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7.8.(水曜日) “사단계四段階”

2020.7.8.(水曜日) “사단계四段階”

‘나’라는 인간이 ‘더 나은 나’로 변할 수 있을까? 저는 이 질문을 50살이 되던 해인 2011년에 스스로에게 던졌습니다. 수명이 70년이라고 계산한 이탈리아의 문화 단테는, 인생의 반이 되던 나이인 35세에, 고향 피렌체에서 추방되어 방랑생활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는 ‘더 나은 자신’이 도달해야할 천국을 향한 불후의 고전 <신곡>을 쓰기 저술하였습니다. 익숙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적대적인 타지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소중한 삶의 의미를 탐구하였습니다. 그는 ‘어두운 숲’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자신을 발견하면서 자기개선을 위해 영적인 여정을 떠나는 구도자들 위한 나침반을 제시하였습니다.

그런 단테의 고민이 나에게도 찾아왔습니다. 저의 고민은 ‘내가 변모할 수 있을까?’입니다. ‘더 나은 나’로 탈바꿈하기 위한 방법은 무엇일까? 저는 그 방법이 누구에게나 공감되고 이해되는 그런 길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각자 인간의 유전자가 다르듯이, 자신에게만 어울리는 적합한 길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 길이 있다고 믿는 것이 깨달음이며, 목적지는 보이지 않지만, 그 길 위에 감히 나서는 용기가 믿음입니다. ‘더 나은 나’가 존재하고, 그런 것을 발견하고 발굴하며 발휘하는 안내서는 무엇인지를 고민하기 시작하였다.

저는 운 좋은 사람입니다. 제가 50세가 되던 해에, 고향 서울을 떠나 저를 찾는 10년간의 방황을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제주도 서귀포시 보목동에 잠시 살다가 지금은 가평군 설악면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매 순간 변모하여 저의 응시를 기다리는 산천과 그 안에서 거주하고 있는 온갖 동물들과 식물들은 저의 스승입니다. 학교나 책에서는 찾을 수 있는 구루들이다. 이들은 자신의 몸으로 변화를 보여주지만 저에게 강요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제가 스스로 깨닫기만을 기다라는 인내의 화신입니다.

저는 이들을 관찰하는 시간을 일과의 가장 중요한 일부로 고정시켰습니다. 2011년부터 매일 1시간 30분 아침산책을 수행했습니다. 누가 저에게 “당신의 종교는 무엇입니까?”라고 묻는다면, 저는 서슴지 않고 이렇게 대답할 것입니다. “저의 종교는 산책입니다.” 젊은 시절 종교는 달리기였는데, 요즘은 산책으로 대치되었습니다. 새벽이나 아침에 특별한 강의가 없다면, 저는 산책을 종교적으로 연습해왔다.

아침산책이라는 의례를 위해 하루 일과를 조정하였습니다. 새벽에 일어나 하얀 방석 위에 몸을 올려 좌정한 후 가만히 눈을 감습니다. 그 날 하지 말아야할 것을 한 가지기 떠올립니다. 그것을 안 하기로 결심하고 눈을 뜨면 아침 산책의 동반자인 반려견 샤갈과 벨라가 조용히 기다립니다. 저는 이들과 함께 자연을 관찰하러 나갑니다. 저는 눈과 귀로 산책길과 야산에서 일어나고 있는 만물의 변화를 감지하고, 샤갈과 벨라는 코와 귀로 지난 저녁 이곳에서 일어난 사건들을 상상합니다.

아침산책을 수행하면서 저의 생각이 변하고 언행이 조금씩 변하는 것을 감지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변화를 글로 담기 시작하였습니다. 인간은 부모를 통해 육체적 태어났지만, 자기의지를 통해 정신적으로 영적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습니다. 개인은 이 의도적이며 인위적인 노력을 통해 자신이 흠모하는 자신으로 변모할 수 있습니다. 개인이 공동체이며 국가입니다. 개인의 정신적으로 더 나아가 영적으로 깨어나지 않는다면, 그(녀)가 타인의 평가에 의해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근사해 보여도, 이기심으로 가득한 짐승일 수밖에 없습니다.

국가가 사회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개인이 자신에게도 감동적이며 놀라운 인간으로 변모하는 것입니다. 위대한 개인이 위대한 국가입니다. 아침산책을 통해 네 권의 책을 기획하여 세권을 책을 출간하였습니다. 제가 상상한 개인이 위대한 개인이 되기 위한 네 단계입니다.

첫째는 ‘심연深淵’입니다. ‘심연’은 자신이 누구인지 알기 위해 스스로를 강제로 고립시키려는 첫 번째 단계입니다. 개인은 ‘심연’이라는 장소와 시간을 통해 고독을 연습하여, 짧은 인생에서 자신에게 맡겨진 고유한 임무가 무엇인지 깊이 숙고합니다.

둘째는 ‘수련修鍊’입니다. 수련이란 자신 알게 모르게 습득한 생각과 언행을 수정하는 과정입니다. 요가수련을 위해 우리가 당연히 여기는 것들을 가만히 보고, 당연히 그래야할 모습으로 고칩니다. 숨쉬기, 바로 걷기, 가만히 앉아 있기, 허리를 올바르게 펴기를 다시 배우고 익힙니다. 수련은 자신을 ‘없음’을 되돌리는 분투입니다.

셋째는 ‘정적靜寂’입니다. 정적이란 오랜 수련을 거쳐 궁극적으로 도달하는 ‘정중동靜中動’입니다. 무용가 마싸 그레이험이 공중으로 뛰어올라 멈춘 영원한 순간이며, 사진작가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 대상을 응시하여 마음, 눈, 그리고 렌즈를 응시한 결정적 순간입니다. 인간은 이 영원하며 결정적인 순간을 통해 온전히 새로운 인간이 된 자신을 발견합니다.

네 번째는 ‘승화昇華’입니다. 승화는 ‘정적’의 일부이지 유지합니다. 승화는 도달해야할 목적지가 아니라, 정적에서 겸손하게 유유자적하면, 발견하는 자신의 정신적이며 영적인 상태입니다. 고체가 액체를 거치지 않고 기체가 되는 화학현상처럼, 승화는 인간을 아래가 아니라 저 높은 하늘을 행해 자신을 독려합니다. 중력이라는 우주의 어머니는 그 안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적인 것들을 아래로 끌어당깁니다. 생명은 풀이나 나무처럼 그 중력을 거슬려 하늘로 치솟을 때 자신의 모습을 구비할 때 태어납니다. 네 권의 책은 28개 에세이로 구성되어있습니다. 이른 아침 10분 동안, 한 꼭지를 읽고, 그 개념을 자신의 삶의 일부로 수용하여, 여러분에게 조용한 변화가 일어나면 좋겠습니다.


사진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