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일생이고 일생은 하루다. 우물쭈물하다가는, 인생이 물거품처럼 사라질 것이다. 그런 후회를 하기도 전에 많은 인생들은 사라졌다. 사람이 하루를 일생처럼 살기위해, 자신의 삶에서 중요한 사건들을 모아 하나의 일관된 구조를 만드는 일은 가치가 있다. 지나온 과거를 돌아보아, 분수령이 되는 사건들을 회고하여 현재의 자신을 조망하고, 미래에 되고 싶은 나를 위해 오늘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에 가까운 가족, 친척, 그리고 친구들에게 남기는 일은 지극히 인간적인 몸부림이다.
인터넷의 등장으로 흩어졌던 자신의 발자취를 더듬고 앞으로 내 디뎌야할 여정을 하나의 작품으로 만드는 행위가 가능해졌다. 그것이 ‘웹’web이다. ‘웹’은 ‘직물이나 바구니를 만들기 위해 한 오라기 실이나 대나무 줄기를 일관되게 엮다’라는 의미를 지닌 영어단어 ‘위브’weave와 같은 어원에서 유래했다. 웹은 또한 거미가 자신의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 거미줄을 얽는 기술이다. 1990년에 등장한 www는 세상 끝까지 하나의 소통체계로 엮는 기술이란 의미로 world wide web의 약어다.
2020년 초 COVID-19이 현대문명과 문화를 포로로 잡았을 때, 나는 무엇인가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나의 개성個性이 드러나는 웹페이지와 구별된 공간을 만드는 일이었다. 이것들은 나를 드러내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새로운 문명과 문화의 문법을 모색하기 위한 시도였다. 교직생활을 그만두고 지난 1년 9개월 동안 묵상, 달리기, 매일묵상 쓰기, 독서라는 틀을 유지하려고 노력해 왔다. 크고 작은 일들이 생겨, 내가 스스로에게 부과한 네 가지 임무를 충실하게 이행할 수 없을 때도 있었다.
내가 이 네 가지를 종교적으로 준수하려는 이유는, 내가 그렇게 정했기 때문이고, 그런 준수가 완고한 나를 조금씩 변화시킬 수 있다는 희망 때문이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려는 의지, 그리고 자신이 그렇게 될 것이라는 희망은, 내가 하루라는 인생을 살아가는 두 기둥이다. 한 발은 의지이고 의지가 약해지면, 희망이라는 다른 발이 등장하여 나를 이끌어 왔다.
두 달 반전, 내가 10년 동안 거주하는 설악을 떠나는 일은 괴롭고도 쉬웠다. COVID-19가 가져온 문명사적 대전환에서 내가 해야할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하기 위해, 서울로 이사해야겠다고 결정했다. 인생의 중요한 결정을 순간에 해버린다. 그 순간에 즉흥적으로 한 결정이 언제나 옳다. 즉흥이란, 내 감정이나 욕심에 치우쳐 내린 이기적인 움직임이 아니라, 내가 간절히 원하는, 숭고한 이상을 위한 자연스럽고 강력한 결정이기 때문이다.
나는 인간이 교육敎育과 의례儀禮를 통해 변할 수 있다고 믿는다. 내가 교육을 받은 이유는, 그것을 주위사람과 공유하기 위해서다. 그 공유를 위해 두 곳에 구별된 공간은 마련하였다. 하나는 ‘오프라인 공간’인 도산 공원 앞 ‘코라채플’이고, 다른 하나는 온라인 공간으로 오늘 오픈할 www.thechora.com이다.
나의 철학을 담은 공간을 실험적으로 만들고 싶었다. 그곳에서 교육받는 사람들과 그 교육 영상을 시청하는 사람들 모두, 자신의 삶을 가만히 돌아보고 변화하기를 갈망하면 좋겠다. 교육은 주입注入이 아니라 유도誘導다. 교육은 자신과 상관이 없는 혹은 자신이 동의하지 않는 정보를 남들과 경쟁하기 위해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에게 숨겨진 자신만의 개성을 발견하고 자극하는 체계적인 수련이다. 스승의 언행을 통해, 학생의 뛰어남을 스스로 인식하게 만들고, 자기실현의 길에 들어서도록 격려하는 것이다.
