔적은 있지만, 인간은 거주하지 않았다. 호모 사이엔스는 벽화를 그리거나 혹은 성인식과 같은 의례를 치루기 위해 들어갔을 것이다. 그러나 기껏해야 8살난 어린아이가 왜 동굴 깊숙이 들어왔을까? 그 아이가 태양빛이 전혀 닿지 않는 곳에 혼자 들어왔을까? 아이는 분명히 부모와 함께 동굴에 들어왔다. 더욱이 동굴 안에 어린아이 것으로 추정되는 유골이 발견되지 않았다. 어린아이와 늑대-개의 발자국이 겹쳐지지 않고 나란히 파였다. 이들은 사이좋게 함께 동굴 안으로 들어왔다.

오늘날 개들은 늑대의 후손들이다. 과학자들이 최초의 개들이 남긴 DNA분석을 통해 기원전 10,000년경 중국과 중동지방에서 각각 등장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쇼베동굴은 이 두 장소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 늑대에서 개로 변화는 인간이 가축을 키우기 시작한 시기인 기원전 10,000년이 아니라 늑대를 사육하기 시작하면서 일어났을 것이다. 늑대를 사육하는 사람들은 늑대 새끼를 어려서부터 키운다면, 늑대는 인간을 자신의 가족처럼 생각하고 일생동안 가족의 일원으로 여긴다. 쇼베동굴 안에 벽화를 그린 호모 사피엔스들은 이러한 늑대의 행동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늑대를 사육하여 밤에 자신들이 편히 쉴 수 있도록 거주지를 지키고, 사냥하는데 도움을 주는 동물로 변화시켰다. 쇼베동굴은 인류 최초의 예술작품을 간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어린아이와 늑대의 발자국을 남겼다. 인간이 동물과 관계를 맺어 효과적으로 사냥을 했을 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 고양되었다. 인간과 개는 공생관계를 맺으며 공진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