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7.6.(月曜日) “In Memoriam Ennrio Morricone엔리오 모리코네를 추모하며”
대학교 교수시절 핵심교양으로 ‘성서와 기독교 사상의 이해’라는 핵심교양 과목을 10년 이상 가르쳤다. 나는 학생들에게 성서와 기독교라는 종교가 추구하는 가치를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강의 초반에 The Mission이라는 영화를 보여주었다. 이 영화는 1986년에 제작된 롤랑 조페Roland Joffé 감독의 작품으로 로버트 드니로, 제레미 아이언스, 리암 니슨 등이 출연한 작품이다.
18세기에 남미오지로 선교여행을 떠난 가브리엘 신부(제레미 아이언스)와 그 일행이 수직 절벽 꼭대기에 있는 원주민 과라니족을 선교하기 위한 과정을 영상에 담았다. 가브리엘 신부는 원주민과의 교감으로 음악을 선택하였다. 신부는 등짐에서 대나무로 만든 조그만 피리를 꺼내 불기 시작한다. 이 음악소리에 매료된 원주민들이 하나 둘씩 모여들어 피리에서 흘러나오는 아름다운 선율로 하나가 된다. 이 음악이 바로 ‘가브리엘의 오보에’로 알려진 ‘넬라 판타지아’다. 들을 때마다, ‘나의 미션은 무엇인가’를 묻게 만드는 감동적인 음악이다.
이 곡을 작곡한 사람은 ‘엔리오 모리코네”(1928.11.10.-2020.7.6.)’다. 그가 오늘 죽었다. 몇 달 전 낙상 후에 병원에 입원하면서 자신이 죽어간다는 사실을 알고 유서를 남겼다. ‘파파가 쓴 부고장Necrologio scritto da Papá’이란 유서는 이렇게 시작한다. Io Ennrio Morricone sono morto 즉, ‘나 엔리오 모리코네는 죽었다’. 다음은 유서의 전문이다.
“저, 엔리오 모리코네는 죽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저의 죽음을 항상 가까웠던 모든 친구들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또한 멀리 떨어진 사람들에게도 알리고 싶습니다. 저는 그들에게 사랑을 듬뿍 담아 인사하고 싶습니다. 그들을 전부 언급하기는 것을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일생을 마지막까지 같이 있었던 (영화음악의 동료들인) 페로치오와 로베르타에게 특별히 인사하고 싶습니다.
이 편지로 모든 사람들에게 굳이 인사하고 완전하게 사적인 장례식을 지키고 싶은 단 유일한 이유가 있습니다. 저는 여러분을 귀찮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일가친척 이네스, 라우라, 사라, 엔조 그리고 노로베트에게 진심어린 인사를 드립니다. 그들은 저와 제 가족과 삶을 같이 살아왔습니다.
제 여동생들, 아드리아나, 마리, 프린체 그리고 그들이 사랑하는 이들을 기억하고 싶습니다. 그들에게 제가 사랑한다고 말해주십시오.
제 자녀들, 마르코, 알렉산드라, 안드레아. 지오바니 그리고 아들의 며느리 모니카와 손주들 프란체ㅡ카,. 발렌티나, 프란체스코 그리고 루카에게 진심어린 인사를 주고 싶습니다. 제가 그들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에 말하기는 하지만 아주 중요한 아내 마리아에게 인사를 나누고 싶습니다. 나는 그녀에서 우리를 함께 지내도록 유지시킨 놀라운 사랑을 다시 새롭게 일으킵니다. 저는 정말 떠나기 싫습니다. 그녀에게 가장 고통스러운 작별인사를 건냅니다.”
모리코네의 70년간 함께 지낸 아내에게 감사의 인사를 보내고 세상을 떠났다. 영화음악으로 한없는 영감을 준 모리코네에게 감사한다. 그의 영화음악들, 특히 ‘가브리엘의 오보에’연주는 내 삶이 느슨해 질 때, 나의 영감을 언제나 일깨우는 음악이 될 것이다. 이 저녁 덴마크 오보에 연주자 헨릭 차임 골드슈미트의 <가브리엘의 오보에>연주를 가만히 감상하면 좋겠다.
사진 1
<지난해 1월 엔리오 모리코네>
사진 2
<모리코네의 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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