나는 오프라인 공간 ‘코라채플’에서 ‘리더 교육’에 집중할 것이다. 여기서 리더란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리더인 사람’이다. 그런 자는, 타인에게는 자비롭고 친절하다. 타인에게 리더인체 하는 사람들은, 대게 자신을 가만히 돌아볼 여유가 없어, 정제되지 않은 언행으로 민폐를 끼친다. 언행을 생각으로 제어하면 정제된다. 생각은 자신의 생각을 다시 객관적으로 바라볼 때, 생각을 혁신할 수 있다. 생각의 시작은 자신이 조절할 수 없는 것을 갈망하는 욕심과 이기심을 제거하는 행위다. 나는 젊은이들과의 교육과정인 ‘서브라임’을 정성스럽게 영상에 담아 모든 사람들이 함께 교육-수련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고 싶다. 수업과정은 유튜브 ‘THECHORA CHANEL’을 통해 모든 사람에게 전달될 것이다. 그런 젊은이뿐만 아니라, 우리사회 각 분야의 리더들과 함께 리더의 마음가짐을 공부하고 싶다. ‘위대한 개인’ 시리즈 4권과 ‘위대한 리더’라는 책이 길잡이가 될 것이다.
코라채플의 또 다른 교육은 ‘자기응시自己凝視’다. 인간의 눈은 온전히 자신에게 향해있을 때, 자신의 단점을 제거하고 장점을 강화시킬 수 있다. ‘코라채플’은 자기응시의 공간이다. 자기응시라는 의례를 통해, 자신을 가만히 바라보고, 경전과 고전에 어울리는 충격적인 예술작품을 침묵으로 보고, 고전음악을 마음으로 청취하는 새로운 형식의 의례를 시도할 것이다. 의례는 신비, 전율, 그리고 매력적이나 인간을 변화시킨다.
온라인 공간인 ‘더코라사이트www.thechora.com’는 간단한 내 삶의 궤적과 내가 진행하는 교육과 의례, 매일묵상이 담겨있다. 이곳을 통해 동영상과 다양한 콘텐츠가 구축될 것이다. 특히 ‘코라카니스ChoraCanis’는 학대받고 유기된 개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장소다. COVID-19의 엄습으로 인간은 이전과는 다른 문화와 문명의 문법을 구축해야한다. 그 문법은 인간을 육체적인 동물을 초월하여 정신적이며 영적인 인간으로 만든 가치인 ‘컴패션’이다. 인류문화와 문명은 ‘컴패션’의 다양한 활동들이다.
인류는 지난 5000년 동안 ‘타인他人과의 대면對面’을 통해 쌓아올린 문명과 문화의 틀을 허물기 시작하였다. 인류는 새로운 문명과 문화를 창조해야하는 '코라'상태로 진입하였다. 2020년에 태어난 ‘더코라’ THECHORA는 지금 인류가 경험하는 혼돈 속에서, 인류가 구축해야할 새로운 질서의 문법을 모색할 것이다. ‘더코라’는 그 문법의 실마리를 집단이 아닌 개인, 정책이 아닌 성찰, 이기심이 아니라 이타심, 타인으로부터의 구원이 아니라 자기로부터의 극복에서 찾을 것이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 아니라, 다른 동물과 자연과 더불어 공생을 모색하는 영적인 동물이다. 인간은 양육강식과 적자생존을 신봉하는 이기적인 동물이 아니라, 자비를 실천하는 이타적인 존재다. 오늘 오픈하는 ‘더코라’ 사이트를 통해 인류의 최고의 가치인 컴패션을 효율적으로 전파하면 좋겠다.
사진
<페르시아 제국 제왕들의 무덤>
페르시아 제국의 의례도시 페르세폴리스에서 북서쪽으로 12km떨어진 제왕들의 무덤이다. 조로아스터교를 국교로 수용하여 바위산에 십자로 무덤을 마련하였다. 왼쪽부터 다리우스 2세 (기원전 432-404년), 아르타크세르트세스 1세(기원전 465-424년), 다리우스 대왕(기원전 522-486년), 그리고 크세르크세스 1세(기원전 486-465년)의 무덤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이미지로 ‘더코라’ 사이트의 포탈 이미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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