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0.16. (金曜日) “엔키두의 죽음2”


(<길가메시 서사시> 제7토판 100-261행)

엔키두는 신들의 회의를 통해 죽음을 선고받고, 자신에게 이런 고약한 운명을 가져다준 원인을 추적한다. 다른 동물들과 야생에서 생활하던 반인반수泮人泮獸 엔키두는 죽음을 걱정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죽음을 맞이했을 것이다. 엔키두는 인간들처럼 죽음을 두려워하는 인간이 되었다. 자신이 원하지 않는 운명에 처한 엔키두는, 자신에게 불행을 가져온 원인을 추적한다. 자신이 이렇게 허무하게 인생을 마치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엔키두는 우룩에서 거주하는 한 사냥꾼을 통해 인간 문명과 조우하였다. 사냥꾼은 자신이 놓은 덫을 풀어놓고 동물들과 함께 유유자적 자연을 돌아다니는 반인반수의 엔키두를 본다. 샤낭꾼은 우룩의 왕인 길가메시에게 찾아가, 엔키두를 포획할 수 있는 방법을 묻는다. 길가메시는 엔키두가 다른 동물들과 함께 소통하면서 지낼 수 있는 이유는, 성적으로 순결하기 때문이라고 판단하였다. 그는 사냥꾼에게 창녀 하나를 데리고 가서 우물가에서 엔키두를 유혹하여, 엔키두가 창녀와 성교를 하면, 다른 동물들이 엔키두를 자신과는 다른 ‘인간’으로 취급하여, 그를 떠날 것이라고 예견한다.

사냥꾼은 창녀 ‘샴하트’를 데리고 짐승들이 자주오는 물가에서 엔키두를 유혹하게 만든다. 샴하트는 엔키두에게 우룩이란 문명사회의 상징을 경험시킨다. 목욕, 올리브 오일, 맥주, 빵, 섹스, 의상이다. 샴하트와 함께 6박7일을 보내면서 성을 경험하고, 동물들과 그들과 소통했던 엔키두가 순진함을 잃게 되자, 하나 둘씩 그를 떠난다, 엔키두는 샴하트 손에 이끌려 인류 최초의 도시인 우룩으로 들어와 길가메시를 운명적으로 만난다. 샴사트는 엔키두에게 길가메시를 만나 우정을 선물한 셈이다.

엔키두는 샤마시와 사냥꾼을 저주한 후, 자신에게 술, 기름, 그리고 인간 문명의 상징인 도시를 알려준 창녀 ‘샴하트’를 저주한다.

100. 엔키두는 자신이 흡족할 정도로 사냥꾼을 저주한 후에

101. 창녀 샴하트를 저주하기로 결정한다:

102. “오, 샴하트! 내가 나의 운명을 결정할 것이다.

103. 그 저주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이다.

104. 나는 너에게 최악의 저주를 내릴 것이다.

105. 나의 저주는 지금 당장 신속하게 너를 괴롭히기를!

106. 네가 창녀 짓을 할 집을, 너는 얻지 못하기를!

107. 너는 결코 가정을 이루어 생활하지 못하기를!

108. 너는 젊은 여인들이 거주하는 방에 앉지 못하기를!

109. 땅의 먼지가 너의 고운 옷을 더럽히기를!

110. 술주정뱅이가 네가 축제에서 입을 겉옷을 흙으로 덮기를!

111. 너는 아름다운 것들을 결코 얻지 못하기를!

112. 도기장이가 [...]

113. 네가 [...]을 결코 얻지 못하기를!

114. 사람들의 풍요의 상징인 잔치 상이 너의 집에서 펼쳐지지 않기를!

115. 너에게 쾌락을 주는 침대가 비참한 긴 의자가 되기를!

116. 대로의 가운데가 네가 앉을 장소가 되기를!

117. 네가 자는 곳이 폐허가 되기를! 요새 담벼락의 그림자가 네가 서 있는 장소가 되기를!

118. 가시덤불이 너 발에 상처를 내기를!

119. 술 취한 사람이나 취하지 않는 사람이나, 너의 뺨을 치기를!

120. 너를 고소한 자가, 너에게 불리하게 증언하기를!

121. 수리공이 네 집의 천장을 수리하지 않기를!

122. 네 침실에서 올빼미가 울리를!

123. [네 상에서] 잔치가 펼쳐지지 않기를!

.....(3행이 비어있음)

127. ...자주색...

128. ...더럽혀진 무릎에서...

129. ...무릎이 더렵혀지기를...

