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2.14. (月曜日)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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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악면 북한강 지류에 등장한 오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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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2.14. (月曜日) “봄”

오늘 아침엔 산이 아니라 강가로 산책 나갔다. 여러 달 나의 수련장이 되었던 집 뒤, 신선봉이 아니라 북한강 강 길 따라 논이 나오는 예전 산책길을 찾아갔다. 반려견들이 더 좋아한다. 샤갈, 벨라, 그리고 예쁜이는 이 산책로를 6년이상 다니며 곳곳에 자신의 영역이란 사실을 표시해 두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온 듯, 산책길 내내 구석에 코를 샅샅이 들이밀며 지난 몇 달 동안 일어났던 일들을 헤아리고 있었다. 반려견들을 냄새로 이 산책길이 어떤 동물들이 다녀갔는지 파악한다.

오랜만에 들어선 이 산책길은 우리를 따스하게 반겼다. 입춘이 열흘이나 지났지만 동장군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지만, 자연의 섭리를 거스릴 수는 없다. 북한강 지류가 드디어 군데군데 녹기 시작하였다. 얼어붙은 북한강 지류 뒤로, 멀리 신선봉이 보인다. 시냇가 중앙이 녹았다. 타원형 호수를 빙판 안에 만들었다. 그 호수는 청명한 겨울 하늘을 자신의 몸으로 일렁이며 비추기 시작하였다. 자신을 감쌌던 두꺼운 얼음을 태양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녹여내, 봄이 오고 있다는 소식을 알려주었다.

산책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북한강 지류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가던 길을 멈췄다. 저 물가에서 무언가 소리가 들렸다. 아이폰을 꺼내 물가를 촬영하기 시작하였다. 강가가 먼저 녹기 시작하여 가운데 타원형 물가와 이내 만날 기세다. 조심스럽게 접근하니, 중간 호수에 오리 다섯 마리가 물질을 하고 있었다. 차가운 물로 마다하지 않고 겨울 내내 찌뿌등했던 몸을 풀고 있었다. 봄이 오다린 것은 나뿐만이 아니다. 오리도, 나무도 풀로 온 세상이 봄이오길 학수고대하였다. 겨울 내내 어디 있었는지 꽁꽁 숨 있다가 자신의 터전인 북한강으로 돌아왔다.

나의 인기척 소리를 들고 물가 구덩이에 있던 오리들이 유유자적하며 자리를 옮긴다. 열 마리 정도다.

이들은 다른 오리들이 있는 타원형 물구덩이로 이동하였다. 빙판을 지나 강물로 들어가 물장구를 치니 한없는 잔물결이 전체에 퍼졌다. 이들이 만들어낸 물결들은 서로 만나 무한한 형상과 모양을 창조한다.

여러분에게 봄이 왔다는 소식을 전하고 싶다. 오미크론 코로나는 더욱 기승을 부려 끔찍한 감염 숫자로 우리를 놀래고, 대선주자들은 우리가, 우리 사회가 감추고 싶은 민낯을 미디어를 통해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다. 그래도 봄이 오고 있다고 스스로 위안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