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2014.1.17. (水曜日) “보잘것없는 존재”

2014.1.17. (水曜日) “보잘것없는 존재”

     

며칠전 인터넷으로 신청한 미국 시인 월러스 스티븐스의 시집이 왔다. 마침, 낙성대에 있는 한 서점이 중고책으로 소유하고 있어, 그 서점을 통해 구입하였다. 프로스트, 휘트먼, 올리버, 디킨슨과는 달리 은유와 직유를 적극적으로 현학적으로 사용하면서, 인간의 고뇌를 깊이 관찰하는 미국 시인이다. 아침부터눈이 많이 내려, 우편물이 오늘 집에 도착하리라고는 기대하지 않았다. 다른 우편 배달 기사들은, 우리집까지 배달 트럭에 올라올 수 없기때문에, 내일 다신 오겠다는 알려왔기 때문이다.

     

아, 스티븐 시집이 언제 오려나? 창밖을 보니. 마당 끝에 무엇인가 소포 같은 것이 눈에 쌓여 덮여있는 것이 보였다. 새로운 책은 언제나 나에게 기쁨이다. 위대한 작가의 정수精髓가 그 안에 담겨있기 때문이다. 선악과를 몰래 따먹은 아담과 이브의 심정이다. 머리를 덮는 파카를 입고 등산화를 신고, 처벅처벅 걸어간다. 눈이 제법 덥힌 마당을 가로질러, 대문 밖 왼편에 마련된 우편물 수하 장소에서 상자 하나를 발견하였다. 신기하게 이 소포는 기적적으로 언덕집끼지 올라왔다. 내 간절한 기도를 신께서 들어주셨나보다. 나와 운명적으로 만날 책이다. 올해는 월러스 스티븐스의 시를 많이 읽기로 작정했다. 이책은 Alfred. A. Knopf 출판사가 출간한 The Collected Poems of WALLACE STEVENS다. 스티븐스는 하버드와 뉴욕법대를 나와 일생동안 변호사로 보험회사 중역으로 일했다. 나는 그가 시도하는 지적인 삶과 현실적인 삶에 대한 조화를 읽고 싶었다.

     

나는 낙성대에 있는 한 서점에 보낸 보물 소포를 커터로 조심스럽게 풀었다. 책방주인이 중고책이라 더 정성스럽게 포장했다. 상자를 열어보니 책을 보호하기 위해 비닐로 정성스럽게 둘렀다. 그리고 그 주위를 신문지 여러 장을 넣어 책을 보호하였다. 비닐을 뜯고 드디어 책을 열었다. 하드커버를 싼 겉장의 끝이 약간 찢겨 있었지만, 커버에 팔장을 끼고 허공을 응시하는 스티븐스이, ‘뭐 그런거에 신경 쓰십니까?’라고 말해, 이내 평안을 찾았다.

     

드디어, 책을 조심스럽게, 대학교에서 여학생과 첫 미팅을 하는 마음으로 열었다. 중고책인 경우, 전 주인의 이름이나 문구가 흔적을 남기는 경우가 종종있기 때문이다. 전주인이 그의 잘 알려진 시인, The Emperor of Ice-Cream이나 The Snow Man이 아니라, Of Mere Being을 첫 장에 필사해 놓았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도 남기지 않았다. 스티븐의 시가 자신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시라고 외친다.

     

이 시는 스티븐스가 죽던 해인 1955년에 삶에 대한 유언장이나 레퀴엄이다. 눈이 하늘에서 하염없이 내리는 날, 여러분과 이 시를 공유하고 싶다. 영어원문과 직역을 올렸는데, 언젠가, 이 시에 대한 자세한 해설을 나름대로 달고 싶다.

     

Of Mere Being/보잘 것없는 존재에 관하여

Wallace Stevens월러스 스티븐스 (1879-1955)

     

The palm at the end of the mind,

Beyond the last thought, rises

In the bronze decor,

마지막 생각을 너머에 있는

마음의 끝에, 종려나무가

청동색 장식에서 일어납니다.

     

A gold-feathered bird

Sings in the palm, without human meaning,

Without human feeling, a foreign song.

한 마리 금빛 날개를 지닌 새가

종려나무에서 노래합니다. 인간들에게 의미가 없고,

인간에게 감정을 주지 않는, 알아들을 수 없는 노래입니다.

     

You know then that it is not the reason

That makes us happy or unhappy.

The bird sings. Its feathers shine.

그런 후, 당신은 알게 됩니다.

우리를 행복하게 혹은 불행하게 만드는 것은

이성이 아니란 사실을.

그 새는 노래합니다. 깃털들은 빛납니다.

     

The palm stands on the edge of space.

The wind moves slowly in the branches.

The bird's fire-fangled feathers dangle down.

그 종녀나무는 공간의 가장자리에 서 있습니다.

바람이 가지들에서 천천히 움직입니다.

새의 불이 활활 타오르는 깃털들이 매달려있습니다.

     

사진

<월러스 시집>




<무명 전주인의 of mere being 필사>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