130. 네가 정결했던 나를 연약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131. 네가 들판에 있을 때, 정결했던 나를 약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길가메시 서사시>가 기록된 아카드어는 당시 문인들만 사용하던 특별한 언어다. 학자들은 이 아카드어를 ‘표준 바빌로니아어’Standard Babylonian Akkadian이라고 불린다. 당시 오리엔트 세계의 국제공용어는 아카드였다. 예를 들어 기원전 13세기 팔레스타인을 놓고 이집트와 히타이트가 ‘카데시 전투’the Battle of Kadesh를 치룬 후에 인류 최초의 평화조약에 서명한다. 현재 이스탄불 고고학박물관과 베를린 페가르몬 박물관에 조각으로 소장중인 이 평화조약은 ‘표준 바빌로니아어’로 기록되었다. 이집트에서 아프가니스탄까지, 당시 서기관이 되기 위한 학교에서 오늘날 영어와 같은 아카드어를 배우기 위한 교재가 신-레케-우닌니가 ‘표준바빌로니아어’나는 문어체 아카드어로 기록한 <길가메시 서사시>였다. 당시 세익스피어와 같은 명성을 누린 신-레케-우닌니가 사용한 원문을 소개하면 이렇다.

엔키두는 임박한 죽음을 앞두고 사냥꾼과 창녀 삼하트를 102-131행까지 무려 29행에 걸쳐 저주를 퍼 붇는다. 제7토판은 태양신 샤마시가 그런 옹색한 엔키두를 나무라며, 엔키두가 누린 문명의 혜택에 관해 나열한다. 아카드어 원문과 번역은 다음과 같다,

132. d.Šamaš(UTU) išma zikir pîšu

132. (태양신) 샤마시가 그(엔키두)의 입에서 나온 내용을 들었다.

133. ultu ullanumma tukku ultu šamê(AN).e iltanasaššu

하늘로부터 한 목소리가 바로 나왔다:

134. ammeni d.Enkidu ḫarimti Šamḫat tananzar

“오, 엔키두! 왜 너는 창녀 샴하트를 계속 저주하느냐?

135. ša ušākilūka akla(NINDA).HÁ simat ilūti

그녀는 신에게나 어울리는 빵으로 너를 먹이지 않았느냐?

136. kurunna išquūka simat šarrūti(LUGAL)

그녀는 왕에게나 어울리는 맥주를 너에게 붓지 않았느냐?

137. ulabbišūka lubša rabâ

그녀는 훌륭한 옷을 너에게 입히지 않았느냐?

138. u dumqu d.Gilgameš(GIŠ.GÍM.MAŠ) tappâ ušaršūka kâša

기품이 당당한 길가메시를 친구로 주지 않았느냐?

샤마시는 길가메시가 엔키두의 마지막 가는 길을 정성스럽게 마련할 것이라고 말한다:

139. 이제 너의 친구이자 형제인 길가메시가

140. 너를 웅장한 침대에 뉘일 것이다.

141. 명예의 침대위에, 너를 뉘일 것이다.

142. 그는 너를 평안의 자리인 자신의 왼편에 뉘일 것이다.

143. 지하세계의 통치자들이 너의 발에 입맞출 것이다.

144. 길가메시는 우룩의 시민들이 너를 위해 슬퍼하고 애도할 것이다.

145. 그는 너를 위해 애통해하는 많은 사람들로 (도시를) 채울 것이다.

146. 네가 떠나버린 후, 그의 머리카락은 애도의 표시로 일정하게 딸 것이다.

147. 그는 사자의 가죽을 입고 들판을 헤멜 것이다.”

엔키두는 샤미시의 말을 듣고 안정을 찾고 창녀를 찬양한다.

148. 엔키두가 영웅 샤미시의 말을 들었다.

149. 분노에 찬 그의 마음이 가라앉았다.

150. 성난 그의 마음이 가라앉았다.

151. “오, 샴하트여! 네가 너의 운명을 고칠 것이다.

152. 너를 저주한 나의 입이 너를 축복할 것이다.

153. 지방장관들과 귀족들이 너를 사랑할 것이다.

154. 한 리그(약 5km)나 떨어져 있는 남정네들이

자신들의 허벅지를 치며 (너를 그리워할 것이다.)

155. 두 리그(약 10m)나 떨어져 있는 남정네들이

자신들의 머리카락을 쥐며 (너를 그리워할 것이다.)

156. 어떤 군인도 너를 위해 자신의 혁대를 푸는데 느리지 않을 것이다.

157. 그는 너에게 흑요석黑曜石, 청금석靑金石, 그리고 금金을 (화대로) 줄 것이다.

158. 귀고리와 보석을 그가 너에게 줄 것이다.

159. 신들 중 가장 유능한 풍요의 여신 이시타르가

160. 집이 근사하고 부가 쌓인 집으로 너를 입장하게 허락할 것이다.

161. 너 때문에, 그는 일곱 자식을 낳아준 조강지처를 버릴 것이다.”

사진

<이난나 여신>

풍요의 여신 이난나(이슈타르) 여신 부조물

49.5 cm x 37 cm x 4.8 cm

영국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