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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8.2.(日曜日) “아리야, 조화의 원칙”

2020.8.2.(日曜日) “아리야, 조화의 원칙”

기원전 3000년경에 등장하기 시작한 인도-이란 문화를 하나로 묶는 개념이 있다. 바로 ‘아리야’arya-다. ‘이리야’라는 원칙은 후에 인도문명과 이란문명의 근간이 되었다. 고대 이란에서 기원전 12세기에서 6세기까지 사용되었던 언어인 아베스타어에서 ‘아이르야’airya로 기원전 5세기에서 4세기까지 고대 페르시아 제국의 언어였던 고대 페르시아어 ‘아리야’ariya는 모두 ‘숭고,’ ‘존경,’ 그리고 ‘최선’이란 의미를 지닌다. 고대 페르시아 제국을 완성한 다리우스 대왕(기원전 5세기)은 자신의 치적을 베히스툰 산의 절벽에 새기면서, 자신을 ‘아리아인’ariya라고 스스로 불렀다. 베다 산스크리트어에서도 ‘아르야’ārya(आर्य)란 단어는 ‘신앙심이 좋은; 충성스런’이란 의미다. 특히 ‘아르야’는 베다신앙심이 깊은 사람을 이르는 용어다. ‘아리아’란 단어를 인도인들과 이란인들이 이 단어를 사용하기 전 단계인 원-인도유럽어 Proto-Indo-European로 재구성하면 ‘하르’(*h2ar-)다.

*h2ar의 기본적인 의미는 ‘우주의 질서에 맞게 정렬하다; 하나로 조합하다’란 의미다. ‘하르’에서 파생된 개념이 각각 힌두교와 조로아스터교의 핵심사상이 되었다. 산스크리트어 ‘ṛta’ऋत라는 단어는 우주와 그 안에 존재하는 삼라만상을 조화롭게 조절하는 원칙이다. ‘르타’Ṛta는 인도유럽어 어근 ‘하르’의 과거 분사형으로 그 의미는 ‘우주의 원칙에 맞게 조합된 것’이란 의미다. 르타는 ‘진리; 법; 질서; 운명’등으로 번역된다. ‘르타’가 사회에 적용되면 ‘다르마’dharma가 되고 개인에게 적용되면 ‘카르마’karma가 된다. ‘다르마’와 ‘카르마’는 불교가 중국으로 전파되면서 각각 ‘법’法과 ‘업’業으로 번역되었다. ‘하르’는 이란에서 ‘우주의 원칙’을 의미하는 ‘아사’aša되었다. *h2ar의 과거분사형인 *h2art-는 고대 이탈리아로 넘어가 중요한 문화 개념어인 라틴어 ‘아르스’ars가 되었다. ‘아르스’는 흔히 ‘예술’이라고 번역하는데, 그 원래 의미는 ‘우주와 조화를 이루기 위한 최선’이란 의미다.

‘예술’을 의미하는 영어단어 ‘아트’art가 바로 산스크리트어 ‘르타’ 아베스타어 ‘아샤’와 같은 어근에서 출발한 단어다. 이 단어는 아주 오래된 인도-유럽어 어근으로 “우주의 질서에 맞게 정렬하다”라는 의미다. 이 단어에서 파생된 중요한 개념이 등장한다. ‘아르야’의 과거분사형으로 “우주의 질서에 맞게 정렬된 어떤 것”이란 단어 바로 산스크리트어 ‘르타’ṛtá와 아베스타어로는 ‘아샤’aša다. 이 단어는 모두 “진리; 원칙”이란 의미다. 이 어원이 라틴어에서는 ‘아르스’ars가 되어 ‘예술’을 의미하는 영어단어 ‘아트’art가 되었다. ‘아리아’는 인간의 이분법적인 구분을 초월하는 개념으로 생각이며 사건이며, 육체이며 정신이다. 우리가 보기에는 서로 상반되는 개념을 초월하고 생산하는 모체다. 인류 최초의 제국인 페르시아 제국은 다리우스 대왕의 안목인 ‘아리아’ 정신의 표현이다.

다리우스 대왕의 무덤은 페르시아 제국의 수도 페르세폴리스에서 북서쪽으로 12km 떨어진 낙쉐 루스탐에 있다. 이곳에는 아케메네스 왕조의 네 명의 무덤이 편편한 절벽 중앙이 소위 ‘페르시아 십자형’으로 파여 있다. 무덤입구는 십자의 정중앙이며 그 안에는 왕의 시신을 담은 관이 있는 조그만 방이 있다. 절벽의 왼쪽부터 시작하여, 다리우스 2세 (기원전 423-404년), 아르타크세르크세스 1세(기원전 465-424년), 다리우스 대왕(기원전 522-486년), 그리고 크세르크세스 1세 (기원전 486-465년)이다. 맨 오른쪽에 아직 완성되지 않은 무덤이 있다. 학자들은 이 무덤을 마케도니아의 알렉산더 대왕과의 전쟁에서 패한 페르시아 제국의 마지막 왕 다리우스 3세(기원전 336-330년)라고 추정한다.

