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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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읽고 묵상하고 싶은 책이 하나 있습니다. 다음 달 10월부터,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깊이 보려는 간절한 분들과 함께 <욥기>를 천천히 고요하게 읽고 싶습니다. 제가 성서를 원전으로 읽어보기 위해 고전 문헌학을 전공하였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번역하고 해석해 준 성서가 아니라, 오랜 시간 원전 공부를 통해 스믈스물 안 지식을 통해, 그 안에 숨겨진 의미를 파악하고 싶었습니다.

 

히브리어로 기록된 구약 성서 중 번역과 해석이 가장 난해한 책은 단연 <욥기>입니다. <욥기>가 다른 책들에 비해 후대에 기록되어 색다른 어휘와 문법 사항들이 가득하고 간결과 은유가 생명인 시 형태로 기록되었기 때문입니다. <욥기>를 성서를 전공한 학자들을 호되게 훈련시키는 어려운 책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이 책이 어려운 이유는 별도로 있습니다. 그것은 히브리어 문법을 아는 지식과는 다릅니다. 독자가, 욥과 같이, 인생의 희로애락을 경험해야 조금씩 얻어지는 지혜를 통해서만, 자신이 지닌 의미를 조금씩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그 지혜는, 세월, 실패, 좌절, 창피, 늙음, 그리고 죽음을 직간접적으로 경험을 통해 얻어지는 인생에 대한 혜안입니다. 제가 <욥기>을 원전으로 읽기를 오래전에 시작하였습니다. 30년은 지난 것 같습니다. 욥은 지식으로 무장한 저를 문지방에서 막고 돌려보냈습니다.

<욥기>는 위대한 문학작품입니다. 수많은 철학자들과 시인들의 영감이 되었고 보통 인간들의 고통을 이해하게 도와주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욥기> 신적인 인간으로 만드는 고통에 관한 책입니다. 그리고 그 고통은 덤으로 주는 인생에 관한 깨달음을 선물로 줍니다. 니체의 <차라투스르타라>가 말하는 ‘인간말종’을 ‘초월적인 인간’으로 개조하는 책이며, 융이 <붉은 책 The Red Book>에서 노래한, 자신도 모르는 무의식에 감추어져 있는 신적인 자신을 발굴하는 수고이며, <도마복음서>에 기록된 자신의 빛을 발하기를 간절하게 원하는 이기심이라는 두꺼운 천에 덥힌 다이아몬드입니다. 영국의 시인이며 화가인 윌리엄 블레이크는 Illustration of the Book of Job 이란 책에서 그 장면들을 적나라하고 감동적으로 그렸습니다.

누구나 욥과 같은 고통, 즉 모든 재산을 날려 파산이 선고되고, 10명의 자녀가 불의의 사고로 죽고, 자신은 결국 피부 암에 걸리는 불운을 겪지 않습니다. 저는 3년 전 그런 고통을 겪지만, 웃음과 유머를 잃지 않는 분을 알게 되었습니다. 폐친이자 지금은 인생의 동지가 된 김광선 대표입니다. 나는 그의 초인적인 항암 극복을 지켜보게 되었습니다.

 

3년 전, 저는 김대표님에게 약속했습니다. <욥기>를 읽고 공부하여 번역하겠습니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가 버렸습니다. 그동안 <욥기> 공부에 매진할 수 없었던 많은 이유들이 생겨났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제가 욥이나 김광선 대표님의 고통을 상상할 만큼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지금 제가 성숙했다는 말은 아닙니다. 지난 2개월 동안 제 삶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그동안 오랫동안 지속해오던 매일묵상 쓰는 일도 힘들어졌습니다. 이제 초임으로 다시 글도 쓰고 <욥기>로 심오하게 읽고 싶습니다.

 

​2022년 10월부터 ‘욥기’를 삶의 동반자들과 함께 가만히 읽고 싶습니다. 코로나로 지쳤지만 <욥기>를 통해 새힘을 얻으려는 간절한 분들과 공부하고 싶습니다. 이 모임이 퀘이커 의례와 같이 고요하면 좋겠습니다. 침묵 가운데, 욥기에 등장하는 하나님, 욥, 그리고 욥의 세 친구들의 말을 깊이 읽고, 이 공부에 참여한 각자가 자신의 삶을 심오하게 응시하여 고통이 조금씩 해소되면 좋겠습니다.

 

<욥기> 원전 성경공부를 ‘더코라’에서 다음과 같이 진행하겠습니다.