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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9. (水曜日) “희구希求” (<인페르노> II.31-45)

사진

<단테와 시인들>

이탈리아 화가 니콜라 콘소니 (1814-1884)

유화, 1850, 37cm x 54cm

보스톤 Athenaeum

2022.1.19 (水曜日) “희구希求”

(<인페르노> II.31-45)

단테는 종교개혁자다. 그는 자신이 존경하는 인류의 커다란 업적을 남긴 위인들을 중세신학의 교리를 정한 토마스 아퀴나스를 따를 수 없었다. 교리는 진리가 아니다. 인간다운 삶을 위해, 우리가 수정하고 개선하기 위한 기준일 뿐이다. 교리가 진리라고 무장할 때, 그 종교는 근본주의가 되어, 자신과 다른 의견을 지닌 개인이나 집단을 적대시하고 파괴하려한다. 현대는 그런 근본주의를 허용되지 않는다. 개인의 자유가 기반이기 때문이다.

단테는 아퀴나스처럼 그리스도교 세례를 받지 않는 자들을 모두 지옥에 배치할 수 없었다. 그 주장이 자신이 신봉하는 중세교회의 교리와 배치된다 할지라도 수정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그런 주장은 비상식적이며 비이성적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나 거북선을 제작하여 일본 해병을 물리친 이순신장군이, 지옥에 떨어져 영원히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 할 수 있을까? 단테 개인의 심사숙고는 중세교회의 교리보다 독창적이며 숭고하다. 단테는 자신의 목소리를 용감하게 시로 표현함으로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경외심을 표현하였다. 단테는 이미 르네상스와 종교개혁의 거룩한 불씨를 <신곡>을 통해 당시 이탈리아인들의 마음속에 심기 시작하였다.

베르길리우스는 림보에 와서 좀처럼 질문을 하지 않는 단테에게 미리 말을 건낸다:

31 Lo buon maestro a me: “Tu non dimandi

32 che spiriti son questi che tu vedi?

33 Or vo’ che sappi, innanzi che più andi,

31. 나의 선한 스승이 나에게 말했다. ”너는

32. 보고 있는 이 사람들이 어떤 영혼이지 묻지 않는구나.

33. 네가 더 가기 전에, 이제 네가 알길 바란다.

34 ch’ei non peccaro; e s’elli hanno mercedi,

35 non basta, perché non ebber battesmo,

36 ch’è porta de la fede che tu credi;

34. 그들은 죄를 짓지 않았다. 그들이 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35. 그것이 충분하지 않다. 그들이 세례를 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36. 세례는 네가 믿은 신앙의 문이다.”

37 e s’e’ furon dinanzi al cristianesmo,

38 non adorar debitamente a Dio:

39 e di questi cotai son io medesmo.

37. 그리고 만일 그들이 그리스도인들 이전에 살았다면,

38. 그들은 하나님에게 올바로 예배하지 못했다.

39. 그런데, 나도 이런 사람들 가운데 하나다.

40 Per tai difetti, non per altro rio,

41 semo perduti, e sol di tanto offesi,

42 che sanza speme vivemo in disio”.

40. 다른 실수가 아닌 이와 같은 결점으로

41. 우리는 길을 잃고 이것 때문에 괴로움을 당한다.

42. 우리는 희망없이 희구하면서 연명한다.

여기에 거주한 자들은 지옥의 다른 영혼들처럼 고통을 당하지는 않지만, 이들은 슬프다. 그 슬픔은 무엇인가를 바라고 있지만, 그것이 실제로 이루어 질것이라는 희망이 없는 상태다. 단테는 자신이 존경하는 철학자들과 시인들을 보면서 애통해한다.

43 Gran duol mi prese al cor quando lo ’ntesi,

44 però che gente di molto valore

45 conobbi che ’n quel limbo eran sospesi.

43. 그의 말을 듣고, 한없는 슬픔이 내 심장을 억눌렀다.

44. 그러나 이 사람들은 존경받을 만한 인물들이란

45. 사실을 내가 안다. 그들은 ‘림보’에서 유예猶豫당한 자들이다.”

45행에 등장하는 단어인 ‘소스페시’sospesi에 림보의 특징이 담겨있다. ‘소스페시’는 축자적으로 ‘긴장된; 아직 결정되지 않은; 불편한’이다. 제 4곡 ‘림보’는 바로 이 ‘서스펜스’에 관한 노래다. ‘소스페시’는 라틴어 ‘서스펜시오’suspensere의 과거분사형으로 기본적인 의미가 “매달리다”이다. ‘-아래’란 의미의 sub와 ‘매달리다; 늘어지다’란 의미의 pendere의 합성어다. ‘소스페시’는 거의 힘이 떨어져 힘겹게 매달려있는 그런 상태다. 이 안에 거주하는 자들은 구원과 저주의 중간에 힘겹게 매달려있다. 신학자인 단테와 인간으로서 단테가 여기서 고민하고 있다. 그는 림보에 존재하는 사람들을 최대한 예의를 갖추어 설명한다. 단테는 이들을 림보에서 유예당한자로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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