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사무엘을 엘리 사제에게 바치는 한나>
네덜란드 화가 게브란트 판 덴 에크후트 (1621–1674)
유화, 1665, 117 cm x 143 cm
루브르 박물관
2021.11.10. (水曜日, 314th) “간절懇切하게”
(2021년 11월 17일 렉셔너리)
간절과 진심은 일을 완성시키는 두 기둥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을 대하는 나의 마음은 간절해야한다. 간절은 시급하고 절실하다. 그 일을 시도하는 사람의 몰입을 자연스럽게 이끌어 낼 수 있다. 몰입은 타인은 도무지 흉내 낼 수 없는, 그 사람만의 개성, 즉 ‘카리스마’를 선물한다. 리더는 이런 카리스마를 소유한 자다. 대중들을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그(녀)만의 카리스마를 감지하고, 그를 기꺼이 따른다. 카리스마는 그가 대중 속에 있어도 그를 구분시키는 무언가다.
진심은, 행위자가 그 임무를 대하는 대도이자 마음가짐이다. 진심을 삶의 원칙으로 삼은 사람은, 가장 먼저 자기의 마음의 깊은 곳으로 진입해야한다. 그 곳에는, 자신이 닮고 싶은 또 다른 자신이 숨겨있는 은닉되고 구별된 공간이다. 일상적으로는 ‘인식되지 않는 땅’이지만, 모든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는 가야금과 같은 운율이다.
간절한 사람은, 자기 확신과 그 확신을 실제로 실현시키려고 그 행위를 반복한다. 간절懇切이란 한자의 간懇은 자신에게 맡겨진 임무가 무엇인가 가만히 헤아리고 분명히 인식한 후, 그것을 조금씩 완수해가는 과정이다. 간懇은 세 가지 단어의 합성어다. 두 글자가 마음 ‘심(心)'위에 놓여있다. 왼편 글자 ?의 한자 훈음은 ‘발 없는 벌레 치’ 혹은 ‘해태 치’다. 이 글자는 고양이나 호랑이와 같은 짐승이, 먹잇감을 발견하고 자신의 몸을 잔뜩 웅크리고 등을 굽혀 그것을 덮치기 전 그 절체절명의 순간을 표현한 형상이다.
자신이 목표한 먹잇감을 한순간에 낚아채기 위해 발자국 소리를 내지 않는다. 그리고 그의 눈은 오직 그 목표물에 조준돼 흔들림이 없다. 오른편에 있는 한자 艮은 ‘그칠 간’으로 ‘가만히 눈여겨보기 위해 모든 움직임을 정지하다’라는 의미다. 세상의 비밀은 이런 집중하고 몰입하는 자에게 드러나게 마련이다. ‘간절’한 사람은 순간의 집중을 자신의 심장心을 내어줄 정도로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이다. 리더는 매일 매일 간절을 수련하는 자다.
진심盡心어린 사람은, 제일 먼저 스스로를 구별區別하여, 자신을 가만히 응시한다. 그는 자신의 일상가운데, 구별된 공간과 시간을 마련하여 가장 가깝지만 동시에 가장 먼 장소로 진입한다. 이 장소는, 자신의 장점이 발견되고 발현되는 유일한 장소이자, 누구나 발을 들려놓고 싶은 구별된 공간이다. 구약성서 <사무엘 상> 1잘 10절은 ‘한나’라는 여인의 긴절함과 진심을 기록한다. 고대 히브리인들이 이집트를 탈출한 후, 팔레스타인에 정착하였다. 이들은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상비군 조직이 있는 왕정을 도입해야만 했다. 기원전 11세기, 이들의 복잡한 정치-사회적인 환경을 정리하고 인도할 인물이 등장한다. 그의 이름이 사무엘이다. 사무엘은 ‘한나’라는 이름을 지닌 그의 어머니의 간절과 진심의 선물이다.
한나는 엘가나의 아내였으나, 자식을 낳지 못하는 불임여성이었다. 엘라카는 다른 아내 브닌나를 통해 자식을 얻는다. ‘한나’라는 무명의 여인은 신에게 아이를 가지게 된다면, 보통 아이가 아니라 ‘구별된’ 아이로 키우겠다고 맹세한다. 고대 이스라엘에서는 ‘구별된 자’를 히브리어로 ‘나찌르(nazir)’라고 불렀다. ‘나찌르’는 일상의 습관을 구별하는 자다. 나찌르인은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고, 알코올이 들어간 음료를 마시지 않는다. 한나는 실로라는 성소에 들어가 간절하게 기도한다. <사무엘 상> 1잘 10절은 한나의 기도를 다음과 같이 표현한다.
וְהִ֖יא מָ֣רַת נָ֑פֶשׁ וַתִּתְפַּלֵּ֥ל עַל־יְהוָ֖ה וּבָכֹ֥ה תִבְכֶּֽה׃
wǝhî mārat nāpeš wat-titpallēl ʿal-Yahweh u-bākō(h) tibke(h)
워히 마라트 나페쉬 왓-타트팔렐 알-야훼 우-바코 티브케
“그녀(한나)는 영혼이 쓰라렸다.
그녀는 야훼께 기도하였다.
그녀는 신에게 목 놓아 울었다.”
한나(Hannah)는 고대 히브리어로 ‘(신의) 은총’ ‘조용’이란 의미다. 영어이름 ‘앤(Ann)’, ‘안나(Anna)’는 모두 ‘한나’에서 파생된 이름이다. ‘한나’에 해당하는 그리스어가 ‘카리스마’다. 카리스마는 다른 사람들의 충성을 자아내는 매력이다. 고대 그리스 여신 ‘카리테스’는 신적인 매력, 아름다움, 창의성 혹은 자연의 풍요를 생산하는 원초적인 힘의 화신이다.
카리스마는 인상을 쓴다고 힘이 있는 사람들과 만나 작당을 한다고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신의 은총을 느닷없이 받은 특별한 자도 아니다. 그는 자신의 일상을 구별하고 스스로 흠모하는 자신이 되려는 훈련하는 사람이다. 그런 훈련이 그에게 카리스마를 선물한다. 그는 자신도 흠모하는 자신을 간절히 원하고, 자신만의 구별된 공간과 시간에서 수련하는 자다. 나는 간절하게 원하는 나를 가지고 있는가? 나는 그것을 위해 구별된 공간에서 수련하는가?
동영상
<한나의 간절함>
<https://www.youtube.com/watch?v=PsHoiAFWeg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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