다리우스는 원대한 비전을 지닌 군인이었다. 그는 캠비세스가 사고로 사망하자, 제왕의 꿈을 안고 페르시아, 바빌론 그리고 메대에서 일어난 반란을 제압하였다. 기원전 519년까지 그는 페르시아 제국의 영토를 확장하여 교두보를 확보하였다. 그 후 북쪽으로 스키타이와 헬레스폰트 해협을 건너 트라케를 정복하고 마케도니아의 항복을 얻어냈다. 그는 동진하여 오늘날 인도까지 진출하여 약 천만명을 다르리는 제왕이 되었다. 그는 군인이었지만, 제국을 단순히 무자비하게 정복한 자가 아니라, 제국을 하나의 기관으로 통치하기 위해, 정교한 ‘왕의 대로’라는 도로를 건설하고, 중간에 여관을 두어 제국전체를 하나의 원활한 유기체로 탈바꿈하였다. 또한 그는 제국 안에서 통용되는 주화를 제작하여 제국전체의 경제를 장악하였다. 그는 오리엔트의 강국 바빌론과 이집트를 함락시키고, 인류역사상 유래가 없는 광활한 지역을 다스리는 제왕이 되었다. 다리우스는 ‘아리아 정신’을 통해 마즈다이즘과 아리아문자인 고대 페르시아 문자를 창조하여, 인류최초의 제국을 건설한 리더가 되었다.

다리우스 대왕은 낙쉐 루스탐 무덤 비문에서 페르시아 제국의 통치자로서 자신의 신앙, 철학, 그리고 세계관을 선명하게 남겼다. 다리우스 대왕은 자신의 무덤을 낙쉐-루스탐(이란 남부 페르세폴리스 근처)에 위치한 돌산 중간을 십자모형으로 파내 마련하였다. 그는 자신이 세계를 정복하면서 깨달은 인생의 가르침을 무덤비문 처음에 다음과 같이 기록하였다. 맨 윗줄은 고대페르시아 쐐기문자, 그 아래는 음역과 번역이다.


1. baga vazarka Auramazdā haya imām (바가 바짜르카 아우라마즈다 하야 이맘)

1. 아후라마즈다는 위대한 신이다. 그는


2. būmim adā haya avam asmānam (부밈 아다 하여 아밤 아스마남)

2. 이(우리가 살고 있는) 땅을 창조하였고, 저(높이 보이는) 하늘을


3. adā haya martiyam adā haya (아다 하야 마르티얌 아다 하야)

3. 창조하셨고, (순간을 사는) 인간을 창조하셨고,

4. šiyātim adā martiyahayā (시야팀 아다 마르티야하야)

4. 그런 인간을 위해 ‘행복’(조용)을 창조하셨다.


5. haya Dārayavaum xšāyaϑiyam akunauš (하야 다라야바움 흐샤야씨얌 아쿠나우쉬)

5. 그는 나 다리우스를 왕으로 삼으셨다,


6. aivam parūvnām xšāyaϑiyam (아이밤 바루브남 흐샤이씨얌)

6. 모든 사람들중 구별된 한명으로,


7. aivam parūvnām framātāram (아이밤 바루브남 프라마타람)

7. 많은 리더들 가운데, 유일한 한명으로 (만드셨다.)

<다리우스 대왕 낙쉐-루스탐 비문a> 1-7행

위 비문에서 ‘창조하다’라는 동사는 adā이다. 이 동사의 인도유럽어 어근은 *dh2eh로 ‘우주의 원칙에 따라 적재적소에 두다’라는 의미다. 창조創造란 무엇을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삼라만상이 원래 있어야 할 곳에 적절하게 배치하는 행위다. 다리우스는 신이 네 가지를 창조했다고 말한다.

1) 우리가 발로 밟고 있는 이 땅,

2) 우리가 보고 있는 저 하늘,

3) 그리고 그 가운데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인간,

4) 그리고 ‘행복’이다.

인간을 의미하는 고대 페르시아어 ‘마르티야’martiya는 ‘죽는 다는 사실을 유일하게 인식하는 동물인 사람’을 의미하는 영어단어 ‘모틀’mortal과 같은 어원이다. 인간만이 언제가 자신이 죽는다는 사실을 인식하며 산다. 그 인식이 나에게 주어진 오늘을 빛나게 만든다.

아후라마즈다는 순간을 사는 인간에게 ‘행복’을 주었다. 고대 페르시아 ‘시야팀’ (šiyātim/ 𐏁𐎡𐎹𐎠𐎫𐎡𐎶)의 의미는 ‘행복’이다. 시야팀은 인도-유럽어 어근 *kwyeə-에서 유래했다. *kw-가 인도-이란어에서는 sh-로 음운변화를 일으켜, 아베스티어(조로아스터경전언어)에서는 ‘샤이티-’(shaiti)로, 라틴어로는 ‘쿠이에스’quies, 즉 '조용'이 되었다. '사야팀'은 행복이며 정적이다. 다리우스대왕은 일개 용병에서 인류 최초의 제왕이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역사적인 존재로서 자신이 해야 할 임무를 발견하고 종교를 도입하고 문자를 만들 뿐만 아니라, 자신을 심오하게 돌보는 정적을 수련하였다.

행복이란 ‘조용’이다. 위대한 자신과 조화를 구축하려는 사람은, 자신의 일상가운데 ‘조용’을 수련하는 자다. 구별된 공간과 시간만이, 나를 조금씩 변화시키는 훈련사다.

사진

<신하를 알현을 받는 다리우스와 크세르크세스>

다리우스는 왕좌에 앉아있다. 오른 손으로 왕홀을 쥐고 자신이 다스릴 지상을 지탱하고 있다. 왼손으로 ‘아리아’ 상징은 연꽃을 들고 있다. 그 뒤로 연꽃을 든 크세르크세스가 서 있다. 신하는 오른 손을 입에 갖다 댄다. 신과 같은 ‘왕중왕’에 대한 겸손의 표현이다. 그 앞에는 다리우스 대왕이 제국건설을 위해 도입한 조로아스터교(마즈다이즘) 상징은 꺼지지 않는 불을 담은 화대가 두 개 있다. 당나라시대 중국인들은 이 종교를 배화교라고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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