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28. (水曜日, 362/365) “종교宗敎”
인류는 오랜 실험을 거쳐 교육과 종교를 만들어, 인간을 동물에서 이성과 영혼을 지닌 동물로 변모시켜왔다. 교육은, 인간 안에 숨겨진 자기-자신을 발견하도록 유도하는 체계적인 자극이며, 종교는, 그 발견한 자기-자신을 초월하여 가장 이상적인 존재의 추상인 신과 합일 하도록 격려하는 깨달음이자 실천이다. 20세기에 들어와 산업혁명의 결실인 대중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개인은 사라지고 대중이 등장하였다. 여러 사람이 동의한 결정한 것이 진리가 되는, 어처구니가 없는 디스토피아로 진입하였다. 그러면서 교육과 종교도 개인보다는 공동체와 대중을 계몽하고 교화시키는 대중문화로 변화되었다.
사람들은 예수를 믿으면서, 예수가 되지 못하고 예수에 관한 담론, 누군가 만들어낸 오래전 교리를 믿는다. 흔히 말하듯이, 사람들은 달을 쳐다보지 못하고, 달을 가르치는 손가락의 생김새에 대한 담론으로 갑론을박한다. 종교는 이론이 아니라, 실천이며, 이성이 아니라 연습이다.
예수와 동시대인인 위대한 랍비 힐렐에 관한 에피소드가 있다. 힐렐에게 한 이교도가 다가와 “당신이 한 다리로 서 있는 동안 토라 전체를 암송할 수 있다면, 나는 유대교로 개종할 것이요”라고 말했다. 힐렐은 이렇게 대답했다.
“당신 스스로에게 혐오스러운 일을 이웃에게 하지 마시오.
이것이 토라의 전부이며 나머지는 그저 각주일 뿐이니, 가서 이것을 공부하시오.”
자신에게 혐오스러운 것은, 남에게도 혐오스러운 것이다. 우리의 딜렘마는 자신에게 혐오스러운 것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이다.
<도마복음서> 경구 6은 종교의 핵심을 간결하게 이렇게 말한다:
“예수의 제자들이 예수에게 물었다. 그들이 그에게 말했다: 당신은 우리가 금식하길 원합니까? 우리가 기도하는 방식은 무엇입니까? 자선을 베풀어야 합니까? 우리가 음식을 삼가해야합니까?”
예수를 따르며 동고동락한 제자들은 자신들도 예수와 같이 되고 싶었을 것이다. 그리곤, 그들은 예수처럼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려하지 않는다. 신이 그들 각자에게 부여한 신의 영적인 유전자를 포기하고, 당시 유대 종교인들이 만들어낸 교리를 들먹이며 말한다. 그들에게 참된 종교인이란, 교리를 지키는 것, 즉 금식하고, 기도하고 자선을 베풀고, 음식을 삼가는 것을 종교행위라고 배웠다. 그래서 예수가 정색을 하고 이 중요한 종교문제에 대한 정답을 준다.
“거짓을 말하지 말라! 너희들이 싫어하는 것을, 하지 말아라!”
예수는 제자들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는다. 대신, 제자들이 이런 질문을 하는 의도, 혹은 이런 질문에 사로잡힌 어리석음을 지적하며, 종교의 핵심을 말한다. 종교는 “거짓을 말하지 않는 것이다.” 거짓이란 무엇이고 참이란 무엇인가? 거짓과 참의 기준은 무엇이고 어디에 적혀있는가? 사람들은 참과 거짓은 헌법에 적혀있다고 말한다. 혹은 참과 거짓은 교리에 새겨있다고 주장한다. 인류는 사회가 정한 법을 어기는 사람들을 감금해왔고 교리를 파기하는 사람을 이단으로 낙인찍어 화형시켜왔다. 그렇다면, 애초는 누가 법을 제정하였고 누구 교리를 만들었는가? 고대 그리스 비극에 등장하는 안티고네는 국법을 어기고 자신이 판단한 상식과 양심을 지키다 투석으로 순교하였다. 시간과 장소를 초월한 유일한 법이 있다면 그것은 모든 인간이 지니고있는 양심良心이다. 양심을 통한 언행은, 자발적이며, 자유롭고, 자신에게 친절할 뿐만 아니라 타인에게도 친절하다.
예수는 타인이 만든 법이나 교리에 순응하는 것은 거짓이라고 말한다. 미국 초월주의자 헨리 데이빗 소로는 자신의 마음 속에서 북을 치는 자기나름의 고수鼓手 소리에 귀를 기울이라고 말한다:
“만인 인간이 자신의 친구들과 발걸음을 맞추지 못한다면,
그것은 아마도 그녀가 다른 고수의 북소리를 듣기 때문이다.
그 소리가 명확하던지 혹은 희미하던지, 자신이 들은 음악소리에 발걸음은 맞춰야한다.”
그녀가 고요한 가운데 가만히 들은 북소리가 신의 소리이며, 그녀가 복종해야 할 유일한 교리다. 소크라테스, 뉴튼, 케플러는 사람들이 믿는 상식을 비상식으로 여기고 자신이 들은 양심의 희미한 소리를 신의 음성이라 자신의 진정한 소리라고 믿었다. 예수는 <도마복음서> 어록 6 후반부에 자신의 마음속에 우러나오는 것만이 진리하고 말한다.
“왜냐하면, 모든 것은 밖으로 하늘 앞에서 드러나기 때문이다.
모든 것들은 진리(眞理: 메/페)앞에서 드러날 것이다.
감추어진 어떤 것도 드러나지 않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덥힌 어떤 것도 베껴지지 않은 채로 남길 것이 없기 때문이다.”
종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 것이다. 종교인이란 자신의 심연에서 희미하는 들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것에 자신의 언행으로 실천하는 자다. 나는 거짓을 말하는가?
<동영상>
도마복음서 어록 6: 종교
https://www.youtube.com/watch?v=XLRqmp32bGM&t=41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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