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11. (火曜日) “스케이트 신발”

사진

<스케이트>

2022.1.11. (火曜日) “스케이트 신발”

지난 토요일(1월 8일) 동내 지인이 요즘 스케이트를 타기 시작했다고 알려주었다. 스케이팅은, 어린 시절 유일한 겨울 스포츠였다. 동네 어른들은 논밭을 막아 물을 대고, 그 물이 얼면, 그 주위를 비닐 테이프로 둘러 스케이트장을 만들었다. 입장권을 판매하는 의자가 등장하고, 그 옆에 오뎅을 파는 파라솔도 있었다. 겨울이면 썰매나 스케이트를 하루 종일 탔다. 온몸에서는 거름이 섞이 빙판에 뒹굴러 똥냄새가 나고 발톱과 뒤꿈치는 살이 벗겨지고 피가났다. 그래도 해가 뜨면, 스케이트장으로 달려가곤 했다. 혼자 내 힘으로 빙판위에서 가고 싶은 곳으로 갈 수 있는 자유와 그 의지, 그리고 성과를 알려주는 장소였다.

그 향수가 그리워, 나는 스케이트 감독님을 바로 찾아갔다. 그는 평상시엔 설악면에서 낚시관련 물품을 판매하시는 사장님이다. 왕년엔 선수들을 가르치는 감독님이셨다. 나는 바로 그 분을 찾아갔다. 척 봐도 카리스마가 넘치는 분이다.

1(나). “스케이트 배우고 싶어서 왔어요. 감독님 맞으시죠?”

2(감독). “네. 스케이트 배우신 적이 있어요?” 나를 힐끗 보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셨다.

1. “초등학교 때 배웠어요. 벌써 거의 오십년 전이네요. 오래전이죠?”

2. “어릴 때 배운 폼은 일생가요. 스케이트를 새로 마련해야하니까 양말 벗고 이 하얀 종이 위에 발을 올려 놓세요!”

나는 이 갑작스런 주문에, 겸연쩍게 양말을 벗고 그 하얀 종이 위에 발을 올렸다. 내가 발을 그렇게 적나라하게 타인 앞에 내 논 적이 없었다. 참 못생겼다. 감독님이 검을 모나미 볼펜을 꺼내 내 양발의 윤곽을 그렸다. 특히 복숭아 뼈의 크기도 적당하게 그렸다. 신발을 벗는 행위는 새로운 삶을 시작하겠다는 상징이다. 새로운 신발은 미지의 세계를 용감하게 들어가겠다는 결심이다.

1. “예전엔 동대문에 있는 스포츠 매장에 가서, 기성 스케이트를 구했어요. 스케이트가 발아 맞지 않아, 온데가 까지고 피가나 스케이트신발은 고통의 상징이죠.”

2. “제가 주문해서 제작하면, 발이 아프지 않을 꺼에요. 걱정하지 마세요. 다음 주 화요일(1월 11일) 오전 9시 반까지 이곳으로 다시 오세요. 스케이트 신발이 편안한가를 조절하고, 10시부터 강습을 시작 할꺼에요.”

그래서 오늘 나는 오늘 아침 9시 반에 그 낚시 용품 가게로 갔다. 감독님이 밖에서 나를 기다리고 계셨다. 나는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검은 색 가방 안에 스케이트가 담겨있었다. 가방 옆엔 ‘배철현’이란 이름도 적혀있다. 어린 시절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것처럼 눈이 휘둥그레져 이 새로운 신발을 보았다. 그 순간, 내가 이 신발을 신을 만한 자격이 있는가를 생각해보았다. 시간과 정성을 요구하는 물건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스피트 스케이트였다. 강철 금속이 검은 색 가죽 신발에 부착되어있다. 그 금속판엔 다시 길다란 얇은 금속판과 그것을 물고 있는 원통 튜브가 있다. 이 튜브는 경금속으로 만들어져 그 끝이 밀폐되고 날의 앞부분은 0.5cm이상 둥글게 깎여 있었다. 내가 어린 시절 타던 스케이트와 사뭇 다르다. 그 때는 마치 구두처럼 그 끝이 닫혀있었지만, 이 신발은 끝이 열려있다. 감독님은 나에게 혼자 신발을 신어보라신다. 내가 어설프게 연두색 끈을 푸니, 참지 못하고 끈을 푸는 방법부터 알려주신다.

2. “끈은 잡아 당겼을 때, 빠지지 않도록 처리되어있어요. 끈을 풀 때, 가장 윗부분부터, 두 개 손가락으로 끈을 더 이상 움직이지 않을 때까지 잡아당기세요. 그런 후, 그 다음 칸으로 내려가 다시 손가락을 넣은 후, 처음에 당신 끈 길이의 반만큼 당기세요. 그리고 한 번 더 그런 식으로 당시면, 스케이트를 쉽게 신거나 벗을 수 있어요.

내가 감독님에게 받는 첫 레슨은 끈을 풀고 당기고 매듭짓는 방법이었다. 스케이트를 다 단 이후에도, 날에 붙어 있는 얼음이나 눈을 수건으로 깨끗이 닦고, 다시 그 반대로 조여 보관하라고 말씀하셨다. 끈을 풀고 당기는 행위를 스케이트를 타기 위한 중요한 의례로 삼아야겠다. 나는 먼저 왼쪽 스케이트 신발을 신고 일어섰다. 감독님이 말씀하셨다

2. “불편하신데 없어요. 요즘은 예전하고는 달리, 사람을 발 모양에 맞게 제작되어 편하실꺼에요. 일어서서 좌우로 디뎌보세요.”

1. “편안해요. 어릴 때 스케이트 신는 것이 악몽이었어요. 발가락도 편해요. 뒤꿈치와 복숭아뼈 부분이 뻑뻑하네요.

감독님은 헤어드라이어를 꺼내 왼발 뒤꿈치와 복숭아 뼈에 열을 쪼이기 시작하였다. 1-2분쯤 지나니, 뒤꿈치에서 뜨거운 열기가 느껴졌다. 그런 후 한결 발이 편해졌다. 이번엔 오른쪽 스케이트를 신고 일어섰다. 어린 시절 발뒤꿈치 수술을 해 툭 튀어 나와, 스케이트가 불편했다. 그는 다시 헤어드라이어로 다시 마술을 부리기 시작하였다. 오른쪽 스케이트로 한결 편해졌다. 이 모든 과정이 20분 만에 전부 이루어졌다.

내가 꿈이 그리던 스케이트를 소유하게 되었다. 동지나 지나면, 집 앞 청평호수가 하루 종일 쿵쿵 거인이 걸어오는 소리를 내며, 물을 얼음으로 만들기 시작한다. 오래전부터 나를 부른 이 거인의 부름에 이제가 부응하게 되었다. 이 겨울에 감독님의 가르침을 받아 스케이트도 타고 동네 분들과도 친해지고 싶다. 내가 저 가느다란 강철 위에서 균형均衡을 잡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