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2020.10.24.(土曜日) “전열戰列”


아침은 하루라는 삶을 온전하고 가다듬는 ‘전략’戰略의 시간이다. ‘전략’이란 영어단어 ‘스트래티지’strategy는 적재적소에 군대를 배치하는 기술이다. 오늘 저녁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볼 때, 그 삶이 의미가 있고 아름답기 위해서는, 정교한 전략이 필요하다. 만일 새로운 상황을 직시하지 못하고, 과거의 습관대로 전략을 짜고 대처한다면, 그날의 노력을 헛수고로 끝이 날 공산이 크다.

명상과 경전 읽기는 하루의 전략을 짜는데 최선의 도움이다. 경전은 충성과 인내를 요구한다. 내가 경전을 매일 읽고 묵상하고, 그 내용을 내 삶에 적용시키려고 노력할 때, 경전이 자신의 비밀을 조금씩 알려준다. 경전은 또한 독자의 지적이며 영적인 수준, 혹은 그 목적에 따라, 천차만별로 이해된다. 우리가 동서양의 경전을 일생동안 공부하는 이유는, 그 때마다 감흥이 다르고, 언제나 새로운 영감을 선사하기 때문이다.

인도의 궁극적인 경전 <바가바드기타>의 내용이, 이해하기 힘든 이유는, 여기에 등장하는 산스크리트어로 기록되어 발음하기 힘들고, 그 인물들이 상징하는 가치를 모르기 때문이다. 이 인물들은 고대 인도인들이 수 천년 아니 수 만년동안 빚어온 영성이며, 그 영성을 <마하바라타>란 유구한 이야기들도 담아 구전과 문전으로 남겼기 때문이다.

<바가바드기타> 1.3을 파악하기 열쇠는 ‘드로나Drona’라는 인물이 쥐고 있다. ‘드로나’가 상징하는 ‘습관習慣’은 인간을 선하게도 만들과 악하게도 만드는 중립적인 가치다. 이 글의 화자인 두르요다나Druyodana는 악한 습관의 상징으로, 분별과 절제의 힘이 고갈된 자다. 인간의 마음속에는 좋은 습관과 나쁜 습관이 있다. 만일 나쁜 습관이 그(녀)를 장악하면, 그 습관은 그의 마음에 깊이 각인된 악한 성향의 잠재력을 일깨워 악을 행하게 만든다.

사람들은 자신의 나쁜 습관을 무의식적으로 쉽게 허용하여, 악한 언행을 일삼는다. 문제는 자신이 그런 언행을 일삼는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그의 습관이 분별과 창피할 줄 아는 마음을 마비시켰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은 자신이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확신에 차있다. 만일 그가 하던 일을 가만히 바라보는 ‘자기응시’의 수련인 명상을 시작하면, 그 명상은 가만히 자신을 응시할 수 없게 만드는 과거의 불안, 변덕, 그리고 습관과 싸운다. 명상의 습관은 요가수련자 마음 속 깊은 곳에 있는 내면의 빛에 불을 지피는 용기다. 명상훈련을 시작하였으나 지속할 수 없는 사람은 선을 지향하는 내적이 힘이 악을 선호하는 과거의 습관에 의해 저지되었기 때문이다.

<바가바드기타> 1.3의 원문과 축자적인 번역은 다음과 같다.

paśhyaitāṁ pāṇḍu-putrāṇām āchārya mahatīṁ chamūm

vyūḍhāṁ drupada-putreṇa tava śhiṣhyeṇa dhīmatā

“파시야이탐 판두-푸트라남 아차르야 마하팀 차뭄

브야담 드루파다-푸트레나 타바 시스에나 디마타“

“오, 선생이여, 이것을 보십시오. 이 위대한 판두 아들들의 군대가

당신의 가르침으로 지혜롭게 된 드루파다의 아들에 의해 전열戰列을 가다듬었습니다.”

쿠루의 왕은 두르요다나는 장님 아버지를 대신하여 참전하였다. 그는 쿠루 평원에서 사촌들이 이끄는 판다바 군대와 전쟁을 치룰 찰나다. 육체의 쾌락을 위해 전쟁을 일삼는 두르요다나 왕은 사촌들인 판다바 오형제들을 물리치고 그들의 영토를 빼앗을 것이다. 그는 군대를 훈련시킨 스승이며, 과거의 습관을 근거로 사리를 판단하는 드로나에게 물었다.

“우리의 사촌 판두 아들들이 전투세태로 쿠루 평원에 정렬했습니다. 특히 당신(드로나)이 과거에 전쟁을 치룬 적이 있는 두루파다의 아들인 드리스타튬나가 그 군대를 이끌고 있습니다. 당신은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이 전쟁에서 이긴다할지라도, 판다바 왕국을 모두 차지하는 것이 아니라, 왕국의 반을 돌려줄 작정입니까?” 드로나는 과거에 판두왕국과 전투를 치룬 적이 있다. 그는 전투에서 이겼으나, 자신이 정복한 영토의 반을 돌려주었다. 두르요다나는, 아직 전투를 벌이지도 않았는데, 드로나의 전력을 걱정하며 이런 질문을 던진다.

드루요다나는 언덕위에서 들판에서 이루어질 전투를 위해 군대가 전열을 가다듬고 있는 그대로를 관찰하지 않고, 자기 욕심의 노예가 되어, 일어나지도 않은 결과를 걱정한다. BG는 들판에서 싸우는 친족 간의 전쟁일 뿐만 아니라, 인간의 마음속에 자리를 잡은 선과 악의 싸움에 대한 은유다. 선과 악은 모두 습관의 결과다. 명상을 통해 자신의 단점을 발견하고 제거한 사람은, 선한 언행으로 세상의 빛이 되지만, 그런 명상을 수련하지 못한 사람은 진부한 과거의 노예가 되어 악한 언행을 일삼을 것이다.

사진

<알렉산더 대왕과 인도왕 포루스 전투>

프랑스 화가 샤를 르 브룅 (Charles Le Brun) (1619–1690)

유화, 1673




Komentáře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